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목회계획 수집의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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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목회계획 수집의 기초
  • 승인 2003.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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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새해 목회계획을 구상할 때가 됐다. 새해 목회계획은 각 교회의 처지와 형편, 목회자의 목회철학에 따라 다르게 수립될 것이지만 다음 두 가지는 공통으로 기초를 삼아야할 것으로 여겨진다.

첫째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한국사회는 문제가 없었던 때가 없었고 어렵지 않았던 때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이야말로 일제 통치 이후 가장 어려운 때요 어두운 때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념과 계층간의 갈등, 국론분열, 정치권에 대한 신뢰 실종, 가중되는 경제적인 어려움, 날로 과격해지는 의사표현 방법, 계속되는 시위와 파업, 사건과 사고들, 그 밖의 많은 문제들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

더 염려되는 것은 자연재해이다. 얼마 전까지는 태풍이 한반도를 향해 오다가 방향을 빗겨지나가거나 소멸되는 일이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1989년 7월의 태풍 주디 호이다.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1만 개와 맞먹는 위력을 지닌 A급 태풍이었는데 마침 장마철이어서 이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다면 장마와 맞물려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고흥반도에 상륙한 주디 호는 그 세력이 갑자기 약화되어 소멸되었다. 하나님이 막아주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작년 8월 태풍 루사가 한반도 내륙을 정면으로 관통하더니 올해는 매미가 남부지역을 강타했다.

그밖에도 많은 자연재해가 꼬리를 물고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올해 일조량은 예년에 비해 60% 미만이어서 농작물에 큰 영향을 미쳐 1995년 이래 8년만의 대흉작이 예고되고 있다. 하나님이 한반도에서 보호의 손길을 거두시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진다.

교회에 드리운 위기의 그림자도 날로 짙어지고 있다. 교세의 하강은 가시화, 가속화되고 있고 교회의 공신력은 저점에 이른 느낌이다. 점점 본격화되고 있는 주5일제 근무도 교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지 않다.

이런 위기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새해 목회 계획을 구상할 때 이점을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작은 변화와 작은 실천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필자가 고등학생일 때 4·19가 일어나고 애국을 외치는 사람들이 별안간 많아져서 여기저기에서 “동포여!" 외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때 교장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귓전에 울려 퍼지고 있다.

“여러분은 애국을 외치고 싶거든 조용히 나무 한 그루를 들고 남산에 올라가 심어라. 그것이 참된 애국이다!" 다니던 학교가 남산 밑에 있었는데 그 때는 나무가 없어서 산들이 벌거벗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 속해 있는 지방의 교역자들이 합동으로 노방전도를 나간 일이 있었다. 그 출발기도회에서 필자는 이렇게 기도했다.

“지금이 교회의 위기이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혁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은데, 개혁 소리 열 번 하는 것보다 전도 한 번 하는 것이 지금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는 일이고 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하소서!"

그렇다. 작은 실천, 작은 변화가 중요하다. 우리는 그 동안 너무나 말이 많았고 목소리가 높았다. 지금은 교회가 목소리는 좀 낮추고 허리를 최대한으로 굽혀 봉사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내년은 매클레이 선교사가 한국을 방문하여 고종으로부터 교육과 의료를 통한 선교를 할 수 있도록 허가 받고 알렌 선교사가 입국하여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한지 120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 교회는 이 나라를 위한 작은 봉사에서 시작되었다. 이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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