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칼럼]왜 아이들은 교회에 와서 고통을 털어놓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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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칼럼]왜 아이들은 교회에 와서 고통을 털어놓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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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0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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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믿음으로 키우는 빵과 기도-31

얼마 전 인천의 한 동네에서 15살, 3학년 중학생 A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B라는 아이에게 끝도 없이 언어폭력을 당한 것이 드러났으며, 그것이 자살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뉴스만 보면 A는 이혼 가정에서 아빠와 산 듯 합니다. 그러니 A의 마음이 참 힘든 상태였을 겁니다. 그러나 B는 친구를 감싸주기는커녕, 그에게는 공격하기 좋은 원인을 찾은 것 뿐이었습니다. 

나는 이 짧은 지면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B에게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첫째, 왜 B는 친구의 아픔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친구의 아픔을 무시하고, 공격하며 심지어 목숨을 끊게까지 몰고 가는 근거로 삼은 걸까요?

둘째, 왜 B는 “내가 그리로 갈게. 너 때리러 간다니깐 X신아. 내가 애들 데리고 갈 테니까 합의금 더 받고 싶으면 애들한테 맞든가 학교 가서 신고해. 합의금 그런 거 안 무서워. 나 빵(구치소)에 가면 되니깐!”이라며 자신의 인생이 일찌감치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걸 전혀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을까, 어떻게 이토록 자신의 인생을 함부로 오물통에 던져버리는 걸까? 라는 문제를 생각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의 부재, 더 자세히 말하면 ‘자신에 대한 사랑 없음, 전혀 없음! 자신에 대한 존중감 전혀 없음. 자신의 미래에 대한 희망 전혀 없음!’ 이 아니고 무엇이겠나요?

자신의 아픔에 민감한 아이는 친구의 고통에도 민감합니다. 자신의 것을 지킬 줄 아는 아이는 친구가 지키려는 것도 지켜주려 애씁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늘 생각하는 아이는 친구의 미래도 함께 생각할 줄 압니다. 하지만 B는 ‘불쌍하게도’ 이러지 못했습니다. 신문에는 B의 악행만 보도되었지만, 분명 B도 악마가 될 정도로 삐뚤어진 이유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 B처럼 ‘자신에 대한 사랑 없음! 자신에 대한 존중감 없음. 자신의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음!’이라는 중병을 앓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입니다. 암이나, 교통사고, 심지어는 여드름조차 겉으로 드러나기에 치료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3가지 부재’의 병은 무서운 전염병, 사망률 높은 병인데도 사람이 죽기까지는 알기 힘듭니다. 치료방법도 애매모호합니다. 더구나 이런 무섭고 슬픈 소식에 세상 사람들이 점점 무디어져 가거나,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습니다.
 
우리는 전염병이 돌면 ‘역학조사(전염병의 발생 원인과 역학적 특성을 밝히는 일. 이를 토대로 합리적 방역 대책을 세우는 것이 목적이다)’라는 걸 합니다. 그렇다면 ‘3가지 부재’에 대한 역학조사도 해야 합니다. 1년의 3분의 1 정도를 전국 곳곳의 청소년을 만나는 제 관찰과 생각으로는 ‘가정과 신앙’으로 결론 지어집니다. -물론 100%는 아닙니다.

가정의 평화와 어지러움, 이것은 포도나무에서 포도나무가 열리고, 개살구나무에서 개살구가 열리는 것처럼 더 분명한 비유가 있을까요?

그런데 아무리 가정이 지옥이라고 해도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비상구가 있는데, 그것은 책과 신앙입니다. 불구덩이같은 가정에 사는 아이라 해도 책을 사랑한다면 그 아이는 B처럼 구부러진 인생이 되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비상구인 신앙도 마찬가지 역할을 합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요즈음 청소년 중 교회를 통해, 목사님이나 전도사님들을 통해, 성경과 찬양과 기도를 통해 살 소망과 미래 희망을 얻었다는 고백을 왜 이리 듣기 힘든지요? 심지어는 교회에 다닌다는 아이들이 어찌 교회의 그 누구에게서도 위로받지 못 한 채 허공으로 그 작은 몸을 스스로 던져버리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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