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회(36회)에서 살펴보았듯이 비유 와 예화는 성공적인 화자의 스피치에 필수로 들어 있는 요소이다. 비유가 ‘비슷한 사물이나 현상을 빗대어 설명’하는 데 비해 예화는 ‘실제로 일어난 실례’를 활용하는 스피치 기법이다. 따라서 비유가 강한 상징성으로 인해 청중에게 깊은 사색 과 성찰을 갖게 하는 특징이 있는데 비해 실제로 생활 속에서 일어난 실례를 도입 하는 예화는 청중에게 빠르고 강한 공감 과 감동을 주는데 큰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런 예화는 화자(speaker)가 청중의 스피치에 대한 관심과 긴장감을 집중시켜
청중을 능동적으로 리드하여 화자의 의도대로 행동 하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 할 수 있다. 예화는 본 주제와 동질성이 선명하면 할수록 효과적이다. 억지로 꿰맞추는 어색한 도입 형태가 된다면 청중들의 공감을 얻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스피치 자체 에 대한 신뢰감이 약해질 수 있다. 본 주 제와 동떨어진 예화를 스피치에 도입한다면 감동과 아무 상관없이 스피치의 한 부분을 ‘단순히 차지하고 있는 얘기’로 본 주제의 진행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성공적인 스피치를 위한 예화에는 격이 있어야 한다. 격이 있는 예화는 스피치의 격을 높이고 스피치에 참여한 청중들의 자존심을 높여 성공적 스피치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스피치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격조 있는 예화의 조건은 무엇일까? 첫째는 예화의 내용이 회중이나 청중의 일상생활 가운데서 가까이 접할 수 있는 품위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외국의 예보다는 국내의 예화가 더 효과적이다. 둘째, 예화가 본 주제보다 더 강조되어 주객이 전도되면 안된다. 셋째, 예화의 곁가지를 과감하게 정비할 수 있어야 한다. 곁가지가 많을수록 본 줄기가 선명하지 않기 때 문이다. 마치 사진 촬영에서 카메라의 조리개를 최대로 열고 셔터 속도를 높여 뒤 배경은 희미하고 중심의 피사체만 선명하게 찍은 사진과 같은 형태이다. 넷째, 예화의 곁가지를 정비하면서 핵심내용을 본 주제와 접근시켜 드라마틱하게 디자인 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사실적 내용을 전달하는데 그친다면 훨씬 더 큰 감동적 스피치를 시행할 수 있음에도 변화와 다양성의 입체적 스피치를 바라는 청중의 관심을 끌 수 없다. 다섯째, 예화
의 긴 도입 부문은 스피치의 긴장감을 약 화시킨다. 예화는 전체 스피치 속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한여름 더위 속의 ‘한줄기 소낙비’ 같아야 한다. 지루하게 늘어지는 도입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청중들에 게 바로 싫증을 일으킨다. 21세기 IT 시 대의 청중은 오래 기다리는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섯째, 예화에 나오는 숫자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소수점 이하 두 자리까지 제시할 수 있으면 예화를 통해서도 화자와 스피치에 큰 신뢰를 심어줄 수 있다. 회중을 사랑하는 설교자는 신문이나 방송 또는 인터넷 등에서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살아 있는 예화를 찾는다. 회중 들이 열광하는 설교자는 회중의 이해와 감동을 돕고자 노력하는 행동하는 설교자이다. 이런 설교자가 나태한 성도를 깨우고 교회를 부흥하게 할 수 있다. 격조 높은 예화는 입체적 스피치를 바라는 21세기 회중을 사랑하는, 노력형 설교자만 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