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 방향전환 필요하다”

■긴급 점검 //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하는 한국교회 이인창 기자l승인2016.10.18l수정2016.10.19 02:33l13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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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개혁기 당시 본질을 잃어버린 가톨릭교회를 철거하는 모습을 담은 플랑드르의 판화 작품(1566년). 한국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은 교회본질을 회복하는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개별 중심 기념사업 추진, 행사 위주 다수 아쉬워
교단 간 연대 기념사업 필요, 사회적 의제 다뤄야

세계교회는 10월 마지막 주를 종교개혁주간으로, 31일을 종교개혁기념일로 지키고 있다. 한국교회도 이에 동참하며 종교개혁 정신을 되새기는 기회로 삼는다. 특별히 올해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한해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9월 개최한 장로교단 정기총회에서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과 세부계획이 결의됐다. 예장 통합과 기장총회는 아예 제101회기 주제를 ‘종교개혁’에 방점으로 두고 교회의 회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교회 내의 교단과 단체들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일반 교인들에게는 종교개혁 500주년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관심도 크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또 정기총회에서 결의된 교단추진 사업들을 보면 대부분은 일회성 위주의 기념사업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고, 개별교단 중심사업인 경우가 많다. 기념행사만 우후죽순 열려 교회만의 잔치만으로, 그것도 교회 내 일부의 것으로만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유럽 종교개혁 성지를 다녀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교회 갱신과 초기 기독교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요구가 많은 때에 한국교회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며 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프로젝트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김경원 목사)는 교단들이 연합해 기념사업을 공동추진할 수 있는 논의기구를 준비하고 있다. 예장 통합과 합동, 기장, 고신, 기독교한국루터회 5개 교단의 종교개혁 기념사업위원장들이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더 많은 교단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오는 27일 개최되는 종교개혁 499주년 기념예배를 기점으로 교단들이 연대하는 기념사업을 본격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한목협 사무총장 이상화 목사는 “한국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교단 대표성을 가진 분들과 이야기해 나가게 된다. 단순한 기념사업을 넘어 한국교회가 실질적인 개혁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해야 하는지 방향성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특히 “한국교회 성도들 전체에게 교회 개혁의 불씨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대표성을 가진 교단들이 더 적극 앞장서 종교개혁 정신을 살릴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는 “종교개혁에 대한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개혁교회의 정신을 깊이 있게 다루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종교개혁에 대한 신학적 문서와 종교개혁가들의 사상을 생각해볼 여지가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사회적 의제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큰 교회 중심에서 벗어나 많은 교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디아코니아연구소 소장 홍주민 박사는 “종교개혁의 핵심적인 가치는 믿음으로 의에 이르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서는 믿음을 많이 강조하지만 사랑을 실천하는 데는 부족한 모습”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홍 박사는 “신앙과 사랑은 동음이의어”라며 디아코니아적 사역을 강조하고 “개신교 정신과 신학의 기초 위에 디아코니아 교회가 돼 민족의 화해와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며 찾아가야 한다”고 과제로 제시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이진형 목사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며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교회가 우리 안의 것만 바라보고 하나님의 창조세계라는 틀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환경을 비롯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교회 성장이나 내부적 고민만큼 생태적 교회, 녹색교회, 생태적 신앙에 대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며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종교개혁 기념사업 안에 생명을 살리는 노력이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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