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장식은 눈으로 보는 설교입니다”

교회, 디자인을 만나다 (2) 인천 숭의교회 공종은 기자l승인2016.12.06 20:02:13l수정2017.08.09 14:42l13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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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들이 함께 참여하는 성탄절 꾸미기

장식-문구 하나에도 성탄 메시지 담아야

 

“성탄 장식도 설교이며 메시지입니다.” 숭의교회 이선목 목사의 말이다. 장식 하나, 분위기 하나에, 그리고 성탄 장식에 참여하는 성도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찬양하며, 그 기쁨을 나누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이다.

# 눈 내리는 ‘생명의 숲’

숭의교회의 성탄 장식은 매년 대림절을 전후해 시작된다. 성도들이 함께하는 성탄 장식. 이것이 예수 오심을 준비하는 숭의교회만의 기다림이요 방식이다. 교회 전체가 움직인다. 그래서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해 성탄 장식은 250가정이 성탄 트리 한 그루씩을 구입해 교회를 장식했고, 이것이 숲이 됐다. 이 목사는 이 숲을 ‘생명의 숲’이라고 이름 지었다.

건축한 지 30년이 넘은 숭의교회. “교회가 많이 추워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를 고민하다가 ‘숲을 조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각적으로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거죠.” 이 숲은 예수님의 생명의 숲이 됐고, 성도들에게는 소망의 숲이 됐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망이 모여 숲이 됐기 때문이다.

▲ 숭의교회의 성탄 장식은 특별하다. 사소한 것 하나에도 예수 탄생의 메시지를 담고, 이웃과 함께하려는 마음을 담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이 숲에 눈이 내리게 했다. 비록 인공 눈이었지만, 교회 안에서 내리는 눈을 맞는 성도들은 환호했다. “성탄 장식을 통해서도 예수님의 사랑이 전해지기를 원하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그래서 이 목사는 “성탄 장식도 설교요 메시지”라고 말한다.

올해 성탄 장식도 대림절기와 함께 시작됐다. 성도들이 준비한 나무를 교회 곳곳에 세워 숲을 조성했고, 특히 올해는 본당을 비롯한 여러 예배당 강단 장식에 신경을 썼다. 교인들이 바라보는 강단 전면에 ‘Merry Christmas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고 쓴 대형 현수막을 걸고, 그 아래 ‘아기 예수님의 탄생과 경배하러 온 동방박사들’을 입체감 있는 세움판으로 배치했다. 다른 예배당과 본당 입구도 같은 모양으로 장식해서 통일감을 주었다.

▲ 이선목 목사는, "디자인은 복음을 잘 담아내고 전달하기 위한 포장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느 누가 봐도 따뜻한 성탄, 예수 오심의 기쁨과 함께 세상을 품는 사랑의 온기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이 목사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겸손히 주님 앞에 엎드리겠습니다”라며 성탄 장식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선목 목사는 성도들에게 따뜻한 성탄절을 선물하고 싶어한다. 성탄 장식에 각별한 마음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다.

“성탄절은 성도들이 예수님께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절기가 돼야 합니다. 그리고 대림절과 성탄절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사순절을 묵상하고 보내면서 성탄절에 예수님이 오심을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축하하는 절기가 돼야 합니다.”

# ‘디자인’은 소통을 위한 특별한 도구

미술을 전공한 이선목 목사의 디자인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디자인을 ‘소통’으로 이해하고, 목회에 접목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숭의교회에 부목사로 부임하면서 “디자인팀이 꼭 필요한데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고, 2007년 만들어진 디자인팀은 성탄 장식을 비롯해 각종 절기며 교회 내외부 행사, 교회 관련 인쇄물들을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디자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한 도구’이며, 세대와 세대를 연결시키는 ‘소통의 도구’입니다. 그리고 설교이며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처음 디자인을 도입했을 때 성도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칭찬도 하지 않았다”고 이 목사는 회상한다. 하지만, 교회에 새로 등록하거나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은 ‘교회가 젊다’, ‘여느 교회들과는 다르다’는 말을 했다.

이 목사는 이 소통의 도구를 목회와 접목시켰다. 교회 2층에 자리잡고 있던 70년대 다방 분위기의 소파와 테이블을 리폼했다. 화사한 색깔의 테이블보를 깔고 유리를 얹었다. 칙칙했던 소파도 오렌지색으로 바꿨다. 그랬더니 교회가 바뀌었다. 하나 둘 변화의 모습을 보였고, 한 걸음 두 걸음 변화를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 숭의교회로 들어서면 예쁜 성탄 장식이 교인들을 맞이한다. 여기서는 누구나, 편하게 사진촬영도 할 수 있다.

“글씨 하나에도 시대가 담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체 하나를 사용하더라도 이런 생각으로 시대와 상황에 맞는 서체를 사용합니다. 글씨 하나를 통해서라도 그 시대의 상황과 역사가 느껴지게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숭의교회에서 만들어지는 인쇄물은 성격과 규모, 방향에 따라 다른 서체가 사용된다. 교회에 걸리는 현수막 하나, 포스터 한 장에도 디자인이 적용된다.

이런 변화는 계속됐고, 지난 추수감사주일을 앞두고는 교회 안에 나뭇잎 길을 만들었다. 교인들이 바스락거리는 가을 낙엽을 밟으며 추억에 젖게 하고, 세상을 품는 마음과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서였다. 숭의교회가 누구에게는 추억의 데이트 장소가 됐고, 누구에게는 감사의 장소가 됐다.

이 목사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렇다고 복음보다 우위에 두지 않는다. 교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씀’과 ‘기도’이며, 디자인을 비롯한 모든 문화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복음을 잘 담아내고 전달하기 위한 포장지 역할을 하는 것이 디자인이고 문화”라고 말한다.

공종은 기자  jekon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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