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서부터 공연장, 음악회까지…교회가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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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서부터 공연장, 음악회까지…교회가 변하고 있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09.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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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통해 복음 전하는 ‘오픈 커뮤니티 처치’들

국내 대다수 종교시설들은 평일에는 공간이 텅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교회를 지역사회에 문화공간으로 개방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교회가 늘어가고 있다. 교회의 본질이 선교인 만큼 ‘함께 하는 공간’으로 지역주민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것.

특히 다양한 문화 콘텐츠는 지역사회와 교회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젊은 세대들이 문화생활을 즐기는 곳으로 떠올리는 곳이 홍대라면, 미래사회에서 누구든 마음 편하게 들릴 수 있는 공간이 교회가 된다면 어떨까. 외국에서도 다양한 취미활동을 가르쳐주는 ‘오픈 커뮤니티 처치’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문화공간’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종교시설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 갤러리에서부터 공연장, 음악회까지, 교회가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역사회 내 ‘축제’의 공간으로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공덕감리교회(담임:박성규 목사)는 종교단체 문화 공간화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와 예술을 시민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공덕감리교회의 문화공간화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먼저는 한낮에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수요정오음악회’. 음악회는 종교문화 및 정서 함양을 통해 화합 분위기를 선도하고자 기획되었다.

매주 수요일 정오에 전문아티스트들을 초청해 진행된다. 지역주민들이나 교회 인근의 직장인들이라면 점심시간을 활용해 질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 또 공덕감리교회 공감홀에 마련된 카페에서 제공하는 커피와 음료는 기부형식으로 운영돼 나눔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로 공덕감리교회는 공감홀을 지역 내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민들과 문화예술로 소통하기 위해 열린 공간으로 개방하고 있다. 합창단, 연주자들의 연주와 연습공간, 각종 동호회원들의 모임장소로 대관하고 있다.

#듣는 것만이 아닌 ‘보는’ 교회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지나가는 행인의 발걸음을 사로잡는 교회가 있다. 대학로와 가까이 있는 한성대입구역 인근에는 골목골목마다 볼거리로 가득한 갤러리들이 줄지어 있다. 이곳을 지나가다보면, 예배당 분위기의 독특한 전시장을 발견할 수 있다. 평일에는 일반 갤러리와 동일하게 전시회가 열리지만 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예배가 진행된다. 갤러리교회는 ‘문화로 이웃과 하나 되는 교회, 삶과 예술에 바른 복음을 세우는 교회’를 플랜으로 내걸고 있다. 특히 많은 중대형교회가 부분적으로 공간을 문화 콘텐츠를 위해 활용하는 것과 달리 갤러리교회는 하나밖에 없는 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공유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최근에는 일주일에 두 차례 미술교실을 열어 미술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을 위한 배움의 기회를 주었으며, 지난 7월에는 노숙인들을 위한 의료시설인 요셉의원을 돕기 위한 특별전을 열기도 했다. 덕분에 갤러리를 찾아 전시회를 감상하다가 기독교에 관심을 갖고 예배에 참여하게 된 이들도 있다. 화가로 갤러리교회를 운영하는 박진원 전도사는 “‘오픈 커뮤니티 처치’를 표방했는데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주일만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평일에도 다양한 문화 활동을 매개체로 교회 문을 열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트스페이스노갤러리교회(관장:주희현 목사)는 평일에는 갤러리이자 공연장으로 사용되지만, 일요일에는 아트교회로 예배를 드리는 공간이 된다. 교회가 교인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주민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교회를 활용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주희현 관장은 “누구에게나 작품 전시나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프로필이나 장르를 묻지 않고 무료로 대관해준다”며 “신인작가나 무명작가들에게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주민들에게는 문화적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교회에 대한 시각을 넓힐 필요가 있다”며 “누구든지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교회가 될 때 복음 전파도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클 수 있다”며 종교시설의 공간 활용에 있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책’을 통해 대화를 시도하다

비기독교인에게 갑자기 성경책을 같이 읽자고 한다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론 장르나 분야별 종류에 대한 차이는 있겠지만, 책은 비신자들과 ‘대화’의 물꼬를 트는 좋은 접촉점이 될 수 있다.

수원열린교회(담임:김동명 목사)는 독서 소그룹모임을 통해 교회의 문을 개방하고 있다. 교회는 10개 그룹의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으며, 격주에 한 번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전체 참여인원은 40여명이며 교인은 이중 1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독서모임은 한권씩의 책을 읽고 토론시간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독서모임을 인도하는 김동명 목사는 면서 참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기도제목을 공유하게 된다. 또한 그는 ‘독서코칭’을 통해 참가자들이 1년에 80∼100권의 책을 읽도록 인도한다. 김 목사는 “책을 읽고 토론하다가 보면 자신의 삶의 문제나 고민에 대해서도 함께 나누게 된다. 또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건강한 세계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다”며 독서모임을 통해 느꼈던 보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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