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코미우스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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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코미우스 수도원
  • 황의봉 목사(평안교회)
  • 승인 2016.11.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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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수도원운동(4)

파코미우스(St. Pachomius, 290?-346)는 안토니우스의 은둔식 수도원을 좀 더 개혁한 사람입니다. 그는 대표적인 사막교부인 안토니우스의 생애기간 중에 활동했고 안토니우스보다 10년 전에 사망했습니다. 그는 수도원 자체 내의 운영에 있어서 사회성을, 교회와의 접촉에 있어서 기여성을 강조했습니다. 파코미우스는 292년경에 테바이드의 불신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스무 살 때 콘스탄티누스를 대항하여 싸운 맥시민 군대에 배속되어 군인 생활을 하던 중 테베에서 기독교인들의 사랑에 감동되어 그리스도를 영접하였습니다.

그는 제대 후 세례를 받고 313년에 당시 가장 유명한 은둔 성자 팔레몬을 찾아가 수도생활의 교훈을 닦은 후 325년에 고행자가 되어 나일강 테바이스지역의 섬에 있는 황폐한 시골 마을을 찾아가 거기서 팔레몬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후에 팔레몬이 고향으로 돌아간 후에도 파코미우스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수도원을 세워 수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이 수도원이 매우 호평을 얻자 다른 몇 개를 또 세웠고 그는 중앙 수도원을 만들어 거기서 자신이 세운 수도원들을 관장하였습니다. 수도원은 높은 담을 쌓고 그 안에는 이삼백 명의 수도사들이 있었는데 파코미우스가 죽을 무렵(346년)에는 10개 가까운 수도원에 모두 3천명의 수도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녀원도 나타났습니다. 그는 수도생활을 열망하는 이들과 함께 기꺼이 미지의 세계를 열어 갔습니다. 파코미우스는 은둔자들을 모아 공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운영은 안토니우스 때와는 다르게 공동으로 하였습니다. 각 수도원에는 교회, 식당, 도서실, 취사실, 제빵소, 창고, 진료소, 작업장들이 있었습니다. 전체 수도원장이 있어서 후계자를 직접 임명하며, 수도원마다 원장이 있었습니다. 수도사들은 검소한 제복을 입었고 한 방에서 세 사람씩 앉은 채로 잠을 잤습니다. 수도사 지망생들은 3년의 견습 기간이 지난 뒤에야 받아들여졌는데 문맹자들은 글을 배웠고 성경 구절을 연구하고 암송해야만 했습니다.매일 규칙적으로 단체기도 시간이 있었고 노동은 필수적인 의무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심한 금욕을 하려 하였고 거의 잠도 자지 않으려 했지만 극단적인 금욕은 금지되었습니다.

음식은 하루에 두 끼였고, 술과 고기는 무엇이든 금지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은 단체로 금식을 하였습니다. 절대적인 복종과 순결과 청빈이 요구되었는데 이렇게 하여 수도원의 새로운 기원(紀元)을 이룩하였습니다. 사막의 은둔 수도자들이 금욕과 고행을 통해 하나님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를 소원했다면 파코미우스 수도원의 수도자들은 공동생활을 통해 사람의 일상적 삶 안에서, 그리고 일상의 음식을 완전히 외면하지 않고 약간의 고기와 빵과 소금과 물을 먹으며, 노동과 일정한 규율 안에서 공동수도를 행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파코미우스 수도원운동은 사막의 개인적인 은둔 수도운동이 하나의 형태를 가진 공주(共住)수도운동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들은 개인적인 은둔 수도의 고행보다 수도원이란 공동체적 삶을 지향했습니다.

파코미우스 수도원 운동은 수도사들이 개인 방에 거하거나, 개인 기도를 의무적으로 하고, 일요일에만 성찬을 행한 일 등은 다른 은둔 수도자들과 동일 선상에 있지만, 이 공동체에 가입하고자 하는 인물은 누구나 전 재산을 완전히 포기하고 상사에게 절대 복종할 것을 서약했습니다. 구성원들은 모두 육체노동을 해야 했으며 그 어떤 사역도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기본 규칙은 상호 봉사였으므로 비록 명령하는 위치에 있는 자라도 절대 복종의 서약에도 불구하고 하급자들을 섬겼습니다. 이렇게 파코미우스로부터 시작된 수도원 제도는 보편화 되었고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팔레스틴 및 시리아에 두드러지게 많이 생겨났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수도원 제도 이전에 금욕주의 성격이 강했던 지역이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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