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신㉙자유와 복음을 전하는 풍선 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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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신㉙자유와 복음을 전하는 풍선 삐라
  • 김창범 목사
  • 승인 2016.11.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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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목사 / 더미션로드 대표

그동안 북한에 자유와 복음을 전하는데 자주 사용되어온 수단은 풍선 삐라이다. 그런데 최근 드론이 등장하면서 북한과의 소통에 큰 역할을 감당해온 풍선이 이젠 퇴진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GPS로 정확하게 위치를 찾아가는 드론은 사전에 약속된 북한 주민에게 물건을 전달하고 귀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래서 한 탈북자 단체는 야간에 중국에서 북한으로 드론을 침투시켜서 USB와 DVD 등을 전달하는 택배 사역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직은 소량의 물건만 실어 나르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드론의 최첨단 기술에도 불구하고 대북 선전활동에는 아직도 풍선 삐라가 대세임에 틀림없다.

민간 차원의 풍선 삐라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3년 10월경이다. 풍선 삐라의 대부로 알려진 탈북자 이민복 선교사(59, 대북풍선단 단장)가 풍선에 복음의 삐라를 한 장씩 매달아 북쪽으로 날린 것이 첫 시도였다. 탈북 전, 그는 1990년 철원군 대전리 지역에 떨어진 남한의 삐라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6.25전쟁이 남한이 아니라, 북한에 의해 도발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몇몇 전쟁 참가자를 만나기도 했다. 그 후 그는 남침 사실을 확인하고 탈북하게 되었다. 남한 삐라가 그를 남한으로 부른 셈이다.

이민복 선교사가 남한에 내려와 한 일은 전쟁의 진실, 남한의 현실, 그리고 기독교의 진리를 북한으로 전하는 것이었다. 그 중심 수단은 풍선에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그는 이른바 풍선 삐라 개발에 전념했다. 당시 군부대가 북으로 날려 보낸 삐라는 북한 주민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 퇴폐한 부르주아의 상징인 여자 나신들과 가장 증오하는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영어표현 등이 들어간 화려한 내용물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 삐라는 자본주의의 쓰레기로 취급되었으며 북한주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연30억의 군 예산이 낭비될 뿐 효과가 없었다. 그나마 이 삐라는 2004년 북한의 요청으로 휴전선의 대북방송과 함께 중단됐다.

이 무렵 그는 고무풍선에 삐라를 날려 보내려고 애를 썼다. 1년 반이나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북한의 반응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실의에 빠졌을 때 그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 그것은 타이머라는 시간조절 장치였다. 일정한 시간에 맞추어놓으면 자동으로 삐라 포장 끈을 절단해서 3천 미터 상공에서 삐라를 살포할 수 있었다. 다른 용도로 개발되었지만, 풍선 삐라용으로 전용했다. 또한 헬륨 가스나 수소 가스를 풍선에 주입하여 10kg이 넘는 많은 삐라를 평양이나 함경도까지 실어 나를 수 있었다. 현재와 같은 대형 비닐봉지를 사용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뿐 아니라, 삐라를 종이가 아닌 비닐에 인쇄하여 물과 습기에 약한 점을 개선했다.

삐라에는 북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얘기를 담았다. 6.25전쟁의 비밀,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의 숨겨진 가족 내막, 남한의 눈부신 발전상, 예수 구원의 복음 소식 등을 담았다. 이 얘기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주민에게는 충격적이다. 그는 오로지 풍선 삐라에 이 얘기들을 담아 북한 해방과 복음화를 꿈꾸었다. 그의 노력은 많은 오해와 좌절을 가져왔지만, 풍선 삐라는 북한선교에 있어 대표적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많은 교회가 여전히 이 사역을 통해 북한선교의 보람을 거두고 있다. 한 사람의 희생 덕에 복음이 북한 땅에 뿌려지고 있다.

그의 풍선 삐라 기술은 대북활동을 하려는 모든 분들에게 값없이 공개되었다. 공중에서 일어나는 기류의 비밀까지 분석하는 노하우도 가르쳤다. 북한동포에게 진실과 진리를 알려줄 수 있다면 그는 무엇이든 아까워하지 않았다. 한 알의 밀알로 자기를 희생하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탈북자 크리스천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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