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칼럼]연예인 아니면 말이 안 통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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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칼럼]연예인 아니면 말이 안 통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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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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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믿음으로 키우는 빵과 기도-36

우리나라는 참으로 ‘요상한’ 듯합니다. 자고 나면 ‘여신’이 등장하니까요. 그것도 날마다 여신이 강림(?)하는 참으로 별천지같습니다. 그 여신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십대 청소년으로 여자 인기 연예인, 하얀 피부, 성형유무는 상관없음 등등이지요.

인터넷은 날마다 여신에 대해 알려줍니다. ‘생얼 여신’ ‘추위도 녹이는 여신 미모’ ‘밤을 밝히는 여신’ ‘관중들을 모두 오징어로 만드는 여신’ ‘티셔츠만 걸쳐도 여신’ ‘공항 여신’ 등등 다 적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흔하지 않던 현상이지요. 어느 어른은 ‘요즘은 개나 소나 여신이야. 도대체 여신이 뭔지나 알고 그러는지...쯧쯧...’이라며 한숨을 내쉽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여신만 있는 게 아닙니다. 별의별 하느님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춤, 노래, 연기, 모두 잘 한다고 ‘A느님’, 선행도 잘 하고 가정적이라고 ‘B느님’ 멋진데 착하다고 ‘C느님’ 모범적인 연예인 생활을 한다고 ‘D느님’ 등등... 이뿐인가요! ‘갓ㅇㅇ’ ‘갓ㅁㅁ’ ‘갓* *’ 이란 말까지 홍수처럼 쏟아집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온통 ‘느님’과 ‘여신’, ‘갓’의 천국입니다. 마치 우리나라 무슨 신령계가 된 듯 합니다. 이런 현상이 얼마나 강력한지 나는 지난 주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일을 겪었습니다. 

인천의 어는 초등학교에서 강연을 마치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작가는 돈 많이 버나요?’ ‘하루에 몇 시간 글을 쓰세요?’ ‘선생님이 낸 책 중에 어떤 책이 제일 마음에 드세요?’ ‘작가가 안 됐으면 지금은 어떤 일을 하셨을 것 같아요?’ 등등의 질문에 나는 아이들 눈높이 맞춰 답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남학생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세요?’ 나는 ‘성실한 사람’, 즉 부지런하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며 한참 열정적으로 대답을 하는데 어느 여자 아이가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런 사람 있어요!’ 나는 말을 중단하고 그 여학생에게 되물었습니다. ‘누구?’ 나는 당연히 위인의 이름이 나올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그러나 여학생은 대답은 말 그대로 ‘상상, 그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여학생은 아주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했지요. ‘유재석!’

순간! 나는 ‘유, 유재석?’이라며 말을 더듬었습니다. 하지만 그 여학생은 물론 다른 아이들도 ‘맞아요! 유재석이 바로 그런 사람이에요!’라며 소리쳤습니다. 마치 유재석이 신흥교주나 세상에 새롭게 등극한 위대한 인물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작가라는 내가 참 초라하게 여겨졌지요.

 나는 정신을 차리고(?) 아이들에게 되물었습니다. ‘너희가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이지?’ 그래도 아이들이 학교나 책에서 배운 위인들의 이름을 말하겠지, 하는 일말의 희망을 걸고 물은 것입니다.

아이들은 아기 새처럼 입을 쩍쩍 벌리며 저마다 소리쳤습니다. 링컨 대통령도, 이순신 장군도, 세종대왕도, 헬렌 켈러도, 유관순도 말한 듯 했지만 내 귀에는 익숙한 연예인들 이름이 더 분명하게 들렸습니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또 되물었습니다. 

나: 그 가수를 왜 존경하는데?
아이 1: 키도 엄청 크고 잘 생겼잖아요!
나: 그 탤런트를 왜 존경하지? 
아이2: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고, 멋있어요!
나: 그 연예인을 왜 위인이라고 여기지?
아이3: 저번에 공연 갔을 때 봤는데, 너무 너무 예뻐요! 인형 같아요! 

학교에 그 아무리 유명 작가가 왔다고 아이들이 구름처럼 모이는 경우는 단 한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신인그룹이라 연예인이라면 아이들은 온갖 장애를 다 뚫고 모여듭니다. 마치, 삼촌부대, 오빠부대라는 그럴 듯한 이름을 내세워 어린 여자 아이돌 무대 아래로 소리치며 달려가는 남자어른들처럼! 

빵과 기도

빵>>>
자녀의 마음을 본 적 있나요? 예수님의 형상 대신 누구의 형상이 새겨져 있는가요?

기도>>>우상을 섬기는 자는 누구나 수치를 당할 것이며, 헛된 우상을 자랑하는 자들도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다. 모든 신들이 주 앞에 엎드린다. (시편97편 7절- 표준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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