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익 "인생의 후반기는 나눔에 헌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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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인생의 후반기는 나눔에 헌신할 것"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9.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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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재단 설립, 22일 설립예배 드리고 본격 행보

지난 5월, 47년간의 목회를 마치고 은퇴한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가 가난한 목회자와 신학자, 아픈 아이들을 위한 사역에 남은 인생을 바치기로 다짐했다.

이 목사는 최근 자신이 설립한 희망나눔재단 설립감사예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단 설립의 목적과 앞으로의 사역 포부를 밝혔다.

희망나눔재단의 사업은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세미나 및 작은교회 방문 사업인 ‘목회자 세움 프로젝트’ △농촌교회 목회자 자녀를 위한 장학금 후원사업 △국제 학술지 등재논문의 연구비와 신학서적 출판비를 제공하는 신학자 학술지원 프로그램 △북한 및 동남아 어린이를 위한 영양쌀 지원 및 심장병 치료 지원 등 크게 네 가지다.

▲ 이정익 목사가 지난 22일 자신이 설립한 희망나눔재단 설립감사예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단 설립의 목적과 앞으로의 사역 포부를 밝혔다.

이정익 목사는 먼저 “47년 목회를 마치고 남은 여력을 한국교회에 쓰고 싶다는 생각에 재단을 이루게 됐다”며 가난한 목회자와 신학자를 돕는 일은 “늘 빚진 심정으로 생각해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목회의 길에서 주저앉아 있는 이들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멈춘 자동차를 다시 달리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해왔다”며 “어려움에 지친 이들에게 돈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 근본적인 도움을 주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 목사는 희망나눔재단 사역을 통해 직접 찾아가고 격려하고, 들어주는 사역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미 여러 교회를 순회했다. 방문을 요청한 교회를 포함해, 5명의 중견 목회자 그룹(목회이사)이 선정한 미자립 교회들을 찾아가 사역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보통 저희가 방문할 때는 아주 어려운 교회를 갑니다. 혼자 가는 게 아니고 장로님들을 대동하고 가지요. 예배를 함께 드리고 장로님들로 하여금 헌금도 하시도록 독려합니다. 저도 헌금을 하지만 전액 다 헌금으로 드리기보다 나머지 금액은 사모님에게 드립니다. 가서 보면 참으로 열악합니다. 현장에서 돌아와 판단해볼 때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신촌교회에 연락해서 계속 돕도록 하고 있습니다.”

찾아간 교회에서 이 목사는 돈만 전달하고 오지 않는다. 반드시 목회자로부터 고민을 듣고 속에 있는 이야기를 토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특히 이 목사는 “중요한 건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목회의 야성을 되살리는 일”이라며 “목회자들의 자신감을 세워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고달픔 속에 있는 자녀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데 사역의 방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희망재단의 또 다른 사역 대상은 열악한 환경에서 학문의 길을 가는 신학자들이다. 이정익 목사는 “시니어 교수들은 월급도 많이 받고 형편도 괜찮지만 논문은 많이 쓰지 않는다. 대신 논문은 강사급들이 쓴다”며 “시퍼렇게 날선 학문의 칼날을 가진 분들이 좋은 학술적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일을 위해서는 5명의 전현직 신학교 총장들이 지원에 나선다.

국제구호 NGO ‘글로벌 비전’을 통해 해 왔던 북한 어린이 ‘영양 쌀’ 지원이나 동남아 어린이 심장병 치료 등의 사업도 희망나눔재단이 협력하여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희망나눔재단에는 손인웅 총장(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과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 김경원 목사(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등 7명의 실행이사와 김명용(전 장신대 총장) 유석성(전 서울신대 총장) 등 5명의 신학이사, 이형로(만리현성결교회) 임종기(서울성결교회) 목사 등 5명의 목회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재단 재정은 설립자 이정익 목사의 재정 헌납금과 후원자의 후원금, 그리고 기타 수입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과 관련해 이정익 목사는 "제가 평안하게 목회를 했기에 거기에서 주어진 많은 은혜들, 제가 가진 것들을 우선 다 털어 넣으려고 한다"며 "나중에 부족할때면 몰라도 가능한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고 일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또 "이 일은 목회 인생에서 가장 보람으로 남을만한 일"이라며 "하나님이 주신 좋은 생각과 기회, 열정을 다해 인생의 후반전을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 지난 22일 신촌성결교회에서 열린 희망나눔재단 설립감사예배에서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여성삼 목사가 설교를 전했다.

한편 이날 신촌성결교회 아천홀에서 진행된 재단설립 감사예배에는 교파를 초월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여러 목회자들이 참석해 앞으로의 사역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부 예배에서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여성삼 총회장이 설교를, 한국교회연합 조일래 대표회장이 축도를 전했다. 2부 설립식에서는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를 비롯해 손인웅 총장, 박종화 목사, 노세영 총장(서울신학대학교) 등이 축사를 전했다.

김삼환 목사는 “이정익 목사님은 많은 은혜를 받으셨다. 목회에 유종의 미를 잘 거두시고, 이제 그 받은 축복과 은혜를 한국교회에 돌려 뒤따르는 목회자와 소외된 이들에게 베풀게 됐다”며 “앞으로의 사역을 기대하며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손인웅 총장도 “한국 교회는 그간 많은 은혜를 받았다. 이제는 ‘복받으라’는 설교보다 ‘나누어주라’는 설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희망나눔재단을 통해 더 많은 성경적 나눔이 교회를 통해 흘러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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