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대표 신학자들에게 영성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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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대표 신학자들에게 영성을 배우다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6.12.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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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 지난 2일 ‘제57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 열어
▲ 기독교학술원은 지난 2일, '개혁교회 정통주의의 영성 이해'를 주제로 발표회를 열었다.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은 지난 2일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제57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를 열었다. ‘개혁교회 정통주의의 영성 이해’를 주제로 발제를 담당한 백석대학교 주도홍 교수는 17세기 네덜란드의 신학자 푸치우스와 독일의 신학자 코케유스의 안식일 논쟁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17세기 신학자 코케유스와 푸치우스는 10년 가까이 ‘주일 성수’를 두고 안식일 논쟁을 벌였다. 당시 이 논쟁은 네덜란드 개혁교회를 둘로 나눌 만큼 거대한 신학싸움이었다. 1655년 푸치우스의 제자 호른벡은 “안식일적 주일 성수가 지켜져야 한다”며 “안식일적 주일성수야말로 모든 성도 삶의 거룩한 표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코케유스와 하이다누스는 “구약시대 의식규례”라고 규정하며 “종교개혁적 인식을 제시하며 주일 한 날만 거룩히 지켜야 되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천은 모든 날들을 거룩히 살아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폈다.


이들의 양측 주장이 신학싸움으로 번지자 1659년 화란 개혁교회는 후다 총회를 소집해 논쟁을 중지하고 서로 평화할 것을 요청했다.

주 교수는 “이처럼 푸치우스는 전통주의자의 면모를 보였으나 코케유스는 혁신적인 개혁자의 면모를 제시했다”며 "그러나 푸치우스와 코케유스는 개혁교회 경건주의 영성 형성에 거대한 영향을 준, 이 둘의 영성은 매우 실천적이고 교회적이며 교회를 섬지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도홍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푸치우스는 정통주의자였으며, 묵회현장을 염두에 둔 살아있는 신학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신학교육은 경건훈련과 함께 해야할 것’을 강조했으며, 그 중 금욕생활과 경건모임을 중요시했다.

푸치우스는 “금욕생활이야말로 경건의 실천을 바로 이해하고 실행하는 방법으로서 신학의 한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가 강조했던 금욕은 신학생들의 영적이자 세속적인 삶의 가이드라인이 되어 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내적 영성을 위한 지침이었다.

푸치우스는 또 소그룹 경건모임을 중요시했다. 당시 경건모임에 대해 좋지 않은 편견과 이단으로 의심하는 시선들을 회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말한 경건모임은 교회가 인정하는 가정집회 혹은 개인 경건회이며,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하는 묵상, 기도, 찬송과 경건, 영적 대화, 성도의 교제를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형식들만 인정했다. 즉 그가 말하는 경건모임은 교회 속의 작은 교회를 말한 것이지 기성교회를 부정하거나 부인하는 이단이 아니었다.


주도홍 교수는 데 흐로트의 말을 인용해 “푸치우스는 후기 경건주의가 제시하는 개인주의적이고 주관적인 경건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가 강조하고 설교했던 영성은 본인 자신의 영혼을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주 교수는 이어 코케유스의 영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코케유스를 “17세기 개혁교회의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신학자이자 그의 경건한 신학은 연이어 나타나는 독일 경건주의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코케유스의 영성은 성경 언어, 하나님 나라의 신학을 중요시했다. 코케유스는 “성경의 원어인 히브리어와 헬라어에 대한 지식이 없이는 신학수업이 불가능하다”며 “성경 원어의 지식은 모든 기독교적 복음 선포를 힘있고 견고하게 세우는 기초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신앙과 교리의 기본이자 유일무이한 신학의 원리였던 것이다.

또한 코케유스가 주장한 하나님 나라의 신학은 교회에 대한 이해를 바로 잡아줬고, 독일 경건주의의 경건모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는 “하나님 나라의 기본적 경건한 삶의 태도는 신앙”이라며 “교회란 믿는 자들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생동감 넘치는 공동체이며, 그 공동체는 하나님의 다스림이 구체화되는 형상”이라고 강조했다.

주도홍 교수는 “코케우스가 주장한 하나님 나라의 신학은 경건주의 교회와 신학에 거대한 영향을 줬다”며 “경건주의의 표신인 ‘교회 속의 작은 교회’라고 부르는 경건모임에 신학적인 엔진으로 작동한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주 교수는 “비록 안식일 논쟁에서 이 두사람은 일치를 보이지 않았지만 각각의 주장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두 사람의 노력과 헌신은 각자의 소중한 개성을 보이고 있으므로, 양자택일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1세기 오늘날 한국교회는 이 두 사람을 통해 보다 침착하게 역사의 교훈을 받으면서 미래지향적인 개혁적 영성을 성경에 근거하며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 앞서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는 “기독교 안에도 보수와 진보는 있어야 한다. 이들은 서로 견제하면서 역사를 발전시켜왔다”며 “건전한 보수와 진보가 협력해 한국교회 성도에게 희망을 줘야한다. 한국의 정통개혁교회는 정죄하는 신학이 아니라 상대의 장점을 보면서 배우는 신학, 자신을 겸허하게 성찰하면서 미흡함을 보완해가는 신학이 되야할 것”을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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