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목회자 길러내는 본질회복이 곧 ‘우리의 희망’

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산다(끝)한국교회 신학교육 10대 과제 이인창·손동준·정하라 기자l승인2016.12.14 16:20:12l수정2016.12.14 16:33l13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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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육 현실이 갖고 있는 난제들을 풀어낸다면, 지금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해법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연중기획을 통해 살펴본 신학교육 현실은 신학교육 난제들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또 본지 기자들은 난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찾겠다고 고군분투했다. 

한편으로는 신학교육 문제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며, 그동안 나온 대안들도 마찬가지임을 알았다. 근래 국정농단 단면에서 등장하는 무자격 목사 최태민을 배출했던 과거 교회 현실에 좌절감도 맞보았다.

그러나 신학교육이 변할 수 있다면 한국교회가 살 수 있다는 명제를 의심한 적은 없다. 연중기획을 마무리하며 한국의 신학교육에 10대 과제를 제안하며 다시 희망을 간구한다. 

1. 신대원 경쟁률 감소
‘대학알리미’에 공시돼 있는 주요 신학대학원의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치 정보를 입수해 통계 추이를 살펴본 결과 한국교회를 대표할만한 상당수 신대원의 경쟁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이 사실로 확인됐다. 신입생 충원율을 100% 채우지 못하는 ‘미달 대학원’도 여러 곳 찾을 수 있었다.

장신대 신대원의 경우 입학정원은 300명으로 지원자 경쟁률은 2013년 3.28대 1에서 2014년 3.08대 1, 2015년 2.74대 1로 줄어들었다. 총신대학교 역시 3년 연속 입학정원은 393명으로, 지원자는 2.56대 1에서 2.31대 1로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2.45대 1로 증가했다. 두 학교 뿐 아니라 대부분의 신대원에서 경쟁률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목회자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설득력 있다 하더라도, 뛰어난 재원들이 목회 사역에 무관심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되는 대목이다. 단순히 학교 차원의 문제라기보다 교단과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라고 여기고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2.무인가 신학교 난립
교계 언론매체들의 광고란을 보면 신학교 학생모집 내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상당수는 이름을 잘 들어보지 못한 학교들, 소속 교단도 실상 잘 알려져 있는 않은 곳이다.

문제는 이렇게 비인가, 무자격 신학교들이 과연 제대로 자격을 갖춘 목회자들을 길러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제대로 된 교육환경에서도 신학교육의 질을 고민하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때에, 날림과 같은 교육과정으로는 양질의 목회자를 배출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비인가 신학교라고 해서 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분명 나름의 자율성을 인정해줄 필요도 있다. 하지만 전혀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현재의 교육환경은 문제가 있다. 작은 교단들이 실제 신학교육을 하기 어렵다면 통합적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편일 수 있을 것이다.

3. 신대원생들의 경제적 어려움 
월 평균 사례비 78만원을 받으며, 교회의 온갖 잡다한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파트타임 전도사’들은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미생’이다. 이들 대부분은 신학대학원 소속의 학생인 동시에 예비 목회자 신분으로, 매 학기 300만원이 넘는 학비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생계를 위한 호구지책까지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학교별로 장학제도가 천차만별이지만 일부 학교의 경우 입학정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서 ‘학위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도 제도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학 공부의 목적은 목회자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는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많은 신대원생들이 두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학비조차 마련하기 힘든 상황에서 학업과 사역의 균형을 잡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현실적인 수준의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4. 신학교육의 사변화
복음을 전파하는 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신학교가 본연의 사명을 잃고 단순한 교육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졸업 이후 목회를 시작해도 복음이 없는 교회를 세우고, 생명력이 없는 교인을 만들어 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학교가 단순히 ‘학위’를 따기 위한 장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사명자를 양성하는 기관이라는 설립 목적을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

신학기관은 단순히 연구 실적이나 성과물을 평가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할 수 있는 신학자를 양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5. 신학교육의 목회 현장과 괴리
신학생의 큰 고민 중 하나는 신학교에서 배운 학문을 실제 목회 현장에서 적용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느낀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당장 사역할 수 있는 목회자를 원하고 있지만, 신대원생들은 구체적인 목회의 방법을 배우기보다 이론적인 지식을 채우는 것에만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졸업 이후 신대원생들의 실제적인 목회를 돕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회 밖 ‘현장실천 교육’의 커리큘럼 과정의 시행이 요청된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와 교육현장의 협력을 통한 커리큘럼 전반의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신학은 목회를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국내 신학연구는 사변적이고 직업적인 연구의 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현장 목회에 도움이 되는 신학, 살아있는 신학교육이 필요하다. 21세기 목회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성과 실천성을 겸비한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오늘날 신대원의 주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6. ‘특수목회’에 대한 관심 부족
신학교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신학교에 간다고 해서 모두 목회자만 되는 것은 아니다. 본지 설문조사에서도 신대원 졸업 이후 진로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3%만이 졸업 이후 ‘목회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다음은 ‘선교사’가 13.7%로 그 뒤를 이었으며, ‘특수사역’은 7.7%로, ‘교수’는 4.7%, ‘선교단체/NGO 등 기독교단체’는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13.3%나 될 정도로 높지만, 신학교 교육의 커리큘럼은 대부분 ‘목회자’가 되기 위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특수목회에 대한 신학생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복지, 문화, 교육, IT 등 다방면에 목회를 접목할 수 있는 신학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장신대는 방학기간을 활용해 언론계, NGO, 교단기관 등에 신학생을 파견하고 있는 ‘현장실습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이처럼 신대원들이 각 분야별 전문가들과 학생들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7. 부족한 개인 경건 생활
신대원생들이라고 하면 당연히 스스로 기도하고 말씀 읽고, 전도하는 생활이 몸에 배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았다. 개인 신앙생활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신대원생 시절이 입학 전이나 졸업 후에 비해 열악하다는 것이 본지 조사에서 나타났다.

평균 ‘성경읽기’ 시간은 일주일에 2시간미만으로 하루 10분에서 20분가량이었고, 기도 시간도 1시간미만(55.7%)인 경우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문제는 이같은 신대원 개인의 영적 침체가 현재와 미래 사역 현장에서 성도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현재 대부분의 신대원들은 채플을 통해 보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대부분 행정적 차원의 접근에 그쳐 아쉬움이 남았다. 전문가들은 새벽기도 강화나 성경암송 및 필사 등 보다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통해서라도 신대원생 개인 경건 및 신앙생활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8. 여학생들에게는 여전한 ‘유리천장’
현재 예장 합동과 고신, 합신 등을 제외하면 감신과 통합, 대신 등 많은 교단들이 여학생들에 대한 목사 안수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학생들에게 목회의 길은 ‘유리천장’과도 같다. 손을 뻗어도 쉽게 닿을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고 있다. 

신대원 입학 동기를 묻는 질문에, 여학생들에게서 남학생들에 비해 ‘목회자로서의 소명’(남학생 60.2%, 여학생 38.6%)때문이라는 답변이 낮게 나왔다.

반면 여학생들은 ‘신학 연구에 대한 관심’이 22.7%로 남학생 8.6%보다 3배 가까이 높았고,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은 13.6%로 남학생 7%에 비해 2배 수준이었다.
교회 안의 여성적 목회 지도력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9. 교수들과의 인격적 만남 부족
대부분의 학교들이 학기 당 1회 이상의 교수와의 면담 시간을 지정해 놓고 있다. 학생들은 교수와의 더 잦고, 깊이 있는 만남과 대화를 원하고 있다.

학생과 교수가 더 인격적으로 만나기 위해서는 적절한 학생 수의 배정이 필수적이다. 한 학기당 5~6회 가량의 학생 면담이 이뤄지는 합신 신대원의 한 교수는 학생들을 5~6명 단위의 소모임으로 분리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한 수업의 최대 적정 학생 수는 강의의 집중도를 파악할 수 있는 70명 안팎이라고 밝히면서 교수와 학생 간 인격적 신뢰가 최대한 확보되는 방향으로 신학수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10. 신학교수, 신학과 영성의 조화 필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송인규 교수는 “신학 교수라면 학문적 역량도 충분해야 하지만 개인적 신앙, 인격, 생활에서 모범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장의 많은 신대원생들은 교수들의 영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모름지기 제자들의 삶은 선생의 삶에 의해 변하는 법인데, 선생들부터가 기도하고 말씀 읽는 개인 신앙생활에 열심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수들 스스로가 신학교육의 학문성뿐만 아니라 영성에 대한 강조가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백석대 박찬호 교수는 “오늘날 대학교육이 졸업 후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신학교육은 영성의 형성 또는 실천적인 지혜를 강조하는 고전적 유형의 신학교육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창·손동준·정하라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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