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도 사랑이 필요하다
상태바
스피치도 사랑이 필요하다
  • 박찬석 박사(한국교회 스피치&커뮤니케이션 연구소장)
  • 승인 2016.11.09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3.‘Yes, but ... 스피치’와 ‘No, but ... 스피치’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 7:12)” 성경 신구약 66권의 말씀을 한군데 모아 한단어로 표시한다면 ‘먼저 대접하는 사랑’일 것이다. 우리 일상의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은 ‘말’이다. 단 둘이 마주 보고 하는 대화도 있고 소수의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스피치도 있고 대중을 상대로 외치는 연설이

나 설교도 있다. 모든 스피치의 최종 목표는 긍정적 스피치 분위기에서 설득을 통한 청자의 긍정적 행동을 기대하는 데 있다. 스피치에도 사랑이 있어야 한다. 사랑은 먼저 대접해 주고 인정하고 세워 주는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우리 사회는 남을 배려하기보다는 나를 먼저 챙기고 내 이익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경향이 더 심해지고 있다. 갈수록 더해가는 나 중심 계산으로 우리의 인간관계가 점점 더 삭막해지고 있다. 사회 지도층의 부조리와 부정을 방지하고자 제정된 ‘김영란 법’의 시행으로 각자 지불하는 ‘더치 페이’를 위해 식당 계산대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상대의 배려보다는 내 몫만 챙기고자 하는 우리의 속마음이 겉으로 들어난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Yes, but ... 스피치’가 있다. 상대방 화자(speaker)가 하는 말이 청자(listener)의 의견과 다를 때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화법이다. 비록 상대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 할지라도 먼저 상대방 스피치 내용을 인정하여 상대가 긍정적 마음을 가지게 한 후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이다. 상대방 스피치에서 배려받은 청자는 화자에게 긍정적 마음으로 반응을 보내게 되어 화자와 청자 모두 기분 좋은 대화를 이어 갈 수 있다. 그러나 노련하지 못한 화자는 상대방의 의견이 나와 다를 때, 먼저 부정(No...)하고 이후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No, but ...스피치’ 화법을 좋아한다. 자신의 의견이 무시됐다고 느끼는 화자는 좋은 기분에서 대화를 진행하기가 어렵고 가능한 상대의 말에서 허점을 찾아 더 강하게 공격을 하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더구나 상대방의 의견이 나와 다르든지 같든지 무조건 상대를 부정하는 ‘No...’로 시작해 상대방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어 긍정적 인간관계 발전을 막는 ‘No, but ... 스피치’ 화법을 고집하는 사람이 있어 안타깝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학교 심지어 교회 안에까지 상대의 배려와 사랑이 결여된 ‘No, but... 스피치’의 확산으로 더욱 차가워지고 시끄러워지고 있다. 상대를 배려하면서 내 의견을 전하는 스피치가 더욱 더 절실히 필요한 때다.

스피치에도 사랑이 있어야 한다. 2016년 차가운 겨울을 맞으며 우리 사회는 따스한 사랑이 담긴 ‘Yes, but... 스피치’를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이 일은 한국 교회에서 시작될 수 있다. 교회는 따스한 사랑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