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성자 시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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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성자 시므온
  • 황의봉 목사(평안교회)
  • 승인 2016.11.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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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수도원운동(5)

4세기 말부터 5세기에 이르러 수도원 제도는 널리 퍼지고 수도사의 숫자는 늘어났습니다. 지금까지 주로 세 종류의 수도사들이 있었습니다. 혼자 있는 고행자들, 자유롭게 공동체를 이룬 수도사들, 마지막이 파코미우스 식의 고도로 발달된 수도사의 집단 등입니다. 그러나 수도의 방법은 주로 고행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기둥 위에 살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은 ‘주상 고행자’(柱上苦行者 : Stylite) 또는 ‘기둥 성’(Pillar Saints)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에 대한 호칭은 70세를 일기로 459년에 세상을 떠났던 시므온(Simeon, 390?~459)이라는 사람에게서 유래했습니다.

그는 원래 목동(牧童)이었으나 수도사들의 전기를 읽고 감동을 받아 수도사가 될 것을 결심하였습니다. 수도원에서 그는 40일 금식에 성공한 뒤 여러 번 40일 금식을 시도하여 그의 건강을 해쳤습니다. 그의 극단의 금욕생활은 단체생활에 지장을 주었기 때문에 결국 수도원에서 추방을 당하였습니다. 그래도 그는 산 속 깊숙이 들어가서 쇠줄로 발을 묶고 고행을 계속하였습니다. 이것으로 만족을 얻지 못한 그는 423년에 기둥을 세워 그 위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안디옥의 동쪽에서 처음에는 여러 달 동안 목만 내놓은 채 땅 속에 묻혀 살았습니다. 그 후 약 2미터 높이의 기둥에서 시작하여 점점 높아져 마침내 20미터 높이의 기둥 위에서 35년 이상을 살았습니다. 그는 기둥 위에서의 삶으로 하늘에 가까운 거

룩에 이를 것으로 생각하고 안디옥 근처에 기둥을 세워 죽을 때까지 은둔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는 제자들이 올려주는 음식으로 연명하며 날마다 순교적 각오로 고행을 계속하였습니다. 그는 평생 동안 40일 금식기도를 26회나 하였고 그는 짐승 가죽으로 옷을 삼고 쇠줄로 목을 감았습니다. 오랫동안 자르지 않은 머리털은 발끝까지 닿았습니다. 시므온은 하루 종일 서서 기도했으며 구경꾼들은 시므온이 기둥 꼭대기에서 하나님께 절하는 것을 1,244번까지 세었다고 합니다.

그는 기둥가에 울타리를 만들어 사람들이 그 안으로 접근하는 것을 금하였습니다. 많은 방문객들이 그를 찾아왔으며 그는 둘러선 사람들을 향해 그 기둥 꼭대기 위해서 하루 두 번씩 회개를 촉구하는 설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초인적인 금욕생활에 감탄하였습니다. 그분이 세면을 하기 위해서 물이 양동이로 올라가곤 했는데, 세면하고 난 물을 아래로 뿌리면 은혜를 받는다하여 그 물을 서로 맞으려고 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여 고행의 길을 취한 그분들에 대하여 깊은 존중의 마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과는 분리하여 하늘로 점점 높이 올라갈수록 사람들과는 무관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그가 쓰던 세면물조차도 사람들은 은혜로 알았다니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튼 그를 따라 그런 스타일의 금욕생활을 하는 제자들이 많이 생겼는데 콘스탄티누스의 다니엘과 시리아의 제2의 시므온 등이 유명한 제자들입니다. 이 전통은 동방교회를 중심으로 5세기에서 7세기까지 유행했으며 11세기까지도 이어졌습니다. 이렇듯 육체를 괴롭혀서 영혼이 해탈하려는 고행은 끝도 없이 진행 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피가 나도록 계속 머리를 바위에 부딪쳤고, 어떤 이들은 잠을 자지 않고 먹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집단들은 풀을 베어 먹고 살았습니다. 육신을 괴롭히는 방법은 무엇이든 다 동원되었습니다.

이들 극단적인 고행자들은 교회의 정죄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서방에서는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나 동방교회에는 너무나 고행자의 숫자가 많아서 그리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고행 위주의 수도는 복음을 오해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것입니다. 금욕이 여기에 이를 때 이미 기독교는 벌써 동방의 고행 종교의 하나로 전락되어 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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