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
상태바
[기자수첩]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6.10.19 18: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 바이와 인천시는 협약을 맺었고,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여의도 1.6배 크기의 건설 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단체에서는 도시가 완공되면 국내 무슬림의 게토지역이 형성될 것이라 우려하며, 한국도 유럽처럼 각종 테러와 사회 문제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목소리를 내고있다.

우려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이미 영국 등 유럽 각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테러가 연이어 일어났고, 지난해 이 시기쯤에는 IS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서울 북한산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누스라' 깃발을 들고 사진을 촬영한 사건도 있었다. 더 이상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닌 점은 확실하다.

하지만 오히려 지나친 우려가 교회들에게 ‘이슬람 포비아’ 현상을 심어주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지난 15일 한국개혁신학회 학술 포럼에서 이슬람대책위원회 이만석 목사는 “이슬람의 악한 영의 정체는 분별해야 하지만 무슬림들은 우리의 이웃이며 우리의 형제자매들이자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며 “무슬림을 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이슬람의 악한 영에 속고 있는 불쌍한 형제자매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각종 언론에서도 거듭 거론됐듯이, 무슬림들 사이에서도 IS 단체는 ‘이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일부 교계에서는 모든 무슬림을 테러의 씨앗으로 생각하며, 그들을 선교 대상으로 보지 않고 ‘적’으로만 취급하는 모습을 보인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던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은 기독교인들이 말이다.

이란의 한 선교사는 과거 유대인을 증오하던 무슬림이었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란 내에서 크리스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무슬림이었던 사람도 예수님께서 사랑하시고 계심을 알 수 있다. 적절한 경계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을 배척하고 회개의 기회도 주지 않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고민해 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