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국악’ 찬양으로 전통음악의 편견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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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국악’ 찬양으로 전통음악의 편견을 깨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11.21 18: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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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음악과 국악의 조화…크로스오버 국악밴드 ‘숲(SOOPF)’을 만나다

실용음악과 국악이 만나 아름다운 하모니의 찬양으로 탄생했다. 국악과 재즈,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젊은 음악인들이 모인 문화단체인 ‘숲(SOOPF)’은 국악찬양을 통해 세대와 장르를 뛰어넘어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숲의 멤버들은 모두 크리스천으로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주신 고유한 음악인 ‘국악찬양공연’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교회를 섬기고 싶다”며, 향후 활동을 향한 기대감을 전했다.

▲ 오른쪽부터 가야금 김희정, 소프라노 김은정, 피리 박소진, 피아노 박미수, 드럼 고상욱, 대금 김경원, 베이스 김병남.

#국악은 노인들의 음악? ‘NO!’

흔히 국악이라면,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이 듣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숲’은 이러한 편견을 깨고 젊은 음악인들이 뭉쳐 ‘퓨전국악’이라는 장르로 은혜로운 찬양을 선보이고 있다.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차분한 곡에서부터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밝고 신나는 곡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찬양 곡을 연주한다.

팀에는 총 7명이 소속돼 있으며 가야금, 대금, 피리의 전통 악기와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현대 악기 연주자, 소프라노 1명으로 구성됐다. 팀의 리더는 가야금을 연주하는 김희정 씨(35)가 맡고 있으며, 자매인 김민정 씨(36)가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1일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김희정 리더는 “처음부터 밴드를 결성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몇 차례 공연에 대한 요청이 들어와 함께 음악을 하던 친구들과 프로젝트팀을 결성하게 됐다. 이후 공연에 대한 반응이 좋고 계속적인 공연 제의가 들어왔다”며 밴드를 만든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밴드음악을 기초로 국악기를 멜로디로 한다는 점에서 젊은 계층까지도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악적 분위기를 띄고 있다. 이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게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직 기독교계에서 ‘국악찬양’이 생소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어려움도 겪었다. 교회 찬양으로 국악을 하기엔 아직은 무리라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국악이 전통음악이라는 점에서 이를 교회 찬양에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우리 민족의 정서와 어우러져 좋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믿음으로 한걸음을 내디뎠다.

김희정 대표는 “국악 전공자들 중에서도 찬양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며, “2~30대의 젊은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국악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며 국악찬양을 통한 기대감을 전했다.

김민정 매니저는 “국악 안에서 이렇게 믿는 사람들을 만나 교회에서 찬양할 수 있는 것이 참 감사하다”며, “우리 팀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는 퓨전국악이 좋은 기독교문화콘텐츠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숲은 지난해부터 ‘찾아가는 콘서트’로 상대적으로 문화에 소외된 미자립교회를 무료공연으로 섬기고 있다. 김민정 매니저는 “우리가 가진 은사를 작은 교회를 돕는 일에 사용하고 싶단 생각에 ‘찾아가는 국악찬양 콘서트’를 제안했는데, 멤버들 모두 흔쾌히 수락을 했다”며 “공연에서는 판소리뿐 아니라 한국무용도 함께 보여주는데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으며, 간접적으로 복음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그렇기에 비기독교인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 젊은 음악인들이 모인 문화단체인 ‘숲(SOOPF)’은 국악찬양을 통해 세대와 장르를 뛰어넘어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숲의 첫 앨범 ‘숲(SOOPF)을 만나다’

지난 2014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숲은 올해 초 첫 앨범 ‘숲을 만나다’를 발매하고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숲을 만나다’ 앨범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국악, 재즈, 클래식을 전공한 젊은 음악인들과 공간디자이너, 사진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콜라보레이션을 이뤘다.

앨범을 내놓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서로 느낌이 다른 실용음악과 국악을 하나의 하모니를 이룬 곡으로 탄생시키는 일이었다. 김희정 리더는 “실용음악은 딱딱 끊어지는 느낌이라면 국악은 흘러가듯이 연주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이를 맞춰 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시중의 다른 퓨전국악도 이 부분에서 부 조합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멤버들과의 꾸준한 상의와 나눔을 통해 점차 합을 맞춰나갈 수 있었다”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조화로운 연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젊은 국악인으로서 전통 음악인 국악을 살리는 것 뿐 아니라 찬양으로도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원하는 김희정 리더의 앞으로의 바람을 들어보았다. “최근에 많은 국악팀이 생기고 있지만, 몇 달이 안 되어 금방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보니 지금까지 온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우리의 이름이 드러나지는 않는다고 해도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안고 멤버들이 더욱 하나가 되어 계속 이 길을 걷고 싶습니다.”

한편 ‘숲’은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맞아 처음으로 단독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Merry Christmas’ 숲콘서트로 오는 12월 10일 오후 7시 송파구 DNG홀에서 열린다. 크리스마스가 상업적으로 변하고 연인을 만나는 날로 퇴색한 가운데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함께 어우러져 진정한 성탄의 의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연은 1시간 30분정도 진행되며, 캐럴 메들리로 국악찬양을 연주하고, 판소리와 한국무용 등의 이색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성탄의 분위기를 고조시킬 전망이다. 김민정 매니저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와도 거부감이 없는 선에서 성탄의 메시지를 담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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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2016-11-22 18:48:24
숲노래너무좋더라고요~~ 오며가며 차안에서 잘듣고있습니다!! 이런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