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MK교육의 출구전략 ‘한국형국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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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MK교육의 출구전략 ‘한국형국제학교’
  • 허은영 선교사 MKBN(한인 MK사역자 네트워크)
  • 승인 2016.12.14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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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강연 // 선교 지도자들이 말하는 미래선교 과제

2. MK교육
허은영 선교사 MKBN(한인 MK사역자 네트워크)

세계의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는 21세기를 살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기독교 진영의 변화는 지난 교회사를 통틀어 볼 때 서구에서 비서구로의 전환이라는 엄청난 결과 앞에 있다. 그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곳이 바로 선교현장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근대주의의 몰락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부흥이다. 포스트모던의 정의는 모호하지만 절대적인 것들이 물러나고 새로운 인식의 틀이 자리 잡으면서 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뿐만 아니라 ‘교육’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늘 한국교회의 쇠퇴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구 기독교의 급격한 쇠퇴로 선교지에 흩어져 있는 많은 기독교 기관들이 문을 닫거나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전방위적인 변화는 혼돈 그 자체로 사회와 종교계를 휩쓸고 있지만 그것을 계기로 그동안 스스로 정의 내리지 않고 따라갔던 요소들 중에서 ‘MK(Missionary Kids, 선교사 자녀) 교육’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게 만든다. 한국 MK들을 위한 교육 인프라 구축이 전무한 상태에서 그동안 서구 선교단체들의 MK교육을 위한 수고의 열매를 같이 누리는 축복을 얻었다. 이것은 한국MK들을 위한 하나님의 예비하심이었다. 그러나 선교 부흥을 이루었던 지난 30여년을 돌아볼 때 한국MK들의 교육 환경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서구단체중심의 MK학교에 의존한 교육으로 충분했는가?하는 것이다.

다중문화와 완벽한 외국어 구사로 인해 제3국에 둥지를 틀기는 쉬웠는지 모르겠으나 상대적으로 빈약한 모국어 구사능력은 한국인 정체성을 결여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까지도 두려워하여 ‘모양만 한국인’으로 성장한 사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한국 선교계는 선교사들의 도시집중 정착의 첫 번째 원인을 자녀교육환경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자녀교육비용은 선교사 가정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소로 자리 잡게 됐다.

현재 기독교교육으로 MK들을 위해 세워진 한국형 학교는 필리핀 마닐라와 캄보디아 프놈펜, 몽골 울란바토르의 3곳이 있다. MK들을 위한 이 학교들은 기독교세계관과 모국어인 한국어로 학습하며 제2외국어뿐 아니라 현지문화와 언어를 익히고 다양한 선교경험을 강화한 교육을 하고 있다. 이제 부모들이 깊이 고민하며 교육철학을 결정해야 한다. MK들의 교육형태별 분류에 따르면 한국형학교를 선택한 경우는 5%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그만큼 한국형 MK교육을 위한 인프라가 빈약한 것을 말하고 있다.

왜 이렇게 중요한 한국형 교육 인프라 개발은 하지 못하는 것인지 질문하고 싶다. 여기서 말하는 국제학교란 무엇일까? 첫째, 한국형국제학교는 기독교학교의 정체성 아래서 다양한 문화의 아이들이 함께 교육을 통해 성장하고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학교여야 한다. 획일화된 교육의 관습이 사라지고 개개인의 특성과 교육현장이 잘 어우러져서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교육이 아닌, 하나님이 선교사 자녀들을 그 현지에서 키우고 싶어 하시는 뜻이 이뤄지는 교육이어야 한다.

현재 MK국제학교들의 반 이상이 비영어권의 학생들이다. 이러한 도전을 생각해야 한다. 둘째, 우리가 말하는 국제학교는 특화된 것을 꿈꾸는 것이 아니다. 한국선교가 역사와 전통과 크기를 자랑한다면 우리 뒤에 세계선교를 위해 일어나고 있는 제3국의 MK들을 받아주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학교가, 우리가 고민해야 할 국제학교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우리의 자녀만을 위한 고민이 아닌 세계선교에 함께 서서 달려가고 있는 제3국들의 자녀들을 위해 함께 고민 해야 한다. 서양에서 세운 MK학교들이 열어준 교육의 문을 우리 또한 제3세계를 향해 넓게 열고 그들을 반겨주는 한국형 국제학교가 세워지기를 바란다. 셋째, 21세기를 살면서 더 빠르게 변화되는 현장에서 교육에 대한 생각도 좀 더 넓어져야 한다. 교사 선교사들은 고민하고 있다. 선교사들의 이동에 따라 만들어지고 운영되며, 사라질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기독교전인교육이 가능하면서도 전일제, 방과후, 주말 등으로도 운영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가진 학교는 어떨까. 모국으로 돌아가는데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학교 말이다. 학교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출발하는가가 핵심이 된다. 한국 선교계에 큰 위로와 힘이 있다면 헌신된 기독교 교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잘 인식되지 않는 MK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 덕분에 우리가 오늘까지 올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앞으로 바라기는 교육 전문가들이 교육을 전담하고 그들 역시 한국 선교단체들의 응원과 사랑과 존중 속에서 그 헌신이 이어져 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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