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국정농단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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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국정농단 책임자”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11.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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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감리교 등 8개 교단 ‘시국선언문’ 발표…12월 8일 시국기도회 개최
▲ 예장통합, 감리회, 구세군, 성공회, 기장 등 8개 교회협 회원교단은 3일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순실 사태에 최종 책임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천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기독교계 안에서 시국선언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시국선언에는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박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구세군,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서대문), 기독교한국루터회 등 8개 회원교단은 3일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공동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8개 교단장이 참여한 시국선언은 ‘대통령께 드리는 고언(苦言)’을 제목으로 경어체로 기록돼 발표됐다.

시국선언문에서는 “대통령님은 우리의 믿음을 저버렸습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셨습니다. 이제는 다만 인간 박근혜의 새로운 삶을 위해 열심히 기도할 것입니다”라면서 “대통령도 피해자라는 표현이 있지만 그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의 잘못의 책임을 미루지 마십시오”라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했다.

최근 청와대 비서진 교체와 개각과 관련해서도 밝히며 재차 대통령이 최종 책임을 있음을 강조했다.

교단장들은 “법의 심판을 받으십시오.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분연히 일어나 책임을, 죄를 물을 것입니다. 제발 그때까지 기다리지 마십시오”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또한 “한국교회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준엄하게 비판해야 하는 선지자적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도 그 역할은커녕 오히려 교회 자신의 옹위를 위해 권력의 편을 드는 보좌역을 했던 것을 회개한다”고도 밝혔다.

교회협 이동춘 회장은 “엄중한 시국에 교회협 회원교단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라를 걱정하고 기도하는 것이 사명이자 의무라고 생각해 시국선언을 갖기로 했다. 시국선언을 계기로 나라가 더 안정되고 앞으로 더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선언문에서는 ‘탄핵’, ‘하야’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법적 책임을 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 대한성공회 김근상 의장주교가 교단장을 대표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서는 성공회 김근상 의장주교는 “선언문을 봐서 알겠지만, 본인 스스로 잘못을 했으니 (대통령이) 나를 조사해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모든 국민이 인간 박근혜를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기대가 있다. 그렇게 되도록 교회가 기도하자는 것이 선언문의 중요한 내용이다”라고 완곡하게 설명했다.

기자회견 후 만난 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선언문에서 언급된 책임은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내려와 한 개인으로 돌아가야 하는 의미가 담고 있는 것 아니겠냐”며 사실상 '하야' 의미라고 전했다.

교회협은 12월 8일 회원교단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참여하는 시국기도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그 사이 11월 중에 각 지방에서 열리는 기독교 단체들의 시국선언과 기도회를 측면에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보수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하루 앞선 지난 2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최순실 사태에 대해 비판 입장을 밝혔다. 양 단체 역시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으며, 박 대통령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한교연이 더 강한 입장을 피력했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

대통령께 드리는 苦言 

박 대통령님 이런 정도 까지는 아닐 것이라 믿었습니다. 
취임이후 그래도 우리 대통령이라는 애정과 믿음으로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모든 기독교 가족들은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가끔 우리를 실망시킬때도 “아니야! 분명히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겠지”하며 대통령에게 희망을 거두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데 대통령님은 우리의 믿음을 저버렸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대통령님께 희망을 두지 않습니다. 서운해하지 마십시오. 정말 잘못하셨습니다. 대통령으로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셨습니다. 이제는 다만 인간 박근혜의 새로운 삶을 위해 열심히 기도할 것입니다. 더 이상 불행한 삶을 사시지 않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그랬습니다. 대통령께서 칼부림을 당할때에 아버지 어머니를 어떻게 잃었는지 국민들은 다시 기억해 냈습니다. 그 고통과 슬픔, 분노를 모두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대통령님이 불쌍하다 했습니다. 그렇게 아픈 대통령님을 옆에서 가족처럼 보살펴주고 위로해주니 그런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여 했습니다. 모든 사탄은 그 기전엔 천사같은 역할이 있다는 것을 아셨어야 했습니다. 혹자는 그래서 대통령도 피해자라는 표현을 했다들었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수치와 분노 때문입니다. 정말 그렇게까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통령 잘못입니다. 내각에도 당에게도 친박에게도 비서진에게도 비선 실세에게도 최씨 일가에게도 책임을 미루지 마십시오, 어느 누구보다 대통령의 잘못입니다.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그렇게 청와데 비서진을 교체하고 개각을 하셔도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이 숨겨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큰 잘못을 만드시는 것이며 더 많은 죄인들을 만들 뿐입니다. 제발 스스로 손을 묶고 발을 묶어주십시오. 그래야 이 나라가 삽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시 권력자들과 종교지도자들을 그렇게 질책하셨습니다. 아니 분노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힘을 가져서가 아니라 힘을 잘못 사용해서 그랬습니다. 그러면서도 예수님은 그들을 예루살렘을 지극히 사랑하셔서 지키고 싶어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예루살렘이 보이는 골고다 언덕 위 십자가에서 처형당하셨습니다. 저희가 처형당하는 심정으로 대통령께 마지막 기회를 드립니다. 책임지고 법의 심판을 받으십시오.

부끄럽게도 저희는 늦었지만 기독교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려 합니다. 분명 잘못된 부분에 대하여는 준엄하게 비판해야 하는 선지자의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도 그 역할은커녕 오히려 교회 자신의 옹위를 위해 권력의 편을 드는, 아니면 아무일 없는 듯 용비어천가를 불러댄 비굴한 보좌역을 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참된 국격을 위해 종교의 본연에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다윗왕을 꾸짖은 나단선지자의 심정으로 대통령님께 간곡하게 애정을 담아 이렇게 청합니다. 대통령님 책임지셔야 합니다. 

정말 이 나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아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마지막 헌신을 보여주십시오. 누구를 탓하기 전에 대통령께서 친히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아니면 국민들이 분연히 일어나 책임을, 죄를 물을 것입니다. 제발 그때까지 기다리지 마십시오. 

지금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아니면 대한민국이 망합니다. 대한민국이 병들어 죽습니다. 국민의 행복을 최고의 가치를 두셨던 대통령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토록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살리고 싶으시다면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아 대한민국, 대한민국. 주여 이 나라를 축복하소서 

2016년 11월 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이동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이성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전명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권오륜 
한국구세군 사령관 김필수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김근상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동춘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 오황동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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