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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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도 변해야 한다
  • 승인 2003.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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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활동도 어느정도 보편화되어 보수적 유교문화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조차도 “여자도 일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정도다. 교회도 변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영상목회를 도입하고 청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빠른 템포의 예배음악을 선보인다. 강대상에서 춤을 추고 예배시간에 랩을 읊어대도 무방하다.

그런데 교회가 변화를 두려워하는 한가지가 있다. 바로 여성안수가 그것이다. 사회가 여성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고 교회안의 성도들도 여성교역자를 원한다. 하지만 교회내 권력을 가진 총대목사님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직도 “어떻게 감히 여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안수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느냐”는 고루한 시각을 드러낸다.

한 예로 여성안수가 다뤄진 모교단 총회에서 한 총대는 “여자목사들 중에는 무당같이 목회하는 사람도 있더라”는 발언이 나왔다. 일부 여성목사들의 자질을 비판한 것이다. 여성안수는 결국 부결됐다. 지지하는 의견보다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컸기 때문이다.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되기 전에는 이런 말도 있었다고 한다.

대표적 보수교단인 합동이 여성안수를 허락할 때까지 우리도 언급하지 말자는 것이다. 물론 올 총회에서 부결된 여성안수 안건은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상정되고 또 언젠가는 통과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여성안수를 허락하는데 있지 않다. 여자목사의 자질문제를 들고 나오며 여성전체를 폄하하는데 있다. 남자목사들 중에도 충분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무자격목사들이 분명히 있다. 단지 여자가 목회를 하고 여자가 안수를 받고 여자가 교단정치에 뛰어들어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기득권을 좀먹는게 싫다는 것이다.

여성안수가 통과된 다른 교단도 제도만 생겨났을 뿐 제반 문제점들은 개선되지 않았다. 교회는 가능하면 남자목사를 청빙하고 노회는 여전히 여자목사를 총대로 파송하지 않고 있다. 똑같은 신학교육을 받아도 여자는 싫다고 한다.

사회가 여성인력을 원하는 것은 여성의 장점을 기업에 적절히 적용하기 위함이다. 이공계에서도 여성인재의 등용이 눈에 띤다. 정계도 30%여성할당제 도입에 힘쓰고 있다. 교회도 이제 변해야한다. “여자가 목소리를 내서는 안된다”는 가부장적인 틀에서 벗어나 교회의 목회현장에 또 총회의 정치현장에 여성의 능력을 활용할 때가 바로 지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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