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독립을 향한 한 여인의 ‘꿈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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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독립을 향한 한 여인의 ‘꿈과 사랑’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09.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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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회상’(홍성사/홍성아 지음)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암살에서부터 최근 개봉한 동주, 귀향, 밀정에 이르기까지 일제의 잔혹한 탄압과 고문 속에서도 나라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민족적 비극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기독교인들의 역할이다. 3.1운동을 비롯해 애국계몽운동, 물산장려운동과 신사참배 불참여운동 등 민족의 독립을 위해 중점적인 역할을 해왔다.

개신교 선교 130주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기독교인들의 꿈과 사랑을 다룬 기독교 역사소설이 출간됐다. 소설 ‘눈의 회상’은 일제강점기 고아로 자라 여성교육에 헌신하는 ‘인설’의 꿈과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여주인공 인설은 러일 전쟁 발발로 전쟁터가 되어버린 평양 근교의 눈밭에서 발견되며, 선교사가 세운 평양 최초의 미션스쿨인 평안 여학교에 보내져 양육과 교육을 받게 된다. 인설이 평안 여학교 졸업반이 됐을 때 교회에서 통역 봉사를 하다가 한 독립운동가의 도피를 돕는 일에 연루된다. 이 일을 추진하며 만나게 된 사람이 오현과 이태성 두 남주인공이다. 독립운동가의 도피를 돕다가 세 주인공들이 만나게 되며, 현이 위태로워진 인설을 구하다가 일경을 죽이게 되어 도피와 독립운동의 목적으로 만주로 떠나게 된다. 현과 인설은 첫 눈에 호감을 갖게 됐지만 서로 알아갈 시간도 없이 헤어지게 된다.

소설의 클라이맥스는 3.1운동이 일어나는 1919년 평양이다. 인설은 평안 여학교의 학감이 되어 학교의 인정을 받으며 활동하는 한편 현이 빨리 그녀를 찾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인설은 학감으로서 평양에서의 만세시위준비에 적극적으로 앞장선다. 만세운동에 적극적인 여학생들과 태극기를 만들고, 지역 유지와 유림들을 찾아다니며 동참을 호소한다.

그 무렵 인설은 북간도 명동으로 간 여성 독립운동가로부터 편지를 받는데, 그녀는 간도지방에서 기독교가 공산주의 사상가들에게 탄압받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인설과 친분 있는 현에게 기독교인에 대한 탄압을 그쳐달라고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그 사이 현은 부대를 이끌고 항일 한중연합군에 합류했는데 원치 않게 공산군(국민혁명군)에 배치된다.

처음에는 러시아 공산당에 의해 많은 동료를 잃었던 일을 생각하며 괴로워했지만 점차 공산군 부대가 한인들을 만주군벌지주들의 횡포로부터 보호해주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만족한다. 그러나 중국 공산군들은 기독교에 대해 적대적이었고, 한인촌의 기존의 기독교 기반을 허물고 공산주의로 접수하라는 지침을 내리게 된다. 그 후 1938년 의주에서 극적으로 재회하게 된 인설과 현. 하지만 현이 소속된 항일 항중연합군 팔로군이 의주를 점령하면서 현은 즉결처분의 대상이 된 인설과 마주하게 된다.

소설 ‘눈의회상’에서 인설을 비롯한 세 인물의 설정은 허구이지만, 1904년 러일전쟁 무렵부터 1938년 의주까지, 조선과 만주, 중국에서 일어났던 실제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또한 3.1운동부터 전국의 만세운동, 만주 명동촌 개척이나 세부적인 독립운동 내용까지 기독교가 한국 근대화와 독립운동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를 생생하게 짚어내고 있다.

지난 21 홍성사 출판간담회에서 만난 작가 홍성아 목사는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은 진정한 ‘기다림’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며 “30년간 서로를 자주 보지 못하면서도 기다리는 인설이 현을 사랑하는 마음, 현이 온다는 것은 곧 대한민국의 독립이 전제돼 있다. 기다림이 우리 삶의 큰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기독교인들이 독립운동의 일선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존귀한 사람이고 존귀한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개신교 선교 130주년, 광복 70주년이 지난 지금 민족의 독립을 위해 고난을 무릅쓰고 헌신한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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