택시에서 발견한 ‘진짜 희망’-열방교회 김정우 목사

[동행취재] “3년간 나눈 전도책자 3만장…하나님이 열매 거두실 것” 손동준 기자l승인2016.12.20 22:50:28l수정2016.12.23 13:58l13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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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운전을 하며 복음을 전하는 김정우 목사. 김 목사가 승객에게 복음이 담긴 전도책자를 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렇게 책자를 받은 사람만 3만 3천명에 달한다.

새벽 네 시. 인천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김정우 목사(열방교회)가 운행을 위해 집을 나섰다. 회사택시를 모는 김 목사는 오늘도 택시 운행에 앞서 먼저 하나님 앞에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 오늘도 갈급한 영혼을 만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손님을 찾아 도로를 달린지 10여분. 저만치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는 사람이 보인다. “안녕하세요”하고 손님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느낌이 좋다. 김 목사도 “네. 어서오세요” 하고 대답하며 행선지를 묻는다.

동승한 기자를 보고 합승이 아닌지 의아한 눈빛을 보내는 승객에게 취재 중임을 알리고 양해를 구했다. “교회 다니세요?” 하고 김 목사가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를 튼다. 승객은 “어렸을 때는 다녔는데 지금은 안 다닌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김 목사는 “사실은 제가 개척교회 목사입니다. 지금은 교회 운영이 어려워서 이렇게 택시 운전을 하고 있어요”하며 자신의 신분을 알린 뒤 가만히 듣고 있는 승객에게 “얘기 더 해도 될까요?”하고 의사를 묻는다.

 

농부와 병아리로 전하는 복음

얘기를 해도 좋다는 승객의 대답에 김 목사는 ‘농부와 병아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한 농부가 병아리를 키웠는데, 기르던 병아리가 병에 걸려 죽을 위기에 처했다. 지나가던 청년이 “병아리를 살릴 묘책이 있다”면서 “당신 아들의 가슴팍을 쪼개서 심장의 뜨거운 피를 한 방울만 병아리에게 먹이면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은 들은 농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청년을 길바닥에 내동댕이치며 “병아리 한 마리 살리겠다고 아들을 죽이는 그런 미친놈이 어디 있느냐”고 역정을 낸다.

이야기가 끝나면 김 목사는 본격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우주에 그런 미친짓 같은 일을 하신 분이 계신다. 바로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아들 예수님의 피 한 방울이 아니라, 몸의 모든 물과 피를 쏟게 하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다”고 말이다.

절묘하게도 이야기가 끝나갈 때 쯤 택시가 목적지에 도달했다. 김 목사는 승객을 향해 소책자를 건넨다. 국토순례전도단(대표:김완섭 목사)에서 제작한 전도책자다. 김 목사는 책자를 건네며 “꼭 한번 읽어보시고, 천국에서 꼭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전한다.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던 그 승객도 “감사합니다”라며 밝은 미소로 화답한다.

김 목사가 이렇게 택시를 타고 인천 시내를 누비며 하나님이 보내주시는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한지 이달로 꼭 34개월째. 지금껏 전도지를 나눠준 손님만 3만 3천명에 이른다. 한 달에 약 천명, 하루에 약 50~60명에게 이 전도지가 나눠지고 있는 셈이다. 김 목사는 택시를 운행하는 시간 외에도 길거리로 나가 틈틈이 행인들에게 전도지를 나눠주고 있다.

 

▲ 김정우 목사

잊지 못할 박수무당 손님

김 목사는 지금껏 가장 잊지 못할 손님으로 택시 운행 초창기에 만났던 박수무당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김포공항에서 한 손님을 태웠습니다. 그때만 해도 손님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전에 꼭 사탕을 나눠줬었습니다. 지금은 안줘요. 왜냐면 주면서 무슨 약을 탄 게 아니냐는 오해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여하튼 사탕을 받은 손님이 너무 감사하다며 감동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사탕보다 더 좋은 거 드릴까요’ 하면서 전도책자를 줬더니 ‘에잇 됐습니다’ 하면서 화를 냅니다. 어색해진 분위기로 행선지를 향해 가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그 사람이 그래요. ‘사실은 제가 박수무당입니다’ 하는 거예요. 그러곤 그 전날 제주도에 가서 굿을 해주고 2천만 원 복채를 받았다고 자랑을 합디다.”

박수무당이라는 말에 위축될 수도 있었지만 김 목사는 오히려 용기를 냈다.

“박수무당에게 ‘인생에 후회 없으세요?’ 하고 물으니 ‘전혀 없다’고 그래요. 죽은 다음에도 그러느냐 물었더니 거기까지는 생각도 안 해봤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죽음은 생각하기 싫다고 해서 안 찾아오는 거 아니다. 누구에게나 다 찾아온다’고 했지요. 그리고는 ‘임종 지켜본 적 있으세요?’ 물으니까 많이 봤대요. 죽기 전에 헛소리 하고 발작하면 그거 진정시켜달라고 많이들 불려 다녔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들이 죽기 전에 뭐라고 하던가요’ 물으니, ‘할아버지가 나 데리러 왔는데 옆에 시커먼 것들이 따라와서 무섭다. 안 갈란다’ 거의 이런 얘기래요. ‘그때 유가족들이 뭐라고 합니까’ 물으니 ‘죽을 때가 돼서 헛것이 보인다고’하고 본인도 그 말을 참 많이 했다고 합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미안하지만 헛것이 보이는 게 아니고 그제야 진짜가 보이는 겁니다. 그제야 영적 세계가 보이는 거지요. 살다 죽으면 그만이고 천국이 어디 있고 지옥이 어디 있느냐고 큰소리 뻥뻥 치던 사람들도 마지막 순간에는 자기가 어디로 끌려간다는 걸 아니까 안 따라가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런데 믿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이 ‘천국 들어가는 현관문’ 열리는 거다. 자기 집 현관문 열 때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편안하게 주님을 맞이한다고 했지요.”

2천만원 복채를 자랑하던 박수무당은 그제야 임종을 지킬 때마다 죽은 사람 몸이 돌처럼 딱딱해지는 이유를 알았다며 궁금증이 풀렸다며 고맙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바로 이어 ‘농부와 병아리’ 이야기를 들려줬고 택시는 이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김 목사는 차에서 내리던 박수무당으로부터 “목사님 저도 그 책 한권만 주세요”하는 말을 들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 박수무당이 전도책자를 읽고 예수를 믿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거기까지가 자신의 역할이고 “나머지는 하나님이 하실 역할”이라며 웃었다.

 

두 번째 만남

사실 김 목사와는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첫 번째 만남은 그가 갓 택시운전을 시작했던 2014년 3월이었다. 당시만 해도 김 목사의 얼굴에는 수심이 엿보였다. 교회 월세라도 마련하겠다는 마음으로 택시를 시작했고, 전도지를 나눠주겠다는 각오는 했지만 지금과 같은 편안함은 찾기 힘들었다. 2년 6개월 사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토록 얼굴이 밝고 편안해졌을까.

혹시 교회의 성도 수가 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어 물어봤더니,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2명의 성도가 함께 예배를 드렸는데 지금은 그들마저 떠나고 사모와 두 사람만이 남아 지하 예배당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김 목사는 염려하지 않는다. 당시만 해도 ‘이중직’이라고 하면 펄쩍 뛰던 사람들이 많았다. ‘목사가 무슨 택시운전이냐’는 눈초리도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처음 택시 운전을 시작하던 그 해 가을 총회에서 여러 교단들이 목회자의 이중직을 허용하는 쪽으로 교단 헌법을 바꿨고, 이제는 ‘목회적 방편으로서의 이중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증가하는 추세다.

김 목사는 “성도가 한 명도 없지만 내가 주님 앞에 서는 날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목사님께 전도책자를 받고 구원 받았다’고 할지 기대감이 든다”고 말한다. 여전히 소위 믿는다는 분들이 ‘목사님이 목회를 해야지 택시를 모느냐’며 쏴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그때마다 김 목사는 사도바울을 떠올린다.

“사도바울도 천막 만드는 일을 하면서 자비량 목회를 하신 분입니다. 그분과 저는 분야만 다를 뿐 같은 사역을 하고 있다고 믿어요. 비난 받을 일이 아니죠. 손님들 가운데 오히려 안믿는 분들이 ‘목사님 대단해요. 존경합니다. 응원할께요’ 하면서 격려를 해줘요. 그때 힘이 납니다.”

 

▲ 김정우 목사가 시무하는 인천 효성동의 열방교회. 교회가 세워지기 전 검도장으로 운영되던 자리다. 고급 바닥재를 사용하여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곰팡이나 습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인스턴트 위로’ 아닌 ‘참소망’ 전하고파

보통 큰 교회 목사들이 주일마다 많게는 다섯 번의 설교를 한다. 그런데 김정우 목사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손님을 태울 때마다 설교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는 거리에 맞게 짧게는 5분에서 1시간까지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이런 것들은 택시라는 공간이 갖는 특수성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승객과 기사는 처음보는 사이임에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뤄진다. 택시가 가진 장점이다. 몇몇 젊은 손님들은 “아저씨 목적지까지 ‘데려다만’ 주세요”하고 당돌하게 대화를 거부하기도하지만 대부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파된다.

김 목사는 지난 한 해 특별히 힘들다는 승객들의 하소연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너무 힘들다고, 죽지 못해 산다고 하는 손님들의 푸념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때마다 김 목사는 값싼 동정이나 잠깐 좋고 마는 ‘인스턴트’식 위로보다는 영원히 변치 않을 참 소망을 전하려고 애쓴다.

“연말을 맞아 회식과 술자리가 많아지고, 술 취한 손님들을 태울 일도 많아집니다. 어떤 손님은 ‘목사님 사는 게 힘드네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하고 고백합니다. 그러면 저는 성경 말씀에서 답을 찾지요. 그리고 이렇게 말해줍니다. 사람의 연수가 70이요, 강건하면 80이라도 그 인생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밖에 없다고 성경에 나와 있습니다. 세상살이가 ‘원래’ 힘든 겁니다. 우리 육체 자체가 문제덩어리 아닙니까. 안자면 졸려서 쩔쩔매고, 음식을 뭐든지 안 넣어주면 배고파서 난리고, 바이러스 균 하나만 침투해도 그것 때문에 고통당하는 게 연약한 인간입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이 껍데기는 잠시 쓰는 그릇입니다. 암에 걸린 사람들만 시한부 인생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모든 인류가 시한부 인생을 살죠.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한 것이고, 그 이후에 심판이 있으리니, 그 심판을 위해 오신 분이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그분이 내가 받을 형벌과 저주, 고통을 다 짊어지신 분입니다. 그분을 믿으면 진정한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김 목사의 새해 소망은 단순하다. 손님들에게 전달되는 전도책자가 그들의 인생에서 소중한 책이 되고, 그들의 인생 속에 생명의 씨앗으로 발돋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도권에만 택시운전을 하는 목회자가 3000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는데, 자신 뿐 아니라 더 많은 택시를 모는 목사들이 함께 전도하는 일에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내년 2월이면 개인택시를 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김 목사. 새해에는 돈이 없어서 못타는 사람들도 맘껏 공짜로 태워주면서 복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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