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회가 탈북자 한 영혼씩 구출해주는 것이 소원”

세계선교를 향해 뛴다 //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 천안=이현주 기자l승인2016.11.09 17:16:53l수정2016.11.09 17:24l13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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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대신총회에서 목사안수 … 국내 최고 북한전문가로 꼽혀

         탈북루트 직접 개발하고 함께 사선 넘으며, 꽃제비 구출에 온힘
 

지난 2000년 이후 그의 몸과 마음은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다. 견딜 수 없는 안타까움은 그를 행동하게 만들었고, 전혀 다른 길로 인생의 방향을 선회시켰다. 

올해로 17년째, 북한 이탈주민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꽃제비(북한 고아)들을 한국으로 데리고 온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 한국보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북한 전문가이자, 가장 많은 북한 관련 최신 정보를 소장한 대북 정보통 김성은 목사는 정부와 언론, 그리고 민간 NGO에서 신뢰하는 북한 사역자 중 한 사람이다. 

그저 사업가였던 그가 탈북 사역자가 되고, 목사가 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찌 보면 그의 인생 자체가 온통 간증거리다. 7남매의 맏이로 태어나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어린 나이에 세상을 알게 됐다.

노동운동, 사업, 민족선교, 그리고 탈북과 북한선교, 북한인권운동까지 그가 걸어온 길은 파란만장하다. 탈북사역에 뛰어든 후 2006년 목사안수를 받고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 소속 목사로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교단이 자랑할 만한 인물이다. 

“자유를 누리도록” 탈북사역 시작
탈북사역자들이 국내에 많지만 유독 김성은 목사에게 신뢰를 보내는 이유는 ‘함께’라는 두 글자에 있다. 지금까지 그가 탈북을 도운 북한 주민만 500명이 넘는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그들을 단 한 번도 남에게 맡긴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처음, 지금의 아내를 위해 탈북 루트를 개척했을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는 거친 야생 산악지대를 지나거나 정글을 뚫었고, 비행기 혹은 배를 타는 등 목숨을 건 탈북의 여정에 함께 했다. 직접 길을 만들었고, 그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우연이었죠. 탈북사역을 하게 된 것은…아는 분이 죽기 전에 고향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중국에 모시고 갔어요. 그런데 손자가 살아있었고, 탈북자를 잡아들이는 일을 하는 공안이었죠. 손주하고 친해져서 도움을 받아 북한 무역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중국을 다니다가 1999년 12월 국경을 넘은 아내를 만나게 된 거죠.”

김성은 목사의 아내도 목사다. 그러나 북한에 있을 때 아내는 군인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국경을 넘었다가 김성은 목사를 만난 아내 박 에스더 목사는 한 눈에 김 목사에게 반했다. 그 역시 박 목사가 마음에 들었다. 한국에 데려오고 싶었는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직접 탈북루트를 개척했다. 아내를 위해 목숨 건 모험을 한 것이 지금 탈북 사역의 시작이 됐다. 

1998년 그는 중앙교회 북한선교국장이었다. 중국에서 수산사업을 구상하면서 돈을 벌어 선교사역에 보태고자 했다. ‘그런데 탈북사역이라니….’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었다. 

아내를 한국에 데리고 들어온 후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중국 선교차 두만강 유역에 갔다가 북한 주민들의 삶을 목격했다. 한참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재롱을 떨어야 할 아이들이 거리로 나와 구걸하는 모습도 그에겐 충격이었다. ‘저 아이들에게 자유를 찾아주자’ 오직 이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두만강 빙판길을 건너다 넘어져 목뼈가 부러진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화다. 그는 9시간 넘는 대수술을 받았고, 그의 목은 철심으로 고정됐다. 졸지에 장애인이 됐지만 김 목사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장애 덕에 중국 공안에게 잡혔다가 풀려나기도 했고, 장애 덕에 비행기 값도 할인된다고 좋아했다. 
 

▲ 직접 탈북과 구조사역에 헌신하는 김성은 목사는 목숨 건 여정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통일의 물꼬 탈북자 통해 열릴 것
지난달 18일 TV조선 개국 5주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가 방송됐다. 한밤중에 몰래 국경을 넘는 일가족의 탈북 현장이 생생하게 담겼다. 이 다큐의 주인공은 김성은 목사다. 목숨 건 탈북의 과정에 그가 있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고아의 실상과 인신매매로 팔려가는 탈북자매의 상황을 김 목사와 함께 취재했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는 한국에서만 방영되는 게 아니다. 이미 영국 BBC와 미국 CNN 등에서도 그의 사역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탈북 문제를 이슈화시킨 바 있다. 


북한에 대한 가장 최신 정보를 가지고 있는 그는 미국 청문회에서 참석해 증언할 예정이며, 유엔본부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소식도 전한다. 한마디로 국제적인 인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아니, 한국교회에서는 그의 사역에 큰 관심이 없다. 

“제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한국교회가 북한선교, 혹은 탈북사역을 하나의 선교 프로그램처럼 취급하는 것입니다. 선교사들 역시 탈북이라는 이벤트로 자신들의 선교사역을 유지하려고 해요.

그러다보니 그 위험한 중국에 탈북자들이 붙잡혀 있고, 다시 공안에 끌려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탈북은 선교사들이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이벤트나 일종의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탈북은 목숨을 건 여정이고, 무엇보다 그들의 안전과 자유가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김성은 목사는 한국교회의 탈북사역과 북한선교에 불만이 많다. 소위 북한사회와 북한 주민의 특징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그들에게 ‘도깨비 방망이’처럼 금전적 도움을 주는 선교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굶어죽을 것처럼 어려운 탈북자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것은 부유한 한국교회에 있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후원이나 도움은 무척 익숙하다. 다시 말해 감사할 일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한 방편에 불과한 것이다. 돈으로 받은 도움은 더 많이 주는 곳을 이동할 뿐, 영적 생명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탈북자들에게 돈을 대주고, 학비를 대주고, 교회를 개척해주면 그것이 선교일까요? 아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는 것을 받아서 일단 살고 보는 것, 그것이 북한주민들에게 익숙한 생존법이에요.

저는 차라리 한국교회가 그들을 자유의 길로 이끌고, 한국사회에 정착하고 잘 살아낼 수 있도록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었으면 합니다. 탈북자들을 위한 사역은 반드시 열매를 맺게 되어 있습니다. 통일의 물꼬는 탈북자들을 통해 열릴 것이라고 확신하니까요.”


다음세대 세우는 일, 마지막 비전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북한은 핵개발에 열을 올리고 미사일을 발사하며 자신들의 위력을 과시하지만, 탈북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체제가 불안정하다는 증거다. 김성은 목사는 탈북자가 30만 명에 이르면 북한은 자동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30만 명은 단순히 30만 명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경험대로라면, 30만 탈북자는 사돈의 팔촌까지 합쳐 100만이 족히 넘는다. 그들을 북한 정권이 다 죽일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다. 이미 탈북자들과 북한 가족들의 교류를 통해 정보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확인했다. 


“이산가족 상봉, 북한주민 직접 지원, 탈북사역 등 북한과 관련된 여러 사역들은 모두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자기 가족들에게 돈도 보내고 선물도 보내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모두 ‘이건 비밀이야’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살림살이가 어떤지 정도는 이미 북한 주민들에게 소문 나 있죠. 탈북자들이 많아질수록 통일의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가 세운 갈렙선교회 사역 중 첫째 사역은 ‘쉰들러 구조사역’이다. 북한의 헐벗고 굶주린 영혼들과 다음세대를 열어갈 고아를 돕는 것, 그리고 국적 없이 제3국에서 인신매매와 성노예, 불법체류자로 고통받는 탈북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구출하는 것이 쉰들러 구조사역이다.

분명한 사실은 탈북자들을 구조하는데 돈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은 목사는 “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탈북 브로커들에 의해 탈북비용은 1000만원을 훌쩍 넘겼고, 그 마저도 사기당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 목사는 1인당 300만원이면 한 영혼을 자유 대한민국으로 데려온다. 그것도 직접 가서 구출한다. 


“저는 한국교회가 성노예, 인신매매, 고아로 버림받은 북한 어린이들과 여성들을 위해 1명씩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속한 대신총회가 이 일에 적극 나서주었으면 합니다. 한 교회가 300만원만 후원하면 한 영혼을 구할 수 있어요. 직접 보지 않고는 그들의 어려움을 알 수가 없습니다. 언제까지 비참한 삶 속에 동포들을 내버려두시겠습니까!”

한 교회가 한 명의 탈북자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 목사는 올 성탄절에 총회 산하 교회가 한 영혼 구출에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또한 북한을 모르고, 북한 사람들의 성향에 대해 전혀 모르는 한국교회가 탈북자 선교에 실패를 거듭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김 목사는 북한 선교에 뜻이 있는 교회들을 초청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열매맺는 북한선교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을 살리면서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겨온 김성은 목사. 충남 천안 쌍용동에 지하1층 지상 3층 건물을 마련하고 제2의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건물 1층에 5개 점포는 탈북자들 자활공간으로 땀의 가치를 알게 하는 훈련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2층에 위치한 서평교회(서울과 평양)는 아내 박에스더 목사를 담임으로 탈북민들을 북한 선교에 훈련된 자로 키우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그의 비전은 복음통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 이미 6개의 방에는 탈북 청소년들이 머무를 수 있는 숙소와 식당, 교육 공간 등이 마련되어 있다. 김성은 목사가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 및 생활공동체에 정성을 쏟는 이유는 기성세대보다 다음세대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 보람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에게 자유를 선물했지만 그가 받은 상처도 만만치 않다. 그는 “30년을 북한에 살았다면 그들이 묵은 때를 벗고 새로워지기까지 다시 3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통일을 준비하는 가장 빠른 사역은 이질감이 덜한 다음세대를 키워내는 일이라고 김 목사는 확신하고 있다. 


“북한 선교에 밀알이 될 아이들입니다. 다음세대 공동체를 위한 사역에 많은 분들이 기도와 후원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가을 대홍수로 가족을 잃은 고아들이 북한에 여럿 생겨났다. 김성은 목사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오늘도 사선을 넘는다. 그러나 두렵지 않다.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 

천안=이현주 기자  hjlee@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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