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 정원수 줄여 ‘더 밀도 있고 깊이 있는’ 교육 진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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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 정원수 줄여 ‘더 밀도 있고 깊이 있는’ 교육 진행해야
  •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 실천신대 총장)
  • 승인 2016.10.07 11: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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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산다-목회자에게 듣는 신학교육 해법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교세는 갈수록 심각하게 감소하고, 교회마다 재정이 위축되어 허리를 졸라매며, 부채 증가로 인한 깡통교회가 양산되는 중이다.
 

▲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 실천신대 총장)

이로 인해 한국사회의 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이 보이지 않게 하락하는 중이고, 교계 안에서는 일할 교회가 없는 무임목사가 적체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는 가운데 위기 탈출을 위해 목회 생태계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무엇보다도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신뢰도 회복이다. 얼마 전, 교단 증경총회장 21명이 “우리는 신사참배를 가결하고 세속적인 금권과 교권, 하나님 앞에 영광을 돌리지 못하고 사회의 비난과 비판을 받는 잘못을 저질렀으며, 이 모든 잘못이 증경총회장인 우리들의 잘못이라는 죄책감을 금할 수 없어 하나님과 교회 앞에 회개합니다”라며 교회의 권위와 윤리성을 추락시킨 최초 참회의 윤리선언을 하였다. ‘다시 거룩한 교회로’라는 주제를 가지고, 개혁교회의 전통을 회복하자고 다짐을 했다.

그들은 왜 참회를 하였는가? 한국교회의 문제가 지도자들의 문제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개혁에 앞장서야 할 지도자들이 타락하여 개혁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들로 인해 선거, 정치, 교회의 사법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신학생 수급계획과 신학발전을 위해 지도자들이 앞장서야 하는데, 타락한 지도자들이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연고주의와 이권관계, 이해관계 등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신학대학들은 정원 줄이기, 커리큘럼 개혁을 하지 못한 채 망하는 줄 뻔히 알면서도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학교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의 목회자 수요와 공급이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있다. 교육부 인가 신학교를 비롯하여 무인가 신학교에서 해마다 배출하는 목회자 후보생이 수천 명에 이른다. 그동안 신학교 크기를 키우고 유지하기 위하여 늘려놨던 정원수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사역지의 수에 비해 과잉 생산된, 이른바 잉여 목회자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교인 수의 증가율은 낮은데 목회자만 늘어났다.

이를 위해서 각 교단과 교계는 체계적인 수급 계획을 세워야 한다. 먼저는 교단차원에서 결단해야 한다. 신학교 정원수를 줄이는 것이 교세감소의 반증이라는 생각을 버려야만 한다. 신학교의 정원수를 줄여 더 밀도 있고 깊이 있는 교육을 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교단이 정원을 조절하고 신학교는 여기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신학교 스스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교단과 신학교가 협력십자가만 꽂으면 교회가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사회에서 산업 인력 수급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연구하듯, 한국교회가 범교단적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신학교 교육에 있어 신학생 수급과 함께 목회자 재교육이 시급하다. 신학대 정원 감축만으로는 부족하다.

목회자 재교육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의 신학교육을 들여다보면 수백 년 전부터 내려오는 전통 때문에 개혁 내지 개선이 불가능해 보인다. 교의학 중심의 이론 신학으로 출발한 신학교 커리큘럼이 실천성을 요구하는 현대 교회의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상존하고 있다.

160여년 슐라이에르 마허는 창조적 목회를 위한 실천신학을 제창했다. 슐라이에르 마허에게 있어 철학적 신학은 비판적 기능을 가지는 뿌리이며, 이성을 그 총체성 사명을 가진 학문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둘째로 역사신학은 경험적 기능을 가지는 증거로 보고, 과거와 현재에 기독교가 어떻게 역사적으로 발전해 가야 하는지를 다루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실천신학은 기술적인 기능을 가지는 꽃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신학적 반성과정은 실천신학에서 비로소 본론에 도달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신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뿌리인 이론신학이 튼튼해야 할 것이며, 줄기인 역사신학의 경험적 기능을 발전시켜서 역사의 흐름과 방향을 바르게 판단하고, 정립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기능을 통해 결과적으로 교회가 살아나고, 교회에서 실제로 부흥과 성장과 결실이 나타나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서 왕성하여, 교회가 세상을 구원하는 선교적 사명을 완성하도록 해야만, 신학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

최근에 제3의 신학은 교회를 죽이는 신학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서구 신학의 쇠퇴와 함께 교회의 쇠퇴를 초래하게 되었다고 한다. 교회가 없어지면 신학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교회를 살리고 튼튼히 세우는 신학이 되고, 신학교와 교회가 협동체제를 갖추어 교회는 신학교를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신학교는 교회가 견고해지도록 신학 있는 교회를 세우는 공헌해야 한다.

또한 신학교육의 변화를 위해서는 신학교 교수들의 교회와 목회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필수적이다. 한국 신학교의 교수들의 학력과 연구사적을 보면, 체계적 수준에 이미 도달했다. 그러나 목회경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학생들과 교회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여서 신학교육의 현장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별히 교회들이 쇠퇴하고 교세가 감소되고 개혁교회도 부진하고 선교에 대한 열정도 식어가고,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위기의식이 팽배해지는 가운데, 과감한 신학교육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목사 재교육의 요청이 절실해지는 것은 지금까지의 각 교단 신학교에서 시행한 목사 양성 프로그램이 적절하지 못해서 현장에 맞지 않기 때문에 다시 필요한 목회자를 양성해 달라는 요청이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목회자를 양성해 달라는 것은 그동안은 신학교가 우수하고 유능한 목회자 양성에 주력했다면, 앞으로 다양한 목회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해서 목회 영역을 교회목회에만 치중하지 말고, 다원화 목회를 지향하면서, 다양한 목회 영역을 개발해서 다양한 목회신학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거기에 맞는 교역자를 양성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특수 선교분야, 복지, 문화, 교육, NGO, 스포츠, 환경, 노동, 산업분야, 의료, 생명 농업, 생협 등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목회자들을 양성해 파송해서 사회 전체를 견인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학생들의 경건과 절제훈련, 강도 높은 영성훈련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한국교계를 슬프게 하는 일들은 선교초기부터 우리 선배들이 청교도적인 신앙훈련을 통해서 순교적 신앙으로 한국교회의 기초를 튼튼히 세웠다.

목회자들이 신앙의 큰 본을 보이면서 교인들을 철저히 훈련시켜서 교인들은 목회자들을 뜨겁게 사랑하고 존경하여 교회 부흥과 기독교의 위상이 높아서 교회가 사회로 이끌어 나감으로 백성들이 교회를 흠모하여 교회에 희망을 두고 모여들게 되었다. 그것은 기독교 지도자들과 성도들의 윤리적 수준과 도덕적 능력이 사회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영향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국가 경제 성장에 발맞추어 교회로 잘 살아보자는 구호를 부르며 교회성장지상주의인 바알신숭배의 유혹에 빠져서 교회는 확실하게 경이적인 양적성장을 이루었으나 교회 영적으로나 내적으로는 병들기 시작했다. 로마교회가 팽창주의 빠져서 혼합주의 성향으로 경도되어서 세계적인 교회로 확장되었으나 예수그리스도의 교회의 본질에서 벗어나 왕국건설에 주력함으로 총체적 부패로 종교개혁을 초래하게 되었다.

다윗이 왕국 건설을 위해 하나님 백성들을 노예화하다가 결국은 바벨론 포로로 잡혀가면서 왕국의 종말을 초래하였다는 것과 같았다. 그리하여 예수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출애굽의 하나님의 하나님 백성을 해방시키심과 같은 하나님의 백성의 나라를 세워나가셨다. 

한국교회는 지금 바벨론 포로 상태에서 해방을 갈망하고 있다. 교권과 금권과 병든 제도권 교회로부터 탈출하여 하나님 백성 공동체로 거듭나야만 희망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기득권자들의 율법적인 제도와 관행들로부터 탈출해야한다. 바벨론 포로와 같은 성도들을 시켜서 광야에서 만난 하나님을 모시고 다시금 개혁의 기치를 들고 다시 시작해야지만 희망의 문이 열릴 것이다.

특히 인가받은 신학대학에서 배출되는 신학생 수도 많지만 비인가학교의 신학생 배출 수는 파악하기도 어렵고 조정하기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무자격 교역자들이 야기하는 문제가 기독교 전체에 끼치는 문제점들이 심각하며 기독교의 도덕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연합기구가 하나가 되어 공동으로 조절하고 개선해나가는 기능을 발휘해야 가능하다. 이러한 제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건전한 신학대학협의회가 연대해서 공동으로 목회자 수급계획과 교육과정 인턴십 과정들을 협의 교류하고 건전한 신학교육 풍토를 조성해나가야만 한국교회의 심각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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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사랑하는 사람 2016-10-07 11:30:25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학력은 취득하겠지만, 영성과 인성, 개척정신과 모험심, 그리고 목회적 사명은 오히려 나이들고 소명받은 무인가 신학교출신들이 났다고 본다. 무인가 신학교라고 무조건 나쁘게 보지 말고, 교단들이 법을 잘 정비하며 고등학교 이상 졸업한 분들이 저렴한 학비로 공부하여 개척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 미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