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적 사랑을 베푼 독립유공자

명성황후 장례식 참관, 고종의 침전까지 지켜준 헐버트 박사 김성해 기자l승인2016.12.20l수정2016.12.20 10:26l13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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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는 날까지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울 것이다.”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박사

지금으로부터 130년 전, 헐버트 박사는 조선 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그는 일제로부터 조선을 독립시키고자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고종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으로 방문했다. 또 미국에서도 서재필, 이승만 등 한국인 독립운동가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언론회견 및 기고, 강연 등으로 조선의 독립을 호소했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김동진)는 이런 헐버트 박사의 내한 1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그의 업적을 살펴봤다. ‘헐버트의 내한 초기 활동과 한국 독립운동’을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동진 회장은 ‘명성황후시해사건과 헐버트의 활약’에 대해 설명했다.

김동진 회장은 “명성황후 시해사건 뒤 헐버트를 비롯한 외국인들은 인도주의적인 한국 사랑으로 고종을 도왔다”며 “그들의 사랑을 오늘날 우리는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1895년 10월 명성황후는 조선의 궁궐에서 일본인에게 시해된 사건은 일제 강점기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대로 시해사건 이후 조선은 1905년 을사조약과 1910년 한일 강제병합으로 일본에게 외교권과 나라의 주권을 잃어버렸다.

당시 고종은 명성황후가 죽임 당하자 격통과 공포 속에서 음식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었고, 오로지 미국인들이 보내준 식사만 들었다. 또한 고종은 밤이 되면 시해의 공포 속에 더욱 몸을 떨었다.

결국 고종은 ‘외국인은 일본으로부터 좋은 보호막이 될 것’이라 믿고 미국공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헐버트 박사는 고종을 지키기 위해 왕의 침전에서 3인 1조로 불침번을 섰다. 고종의 불침번을 선 사람은 헐버트 외에도 언더우드 등 외국인 선교사들이 3인 1조씩 돌아가면서 고종의 잠자리를 지켜줬다.


또한 헐버트는 명성황후시해사건이 묻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서적 ‘한국사’와 ‘대한제국멸망사’를 통해 당시 히로시마 재판 판결문에서 왕비를 시해한 주범들이 석방됐다는 사실과, 조선과 조약을 맺은 국가들이 시해사건에 침묵하고만 있는 현실 등을 기재했다. 뿐만 아니라 헐버트는 ‘만약 미국이나 영국에서 동일한 사건이 발생했다면 어떠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당시 사건에 대한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 1898년 1월 9일 자에 실린 헐버트 박사의 기고문과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삽화.

심지어 헐버트 박사는 명성황후의 장례에도 참관했다. 그는 장례가 치러지는 모습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에 ‘명성황후의 장례’라는 글을 기고했다.

김동진 회장은 “이 기고문에서 특이한 점은 동양 여인의 삽화와 함께 ‘시해된 한국의 황후’라는 글귀가 쓰여있다”며 “삽화를 그린 사람이 실제로 명성황후의 정보를 제공 받았는지, 헐버트가 직접 그렸는지 알 수 없으나 현재 명성황후의 사진이 존재하지 않는 이 시점에서 발견된 삽화는 앞으로 명성황후의 초상을 재구성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끝으로 “헐버트를 비롯한 외국인들은 어떤 정치세력과의 연결에서 실천한 행위들이 아니었다”며 “명성황후 시해사건 직후 헐버트 박사의 활약을 보며 그의 정의감이 얼마나 투철했고 따뜻한 인간애를 가졌는지 오늘날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는 김동진 회장 외에도 전 건국대학교 신복룡 석좌교수, 일본 상지대학교 나가타 아키후미, 센트럴미시건대학교 호프 엘리자베스 메이 교수 등이 참석해 각각의 소주제를 가지고 발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윤종오 서울남부보훈지청장,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서울 YMCA 이석하 회장직무대행이 나서 학술대회를 향한 축사를 전했으며, 이날 대회는 종합토론을 끝으로 마무리 지었다. 

김성해 기자  shkim@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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