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학 석사 교육 개혁이 핵심… ‘성경 66권’ 중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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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학 석사 교육 개혁이 핵심… ‘성경 66권’ 중심돼야
  • 지형은 목사
  • 승인 2016.09.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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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㉕목회자에게 듣는 신학교육 해법
▲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한국 교회의 양적 성장이 정체된 시기를 대략 1990년 중반으로 본다. 그러면 지금은 성장 정체 후 20년이 지난 시점이 된다. 교회의 건강이나 교회다움에서 교인 숫자를 중심한 외형적 규모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교회 역사적으로 보면 외형적 교세가 성장하면서 동시에 교회의 본질에서 벗어난 모습이 대놓고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건 거의 틀림없이 교회가 병들고 타락하는 증상이었다. ‘한국 교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얘기는 70년대 후반 정도부터 있었다. 문제는 교회가 쇠락하는 증상의 시급성과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과 그래서 교회를 개혁하는 태도가 진지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교회와 신학의 관계
기독교 역사에서는 신학의 출발을 2세기로 본다. 신학은 그 출발부터 교회와 뗄 수 없이 연결돼 있었다. 교회를 공격하는 외부의 박해에 대하여 기독교 신앙이 반사회적이거나 인륜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설명하며, 교회 내부에서 독버섯처럼 피어나는 이단에 대하여 올바른 기독교 신앙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확정하면서 신학이 시작되었다. 말하자면 신학은 교회 안에서, 교회에 의하여, 교회를 위하여 존재하기 시작한 것이다.

종종 신학은 목회자나 신학자들에게만 연관된다고 보이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이 많이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의미에서 ‘신학하기’를 생각해보면 상황은 다르다. 기독교 역사에서 신학이라는 것이 시작될 때의 그 신학은 그런 것이 아니다. 기독교 신앙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것이 신학이라면 신학자뿐 아니라 현장 목회자나 소박한 한 그리스도인까지도 모두 신학에 연관된다. 기독교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어떤 단체든 기독교와 연관된 어떤 사람이든 신학에 무관할 수 없다.

그래서다. 기독교적인 모든 현상, 교회와 연관된 모든 현상은 사실 신학적인 상황을 갖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어떠하면 그 교회가 갖고 있는 신학이 그래서다. 어떤 그리스도인이나 기독교 단체가 어떠하면 그 개인이나 단체가 갖고 있는 신학이 그래서 그런 것이다. 한 시대 어느 문화권의 기독교가 갖고 있는 가치관과 세계관은 근본적으로 신학적인 태도와 관점에 걸려 있다. 교회와 신학은 결코 뗄 수 없는 하나다. 교회 개혁이라는 주제를 파고들 때 결국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가 신학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제대로 파고든 것이다.
 

신학 교육의 중심
대학원의 석사 과정에 설치돼 있는 목회학석사 과정이 모든 신학 교육의 심장이다. 영어 표현으로는 통상 ‘Master of Divinity’(M. Div.)라고 부른다. 이 과정의 목적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를 길러내는 것이다. 국내든 국외든, 좁은 의미의 현장 교회든 좀 더 넓은 의미로 선교지 사역을 포함하든, 현장의 목회 사역이 신학 교육의 중심이다. 이 과정이 얼마나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느냐를 중심으로 신학 교육의 건강을 가늠할 수 있다.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신학적 이론을 위한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상과 사유에서 그 시대의 모든 철학과 사조와 정신적 흐름을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이끌고 갈 수 있는 기독교 철학 또는 신학의 깊이가 반드시 필요하다. 신학을 공부하고서 제도권 목회자가 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리스도인 중에서 신학을 공부하여 좀 더 깊은 신앙적 논리와 식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면 교회가 더 탄탄하게 된다.
현장 목회자를 길러내는 목회학석사 과정에 신학 교육의 승패와 교회 개혁의 성사가 걸려 있다. 목회학석사 과정과 현장 교회, 이 둘은 공동운명체다. 아주 현실적인 상황을 생각해 보자. 현장 교회의 외형적 교세가 줄면 목회학석사 과정에 지원자가 준다. 목회학석사 과정에서 어떻게 훈련되어 목회자로 형성되느냐에 따라 현장 교회가 그렇게 만들어진다. 목회학석사 과정의 방향과 체질이 결국 현장 교회의 방향과 체질을 결정한다.

외형적인 교세보다 중요한 것은 성서에서 가르치는 교회의 본질이다. 복음의 말씀에 근거하지 않고 외형적 교세가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기복신앙, 자기 집단의 우월성, 인간의 이기적 심리, 일반 종교 심리 등을 목회 방법론에 대놓고 사용하면 신자 숫자가 늘기도 한다. 이런 교회의 교권과 금권이 신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신학자들이 그런 교회들의 성장 현상을 뒷받침해주는 신학적 시녀 노릇을 하면 심각한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런 상황은 결국 교회에 대한 ‘정당한 사회적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신자와 신학 지원자의 감소로 귀결된다.

신학 교육의 바로미터는 목회학석사 과정이다. 여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지금 당장 또는 단기간에 걸쳐서 교회의 외형적 교세가 느느냐 주느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의 계시적 진리인 성경 말씀의 가르침에 따라 교회다움과 신학다움을 지키며 깊어지느냐가 근본적인 문제다. 


목회학석사 과정의 개혁에 대한 제안
(1)66권 성경이 교육의 중심이 돼야 한다. 흔히 하는 말처럼, 신학을 공부하면서 성경에 대해서는 많이 공부하는데 성경을 공부하는 일이 너무 적다. 성서의 내용은 지금 여기에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다. 교회 공동체와 교회가 존재하는 사회와 오늘날의 세계에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다. 이 음성을 듣고 순종하는 훈련을 한편으로는 객관적으로 학문적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관적인 결단과 연관해서 신앙고백으로 지금 여기에서 헌신하는 일이 강조돼야 한다. 기독교 신앙은 그리고 교회의 생명은 말씀이 삶이 되는 일에 걸려 있는 것 아닌가 말이다.

(2)목회학석사 과정과 연관된 모든 운영이 자본주의적인 경영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의 거의 대부분 신학교가 일반 대학교의 운영과 경영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적 경영에서 경쟁은 필수며 성공을 위한 자기 관리는 핵심적인 문제다. 이런 분위기가 크게 흐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이 훈련되기 힘들다. 

많이들 제안하는 것인데, 적어도 목회학석사 과정은 전액 장학금으로 하여 수도원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여 전인적인 삶을 훈련시켜야 좋다. 이 과정에 지원하는 학생은 현장 교회와 교단과 신학교가 추천, 입학, 교육 과정, 과정 후의 목사 안수 등 모든 과정을 공동으로 관여하여 세심하게 작업해야 한다. 적어도 이들은 가치관과 세계관과 인생관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부합하는 교회의 지도자로 길러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오늘날의 세계의 일반적인 영역에서도 정신적 지도자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길러내야 한다.

(3)힘든 얘기지만 신학교 교수진에 대하여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신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에게 목사 안수는 거의 필수적일 것이다. 신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는 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목사 안수를 받는 데도 따로 또 기간이 필요하다. 신학교에서 교수로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박사학위를 빨리 받으려고 목사 안수를 위해서는 최대한 시간을 아끼며 살아온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 점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목사 안수를 편법으로 받은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남보다 이른 나이에 되도록 유수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아야 교수로 임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박사를 받기까지 영혼에 대한 목양적 애정이나 열정이 거의 없이 그저 자신이 대학 교수가 되려는 출세욕으로 공부한 사람이 신학교 교수로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람이 사람을 만든다. 제도도 영향을 끼치지만 결국은 사람이다. 자기 출세를 위하여 매진해 온 사람에게서 신학생들이 무엇을 배울까.

▲ 신학의 부재(不在)! 해결은, 본질적인 신학의 재건이다. ‘항상 개혁되는 교회’(Ecclesia semper reformanda)라는 명제가 작동하느냐에 한국 교회의 생사가 걸려 있다.

신학교 교수들이 바뀌어야 한다. 오늘날의 교회가 얼마나 심각한 어려움 가운데 빠져있는지를 깊이 생각하면서, 그리고 그런 상황이 자신들이 재직하고 있는 신학교의 상황 특히 자신들의 가치관과 인생관에 얼마나 깊이 연관돼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면서, 교수들이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거룩한 말씀 앞에 엎드려야 한다. 현장 목회자들 가운데 이런 점을 깊이 깨닫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 사람들과 더불어 절절하게 회개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한다.

(4)제도권 신학 교육을 대치하자는 것이 아니고 자극을 주어 새로운 신학 교육의 물꼬를 틀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한 가지를 제안한다. 신학 교육의 개혁에 절절한 문제의식을 가진 현장 목회자들과 신학교 교수들이 연대해서 대안적 신학 교육을 해보면 어떨까. 목회학석사 과정을 마친 사람들 가운데서 엄격하게 심사해서 뽑아 1년 정도 전체 삶을 훈련한다. 강의, 세미나, 훈련은 목회자나 신학자들이 자비량으로 하고 구체적으로 필요한 장소나 재정이나 그 밖의 사항은 여력이 있는 현장 교회가 감당하거나 서로 자기 돈을 내서 해결한다. 이런 사역에 소망을 두는 사람들이 돕기도 할 것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 신학의 부재(不在)! 해결은, 본질적인 신학의 재건이다. ‘항상 개혁되는 교회’(Ecclesia semper reformanda)라는 명제가 작동하느냐에 한국 교회의 생사가 걸려 있다. 그리고 여기에 신학 교육이 뗄 수 없이 연동돼 있다. 개혁되지 않으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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