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고령성도, ‘시니어 선교사’로 동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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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고령성도, ‘시니어 선교사’로 동원하라”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6.11.29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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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 지난 25일 서울 백석대에서 학술대회 개최
▲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는 지난 25일 서울 백석대학교대학원 목양동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통계청에서 지난 24일 밝힌 부양인구비 조사율에 따르면, 15세 미만 소년부양인구비는 18.6%, 65세 이상 노년부양인구비는 18.5%로 확인됐다. 지난 1960년 77.3%였던 소년부양인구비는 급격히 낮아진 출산율로 인해 절반도 못 미치는 단계까지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1960년 5.3%에 불과했던 노년부양인구비는 3배 이상 증가한 것을 보면, 한국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교회 역시 고령화 시대를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25일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는 서울 백석대학교대학원 목양동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서 이모작선교네트워크대표 최철희 선교사는 “젊은 청년들의 선교 지원 수는 줄고 있지만 시니어 선교사 지원자들은 눈여겨볼 정도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곧 한국교회 내 젊은이는 줄고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인생의 후반기를 선교에 헌신한 선교사를 한국 교계에서는 ‘시니어 선교사’라 칭한다. 어떤 이들은 ‘실버 선교사’, ‘갈렙 선교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니어선교사는 50~60대 연령층이 가장 많고, 70세 이후에 헌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령화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지만, 의외로 선교지에서는 시니어 선교사를 원하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다. 최철희 선교사는 “지난 2010년 한국선교연구원(KRIM)은 136개 선교단체를 대상으로 시니어 선교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어느 정도 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36개의 선교 단체에서 1,000여 명이 넘는 인원의 시니어 선교사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선교지에서는 젊은 청년이 아닌 시니어 선교사를 필요로 할까. 최 선교사는 “시니어 선교사를 필요로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그들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전문인이며, 그들이 갖춘 전문 지식은 선교지에서 훌륭한 자원이자 유용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선교연구원 조사에 답한 36개 선교 단체들은 교육, IT, 약제사, 사무관련, 농·축산 등 각종 전문분야에 능숙한 전문인들을 원했다.

또한 시니어 선교사들은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의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최철희 선교사는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장기 사역을 중도에 포기하는 가장 큰 원인중 하나가 자녀 교육”이라며 “대부분 20~30대의 젊은 선교사들은 자녀의 출산 및 양육에 많은 시간과 재정, 관심을 쏟아야 하며, 현지의 열악한 교육환경은 자녀를 가진 젊은 선교사들에게는 가장 힘든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시니어 선교사들은 대부분의 자녀가 이미 20세가 넘은 성인이거나 결혼을 한 상태여서 독립시키기 수월하다. 따라서 사역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사역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춘 것이다.


이 외에도 최 선교사는 “시니어 선교사들은 △재정적인 부분에서 교회나 단체의 큰 지원 없이 스스로 선교할 정도의 비용을 마련할 수 있으며 △젊은 선교사와 다르게 신앙과 대인관계에 원숙함과 통찰력을 가진 자들이 있고 △세상적인 성취욕, 소유욕을 내려놓고 오직 주님만을 위한 순수한 헌신을 가지고 즐겁게 사역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니어 선교사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도 간과할 수는 없다. 과거에는 30세가 넘으면 선교사로 지원할 수도 없는 선교단체들이 있듯이 시니어 선교사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문제는 나이, 건강 등이다. 또한 청년들에 비해 언어 습득이 용이하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해 최철희 선교사는 “나이, 건강 등을 고려하는 시니어선교사들은 1년에 1회 정도 건강 체크를 하고 및 여러 가지 개인적인 문제들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달 정도의 휴가 혹은 안식월 제도를 허용해야 한다”며 “또한 단기 시니어 선교사들은 생활에 꼭 필요한 언어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것을 배려하고, 장기적인 사역을 고려하는 시니어 선교사들은 적어도 1,2년 정도 언어 학습 기간을 가질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니어 선교사가 완전한 선교자원은 아니다. 그들도 단점은 갖고 있다. 시니어 선교사는 △선교단체의 영입과정을 다 거치기가 어렵기 때문에 선교단체 없이 개인적으로 선교지로 나가는 ‘나홀로 선교사’가 많으며 △이들은 중보기도 후원자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훈련되지 않은 선교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어날 수 있으며 △일부 선교사들은 개인적인 친분만으로 선교지를 정하는 등의 문제점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철희 선교사는 이와 같은 문제점들에 대해 제도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제시하며 네덜란드의 선교 신학자 크래머의 말을 인용해 시니어 선교사의 가치를 재확인시켜줬다.

최 선교사는 “크래머는 교회 안의 시니어들을 가리켜 ‘하나님의 동결된 자산’이라고 했다. 이 동결된 자산은 하나님께서 오늘날 선교를 위해 예비하신 자산”이라며 “한국교회가 시니어라는 이 좋은 자원을 그냥 묻어버리는 것은 마치 자신의 달란트를 땅에 묻어버리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교회는 이 동결된 하나님의 자산을 풀어 두 달란트, 혹은 다섯 달란트 받은 자와 같이 교회의 주인 되신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위해 활용해야 한다”며 “그럴 때 한국교회는 영적인 활력을 다시 얻어 계속적으로 부흥할 것이며 하나님의 나라가 속히 이 땅에 임할 것을 믿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는 ‘고령화 시대의 한국교회’를 주제로 열렸다. 전형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예배는 최선 박사의 기도, 나사렛대학교 임승안 총장의 설교, 박봉규 목사의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

예배를 마친 후에는 김영한 박사가 ‘포스트모던 시대 속에서 늙어감의 의미’란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또한 협성대학교 이관표 교수, 평택대학교 신현수 교수가 각각 ‘고령화의 신학적 이해’, ‘고령화 시대의 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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