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급제도, 차세대 목회자들 위해서도 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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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급제도, 차세대 목회자들 위해서도 꼭 필요”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6.10.2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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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윤 ‘바람직한 은퇴문화 정립을 위한 발표회’

현해춘 원로목사, 목회자들만의 ‘비 재무자산’ 중요성 강조

현재 주요 교단들의 은퇴 목회자 수는 6천5백여 명. 예장 통합총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은퇴 목회자의 68%가 “노후 대책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나마 자녀들의 지원이 있는 경우는 35%. 하지만 ‘열악한 후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고, 20%는 정부의 빈민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교회와 사회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목회자 은퇴’. 목회 일선에서 물러난 은퇴 목회자들은 은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리고 어떤 은퇴가 바람직한 은퇴라고 생각할까.

한국교회목회자운리위원회(위원장:전병금 목사)가 지난 27일 개최한 발표회에 참석한 현해춘 원로목사(등마루교회)는 은급제도가 은퇴 목회자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이긴 하지만, 차세대 목회자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 목사는 “은퇴 및 복지제도가 잘 돼 있는 종단은 원불교, 불교, 가톨릭, 개신교 순”이라는 한국종교연구실태를 인용하면서, “한국 개신교회도 막차를 탄 셈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하고, “힘겹고 어려운 장애 요인들이 많이 가로놓여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 교회는 이 일을 포기하거나 좌시해서는 안 된다”며 교단들의 조속한 은급제도 마련과 시행을 촉구했다.

그리고 “안정적인 목회자 은급제도가 은퇴 목회자들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차세대 목회자들이 안심하고 목회활동을 계승해 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면 과제이기도 하지만 미래 세대의 목회를 위한 대비책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현 목사는 목회자들의 안녕과 질서가 앞으로의 한국 교회 성장에 사활을 좌우하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보았다. “재정, 전문인력, 은급제도, 국가 지원 등의 문제가 여러 면에서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연구와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면서, 개 교회들 또한 “평생 외길 인생을 살아온 성직자들의 노후와 은퇴 계획에 대해 더 깊은 배려와 성직의 권위와 존엄성, 그리고 교회의 사회적-영적 책임을 위해 공동체적 책임을 갖고 기도와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 은퇴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한 은퇴 목회자들에 대해서도 꼼꼼한 준비를 당부했다. 현 목사는 재무자산 못잖게 중요한 비 재무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목회자들의 실질적인 노후를 보장할 재무자산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신앙, 인품, 경험, 연륜, 지식, 건강, 가족, 친구, 인간관계 등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목회자만의 비 재무자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 “이런 중대한 것들을 놓치거나, 아주 쉽게 포기해버리고, 재무자산에만 몰입하거나 편중된 은퇴 계획을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꼬집었다.

그리고 “노후의 경제적 안정과 재무자산만을 기대하는 은퇴 설계보다, 우리의 풍부한 인생 경험과 비 재무사산들을 남은 생에 다시 한 번 사회에 환원하는 리타이어(Retire)를 생각해보자. 은퇴 후 사회에서 받아야 할 예우나 대접을 생각하기보다, 생각을 바꾸어 적극적으로 우리에게 잠재돼 있는 또 다른 자산을 개발해, 생의 활력을 되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원로)는 은퇴 목회자로서 윤리적인 바른 삶을 살기로 다짐하는 일곱 가지 다짐을 내놓았다.

△부와 명예와 권세의 유혹을 이기고, 평생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로 살 것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스스로 정직, 근면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정직운동에 적극 참여토록 격려하고 고무하는 지도자가 될 것 △교회의 재정은 교인들의 감시와 감독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개할 것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현대 사회의 온갖 유혹으로부터 자신과 가정과 교회를 지키는 순결운동에 앞장 설 것 △자녀나 친족에게 담임목사의 자리를 대물림하는 일을 하지 않을 것 △교회의 양적 성장주의 추구에 함몰되지 않도록 자기를 지키며 교회의 갱신과 진정한 부흥을 위해 말씀과 기도에 더욱 전념할 것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모든 관계에서 긍휼과 용서와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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