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신㉞ 북한 주민들의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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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신㉞ 북한 주민들의 저항
  • 김창범 목사
  • 승인 2016.12.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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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목사/더미션로드 대표

최근 북한의 노동신문은 서울 광화문에서 벌어지는 촛불시위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1면에는 김정은의 현장 지도 장면만 컬러로 보도하는 관례를 깨뜨리고 시위 현장을 보여주었다. 이번 촛불시위를 4.19 이후 남한을 삼킬 최대의 호기로 여겼기 때문이다. 남한 체제를 무너뜨릴 기회를 눈앞에 두고 백두산 삼지연을 찾은 김정은은 김정일의 동상을 바라보며 “이 땅에서 지금 어떤 기적이 창조되고 있는가를 (아버지가) 보았으면 얼마나 좋겠는가?”하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은 지금 남한 땅에 불어 닥친 대통령의 탄핵 바람을 즐기지만, 5년 전, 중동지역에 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불 때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이다. 북아프리카의 튀니지에서 시작된 이 바람은 중동 전역을 변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바 있다. 이로 인해 30년 간 집권한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졌고, 42년간 리비아를 지배해 오던 카다피의 독재정권도 붕괴되었다. 당시 북한은 이 바람이 행여나 북한 땅으로 불어올까 하여 노심초사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이번 광화문 시위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보도했다. 마치 1980년의 5.18 광주폭동을 연일 중계방송 했듯이, 이번 촛불시위도 침을 삼키며 관망했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치명적인 위험을 감수하고 이번 시위를 보도했다고 본다. 그 위험이란 남한 국민이 정부와 정권에 대해 감히 불만을 표출하고 반역하는 현장을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함으로서 “남한에는 반역할 자유가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서울의 거리 풍경과 시민들의 자유로운 시위 모습, 화려한 플래카드 등에서 북한과 현저한 차이를 느끼지 않겠는가?

사진 한 장을 통해, 권력에 대한 시민의 저항이나 화려한 자본주의의 현장이 탄로 날 수 있겠지만, 당장 남한 땅에 일어날 혁명의 가능성 앞에 이런 우려를 접었다. 사실 북한은 그동안 북한 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반란이나 소요사태에 대한 보도를 금기시 했다. 반역의 분위기가 북한 주민들에게 학습되거나 전염될 우려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건설현장 사고나 교통사고와 같이 큰 인명피해가 일어난 사건은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이 보도 원칙이다.

북한에서는 어떠한 저항 움직임도 결국 최고의 존엄을 훼손하게 된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김일성 우상을 파괴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이 크고 작은 저항 현장을 목격하는 일은 결코 막을 수 없다. 현장의 비참한 광경, 불합리한 현실 등이 결국 소문으로 전해지면서 김정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커지기 마련이다. 자칫 일어날 폭력이나 내란 사태는 안전원이나 보위부 요원들에 의해 관장되지만, 최근에는 이들의 힘이나 권위가 먹히지 않는다. 특히 장마당 곳곳에서 상인들이 몰려와 항의하는 장면은 어디서나 쉽게 목격된다.

그동안 주민들을 억압해온 보위부 요원들이 요즘 밤길에 살해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이 땅바닥에 떨어진 현상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위부원들은 주민들과 적당하게 타협하며 생계를 위해 밀수, 마약 판매 등에 참여하기도 한다. 또 국경 경비대는 인신매매단과 함께 탈북 사업에 나서기도 한다. 그만큼 불법 세력이 대담해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저항 세력도 더욱 조직화되었다고 판단된다. 유입되는 갖가지 정교한 정보가 북한 주민들을 깨우치고 저항 욕구를 더욱 달구는 것이다. 그래도 북한 주민들은 답답하게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분명히 저항하고 있다. 북한 땅을 민주화시킬 변화의 불길이 준비되고 있다. 자유는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라고 우리는 믿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북한의 자유를 위해, 우상 파괴의 거룩한 저항을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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