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헤븐’의 다섯 가지 역설적 감사

추수감사절에 돌아본 나의 인생…예인건축연구소 이효진 소장 이성원 기자l승인2016.11.17 10:15:58l수정2016.11.17 15:55l13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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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3도 화상의 상처와 이로 인한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든든한 기업 CEO로서, 또 행복한 가정의 아내와 엄마로서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는 이효진 씨는 하나님 나라의 ‘미스 헤븐’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서울 방배동에 있는 예인건축연구소의 문을 열자 수십 명의 설계 직원들이 고요한, 그러나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화상으로 인한 고난을 극복한 이효진 소장을 만나러 가면서, 그저 작은 회사의 프리랜서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효진 씨는 직원 30여명에 가까운, 그것도 현대건설, 포스코, 삼성 등 대기업만을 고객으로 하는, 이 불황의 시대에도 잘나가는 인테리어 기업의 당당한 여성 CEO. 

어렸을 때 한참 인기 있던 외화 ‘브이(V)’에 나오는 “파충류 같다”는 놀림을 받으며 자라, 수면제 100알을 먹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그녀의 오늘은 정말 꿈같다. “말씀의 적용과 기도로” 이루어진 그 꿈을 전하는 하나님 나라의 홍보대사 ‘미스 헤븐’. 추수감사절을 맞아 그녀의 다섯 가지 역설적 감사를 소개한다.

화상 당한 고난이 감사
엄마가 외출한 사이 세 살짜리 아기는 연탄아궁이에서 끓고 있던 물에 얼굴과 왼손에 3도 화상을 입었다. 그때는, 아픈 것도 몰랐다. 그러나 진짜 ‘화상’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녀를 괴물처럼 보는 세상의 눈이 그녀의 마음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중학교 2학년 때, ‘화상 무료 수술’을 받았지만 오히려 후유증만 더 커졌다. 수술 후 더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분노와 원망, 복수심의 화상은 더욱 깊어갔다. 그런 딸의 고통을 보면서 엄마는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저의 사고로 인해서 엄마가 ‘팔복의 심령’이 된 거죠. 가난하고 애통한 심령이 되어 예수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저의 가정이 우상 숭배하던 집안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다치고 상심한 가운데 어머니가 교회로 나가 하나님을 의지하게 되셨고요.

그래서 온 가족이 예수님을 영접하게 됐어요. 오빠는 목회자가 됐고요. 큰 고난이었지만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게 된 것이 가장 큰 감사죠. 제 고난이 없었다면 우리 온 가족이 구원받는 일은 없었을지 몰라요.”


엄마 잃은 슬픔도 감사
어머니를 따라 교회를 다녔지만 정작 그녀는 하나님을 믿을 수 없었다. 죽기 살기로 공부해서 숙명여대에 합격은 했지만 강원도 삼척 도계의 시골 아이가, 그것도 이런 얼굴로 서울 가는 게 두려웠다. 기도원을 찾아가 하나님께 고쳐달라고 간구했다. 

“그러나 고쳐지지 않았어요. 도리어 어떤 이상한 남자가, ‘자기가 사단인데 그 화상은 자기가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기도원을 내려오면서 하나님에 대한 원망만 더 깊어졌죠. 그때부터는 완전히 하나님을 떠났어요. 엄마를 갑자기 잃기 전까지는요.”

2002년 가을 주말이었다. 엄마가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받았다. 순간 시간이 정지한 것 같았다. 정신없이 봉천동 언덕을 대성통곡을 하며 뛰어 내려갔다. 기차를 타고 도계로 가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엄마 때문에 지금까지 버텼는데...’

“대학에 입학해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어요. 여대 캠퍼스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데, 친구들은 다들 예쁜데, 그러니까 저만 더 초라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수면제 100알을 구해 먹었죠. 눈을 뜨니까 엄마가 울면서 그러시는 거예요. ‘효진아, 너 죽으면 나도 죽는다.’ 그래서 엄마 때문에 그때까지 버티고 산 것이거든요.”

추도예배 때에 교회 사모님은 어머니의 한결같은 기도제목을 알려주었다. ‘우리 효진이가 하나님을 믿는 게 늘 소원’이었다고 했다. 유언이 된 그 소원 들어드리려고 교회를 나갔다가 하나님을 만나게 됐다. 그때가 스물여덟 살, 믿음의 여정이 시작됐다.

“엄마가 없으니까 정말 하나님 밖에 의지할 분이 없었어요. 성경말씀을 그대로 적용하려고 애썼어요. 예를 들면, 말라기서의 십일조 말씀을 그대로 시험해서 10만원을 드렸어요. 그 다음날 월요일 출근했더니 10만원이 생겼어요. 작은 체험이었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믿어지더라고요. 그 후로 더욱 말씀을 적용하고 살았는데, 정말 많은 응답을 주셨습니다.”
 

‘회사 사장님’ 응답 감사
회사를 창업하게 된 것도 말씀에서 시작됐다. 인테리어 사무실을 다닐 때였는데, ‘묵시가 없는 백성은 방자히 행할 수밖에 없다’는 설교 말씀을 들었다. 꿈이 없으면 망한다는 거였다. 도전이 됐다. 나도 꿈을 가져야겠다는 맘을 먹고 기도를 시작했다.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며, 아브람을 아브라함으로 부르신 하나님을 묵상하며, 저도 이미 이뤄진 것처럼 믿고 받아들이려고 했어요. 그래서 남동생에게 나를 ‘사장님’이라 부르라고 할 정도였죠. 그런데 3년이 지나서, 정말 같은 직장 동료랑 창업을 하게 됐어요. 일할 능력 외에는, 돈도, 사람도, 장소도 아무 것도 없이 시작했어요.”

동업자는 크리스천이 아니었지만, 이건 예수님이 인도하셨다고 믿고, ‘예인’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지금 그녀의 그 기도는 100% 이상으로 이뤄졌다. CEO가 되면서 이 일이 부업이 되고, 하나님 증거 하는 일이 본업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도 이뤄지고 있다. 방송, 집회, 문서 선교 등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남편 만나 가정 이룬 감사
“초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제게 ‘넌 결혼 못 하겠다’고 했어요. ‘너 같이 화상 입은 여자를 누가 사랑하겠느냐’고요. 큰 상처가 됐지만, 맞는 말이죠. 그래서 결혼은 꿈도 꾸지 않았어요. 그런데 회사를 창업한 이후, 결혼에 대한 소망이 생겼어요.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어딘가에 내 배우자도 창조해두셨다고 믿었어요.”

창업하기도 전에 ‘사장님’으로 부르라고 했던 것처럼, 가상의 배우자를 두고 별명까지 지었다. 하나님 나라의 호랑이처럼 용맹스러운 용사, 해서 줄여서 ‘용호’씨라고. ‘하나님, 우리 용호 씨, 잘 있죠?’, 이렇게 기도 한지 2년 만에 남편 김필겸 씨를 만났다. 그녀가 쓴 ‘네 약함을 자랑하라’는 책이 다리가 됐다. 

“6살이나 연하예요. 결혼에 이르기엔 난관들도 적지 않았죠. 그런데 남편은, 정말 별명처럼 용감하고 저돌적이었어요. 성령님께서 터치해주셔서 우리의 마음이 뜨거웠고요. 결국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됐죠. 최고의 감사거리죠.”

자녀를 통한 치유 감사
결혼 후, 하나님은 더 큰 선물을 주셨다. 여섯 살 딸 예린이와 다섯 살 아들 주원이. 모든 세상의 엄마가 다 그렇겠지만, 그녀로선 더욱 자녀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잘 키우고 싶었다. 매일 아이들과 큐티를 하고, 만권이 넘는 책을 읽혔다. 

“너무 감사한 건, 아들을 통해서 하나님이 제 상처를 치유해주세요. 제가 남자 아이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았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밤, 주원이를 재우는데 갑자기 ‘엄마는 너무 예뻐, 너무 멋져, 너무 잘생겼어’라고 제게 말하는 거예요. 제 평생 처음 듣는 말이었어요. 숨겨졌던 상처가 떠오르면서 아들을 부둥켜안고 대성통곡을 했죠. 놀라는 아들에게, 엄마가 기뻐서 그런다고 하면서요.”

얼마 전엔 아들이 또 이랬다. ‘엄마, 지구가 참 아름다워!’ 이유를 물었더니, 뜻밖의 대답이 그녀의 마음을 울렸다. ‘엄마가 있으니까!’ 

시골에서 올라와 처음 여대 캠퍼스에 왔을 때가 생각났다. 모든 것이 아름답고 찬란하게 눈부시던 곳에, 그녀만 이방인이었다. 상대적으로 너무 초라했다, 어디 사라지고 싶을 만큼. 그래서 죽음을 선택했었다.

“그때가 떠올랐어요. 저는 저로 인해 이 지구가 아름답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하나님께서 이 아이를 통해 제게 말씀하신 것 같아요. 아들을 통해서 제 마음의 깊은 상처까지 치유해주시고 계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해요. 그 치유의 사랑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요.”

이성원 기자  jos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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