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신㉝아비규환의 현장, 북한 핵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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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신㉝아비규환의 현장, 북한 핵시설
  • 김창범 목사
  • 승인 2016.12.0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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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목사/더미션로드 대표

며칠 전, 한 탈북 할머니로부터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자신의 둘째 아들이 함경북도 길주에서 군대생활을 했는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쉴 새 없이 설사를 하여 거의 죽게 되었다고 한다. 급히 돈을 들여 평양으로 이송하여 건강을 회복했지만 당시는 원인을 몰랐다고 한다. 이제야 그것이 ‘귀신병’으로 알려진 핵 오염 질병의 하나인 걸 알았노라고 했다. 탈북 형제들 가운데도 식은땀을 흘리며 힘이 없어지고 심한 두통과 시력 저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핵 실험장이 가까운 함경북도 길주군 일대에서 거주했던 사람들이다.

영변 약산은 소월의 시 “진달래꽃”으로 유명하며 기암절벽과 진달래꽃으로 봄철이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그 아름답던 영변 일대가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핵 오염으로 많은 생명이 죽어가는 아비규환의 땅이 된 것이다. 영변 핵시설에서 12년을 근무하고 탈북한 한 여성연구원에 따르면, 이곳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방사능에 피폭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매년 40명 가량의 연구원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핵시설 종사원이나 주민들이 백혈병을 비롯한 각종 암과 심장병 등 갖가지 질병으로 시달린다고 한다. 특히 3-4살의 유아들이 매년 10여 명씩 죽어 가는데, 이 아이들은 핏기가 없는 하얀 피부색을 가졌다고 한다.

영변 핵시설 지역에는 3곳의 연구소를 중심으로 마을 두 곳에 대학교가 있으며 중학교, 소학교, 그리고 6곳의 협동농장이 있다. 이 지역은 외부와 철저히 격리되어 자급생활을 하도록 되어 있고 주민들은 외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일성대나 김책공대 핵물리학부를 나온 연구원들은 죽을 때까지 이곳을 떠날 수 없다. 정보 유출을 막는다는 이유로 감금한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곳의 모든 주민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채, 치료대책이 없이 버려져 있다는 것이다. 핵 개발을 위해 영변은 또 하나 죽음의 수용소, 죽음의 골짜기가 되었다. 영변을 흐르는 구룡강도 방사능에 오염되어 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인근 지역의 주민들의 건강상태도 심각하다. 많은 신생아들이 장애아로 태어나고 면역력 결핍으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핵 오염 피해는 이곳만 아니라, 다섯 번의 핵실험이 이루어진 길주군 풍계리 일대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피해 정도가 더 심각하다. 인근의 만탑산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된 3만 명의 정치범들이 핵실험에 동원되어 그 피해의 심각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들은 김정일의 지시로 핵실험장의 지하갱도 건설에 동원됐고 심지어 핵실험의 대상이 되어 실험 과정에도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고 하니 그 결과는 비극 그 자체라고 하겠다.

자유세계를 겁박하기 위해 개발하는 북한 핵무기의 개발 배후에는 이처럼 수많은 무고한 북한주민들의 희생이 있다. 엄정하게 관리돼야 할 시설이지만, 북한은 정확한 관리 대책이 없이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원시적 수준에서 운영되는 북한 핵시설이 제2의 체르노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이다. 노후화된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위험한 핵개발에 매달리는 북한의 무모한 시도가 대폭발 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한 탈북형제는 이렇게 호소한다. “지금 북한지역의 10% 이상은 핵물질로 오염되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문제는 그 피해범위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국제사회는 한가하게 핵 협상만 할 일이 아니다. 대규모 북폭을 통해서라도 이를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 북한 땅을 핵으로부터 구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협상 테이블에서도 북한형제들이 핵 피해로 죽어가는 현실은 철저히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그 피해는 국경을 넘어 중국과 남한에도 이를 수 있다. 주여, 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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