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칼럼] 도대체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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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칼럼] 도대체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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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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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믿음으로 키우는 빵과 기도-33

요즈음 나는 서울과 경기 지역의 중학교에서 작가캠프 강연을 하고 있지요. 말이 작가 캠프이지 아이들의 진로와 연계한 수업으로 진행되는데, 나의 직업이 작가인지라 글과 관계된 미래의 삶에 대해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교회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과는 아주 다른 풍광을 많이 봅니다. 남녀공학이든, 동성끼리 공부하는 학교이든 그 모습은 비슷하지요. 아이들은 조용히 말하는 법이 없습니다.(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요.) 천천히 걷지도 않습니다.

친구에게 말을 걸 때에도 예의는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교무실을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드나든다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보는 아이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나마 교회라는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양심’을 조금이나마 가동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법 ‘고상한 척’ ‘교양있는 척’ ‘신앙심으로 무장된 척’ 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말 그대로 웃픈 현상이지요.

나는 틈나는 대로 아이들에게 다가가 질문을 합니다. ‘교회 다니니?’ ‘예수님 믿니?’ 학교에서 이런 질문은 자칫 큰일이 될 수 있지요. 그만큼 세월이 참 험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유머를 섞어가며 나중에 ‘큰일’이 되지 않게 물어봅니다. -재미있는 것은 예전과 달리 요즘 아이들은 이름에서 크리스챤이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는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예찬이, 하준이, 하영이, 예랑이, 하은이 등등처럼. 

아이들은 어른처럼 대부분 세 종류로 나뉩니다. ‘네, 교회 다녀요.’ ‘다녔는데 지금은 안 다녀요.’ ‘교회 다닌 적 한번도 없어요.’  나는 주로 지금 교회에 다니거나, 다녔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주,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런데 나는 많은 아이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놀라우면서도 화가 치밀어 오르는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10명 중 8명 이상은 성경말씀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요! 기도는 아예 옹알이 수준입니다. 모태 신앙의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도 초등 6년, 중등 2년만 잡아도 8년을 교회학교에 다닌 겁니다. 유치원 때에는 너무 어리니까 아예 계산하지도 않았습니다. 8년 또는 9년. 고등학생이라면 12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식’하고 ‘무지’할 수 있을까요! 가령 아브라함의 이름은 압니다. 그러나 그가 어떤 신앙 여정을 밟아왔고, 믿음의 아버지라는 것은 아예 모릅니다. 모세와 여호수아, 다윗과 요나단과 골리앗, 다니엘과 세 친구... 어느 소설보다 드라마틱한 구약 성경의 인물에 대해 아이들은 말 그대로 수박 겉을 혀로 슬쩍 핥은 정도입니다. 

신약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복음서가 무언지도 모르고, 사도 바울이 무슨 일을 했는지도 완전히 모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교회에서 워십멤버라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우리 죄를 대신해 돌아가셨다가 사흘만에 부활하신 ‘스토리’는 겨우 인지하고 있으나,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역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습니다. 누구를 탓해야 하나요? 교회학교 교사를? 담당 목사와 전도사를? 교회의 교회학교 프로그램을? 부모를? 

아이들은 선행학습이라는 과정을 하느라 초등 5학년 때 이미 고등학교 수학을 공부하기도 합니다. 중학교 때는 대학시험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평균 1점을 올리기 위해 온 힘과 시간을 다 쏟아놓습니다. 또, 부모 역시 그것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애쓰며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믿음생활을 위한 ‘투자’는 어디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 교회학교 100%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위의 이야기처럼 처참한 신앙의 무지 속에 던져진 아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놓고는 다음세대가 걱정이라며 혀만 찹니다.

아이들은 가슴과 머리에 부어준만큼 자랍니다. 그런데 우리의 교회학교는 어른 예배와 어른프로그램의 ‘부록’ 정도로나 여깁니다. 심지어는 악기를 두드리고 땀 흘려 뛰며, 소리 높여 유행가 같은 CCM을 부르는 것으로 신앙의 척도로 삼기도 합니다. 

도대체 우리 아이들은 그 긴 시간을 교회에 다니면서 무엇을 듣고 배웠으며, 어떻게 보낸 것인가요? 기도는 어디에다 버린 것인지요? 이제라도 하나님과 예수님, 성령님이 어떤 분인지 알아가는 지혜의 교회학교로 만들기 위한 대수술을 해야 합니다.

빵과 기도

기도>>>“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잠언 1장 7절) - 기도와 전도, 말씀공부가 불법이 되어가고 있는 시대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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