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신㉑ 역사를 통해 만난 하나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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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신㉑ 역사를 통해 만난 하나님의 사랑
  • 김창범 목사
  • 승인 2016.08.3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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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목사 /더미션로드 대표

필자는 분당의 한 교회를 도와서 5년째 탈북자 모임을 갖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역사, 경제, 문화 등 남한 국민으로서 알아야 할 기본 소양을 소개하고 나아가 성경말씀을 전했다. 약간의 교통비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평균 2백여 명의 탈북 형제들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한민국 건국과 이승만 대통령에 관해 일가견을 가진 한 전문가를 초청하여 이야기를 들었다. 김일성과 이승만 대통령을 비교한 건국의 진실을 새롭게 경청하고 모두가 감동했다. 북한이 선전하는 것과는 너무나 다른 이야기를 듣고 충격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며칠 후 이 모임에 참석한 한 탈북형제의 전화를 받았다. “나를 깊이 회개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았다”는 고백이었다. 그의 목숨은 그냥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이 민족의 앞날과 연계된 소중한 목숨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 벌목공 출신으로 한국에 온 지 벌써 16년이 넘는다. 그는 탈북 과정에서 14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러시아를 떠나 중국을 거쳐 동남아로 오는 과정에 분명히 잡혔어야 할 순간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기적 같이 벗어날 수 있었다. 러시아 경찰과 중국 공안에게 체포될 순간이지만, 하나님은 미리 피할 길을 주셨다.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으나 지금 생각하니 주님의 은혜라고 그는 솔직히 인정한다.

그의 광야 생활은 남한 입국 후에도 계속되었다. 적응하지 못했고 정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탈북의 연장선을 달려야 했다. 모든 탈북자들이 그러하듯 그 역시 돈을 버는 일에 혈안이 되었다. 안 먹고 안 쓰면서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애를 썼다. 북의 고향땅에서 고통 받는 가족과 친척을 위해 밑천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그 결과 그는 수억의 재산을 모았다. 그러나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 많은 돈을 어느 탈북 형제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다. 큰 사업을 하는 경영주였지만 망해가는 회사를 살리려고 그의 돈을 사취한 것이다. 그는 다시 빈손이 되었다. 절망 속에 극단적 선택도 생각했지만 부인의 기도와 만류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위로를 만난 것은 삶의 근거가 모두 무너졌을 때이다. 한 교회 철야예배에 참석했을 때, 속으로부터 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통곡을 하며 하나님의 위로를 받았다. 신앙생활을 한 지 10여년 만에 처음 체험한 성령의 손길이었다. 그리고 우리 건국사에 대해 들으면서 비로소 자신이 대한민국에 온 까닭을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하나님의 뜻으로 세워진 대한민국과 사단의 계략으로 세워진 북한이 이제 곧 실체를 드러낼 것을 그는 확신했다. 동족을 절망과 죽음으로 내몰아 간 김일성의 거짓과 위선에 대해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거짓을 깨기 위해 주님이 그를 부르셨음을 알았다.

김일성 수령의 교시를 받들어 조선노동당 당원으로 살아온 그가 주님 안에서 기독교인으로 거듭나고 복음의 전사로 살아가기까지 무려 16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그나마 하나님의 선택하심과 간섭하심이 그를 은혜의 광야로 이끌었으므로 가능한 일이 아닌가? 여기서 우리는 주목할 부분이 있다. 탈북 형제들은 조국을 포기하고 새로운 조국을 찾아온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역사의 진실을 알리고 하나님의 섭리를 가르치는 일이 중요하다. 조국을 상실한 그들의 가슴은 공허하다. 그래서 더 진실하고 새로우며 명예로운 조국을 가슴에 새겨두고 싶어 한다.

그들에게는 북한 땅에서 고통 받는 동포들에게 조국과 복음에 대한 진리를 전하는 일만큼 보람찬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장차 새로운 조국을 건설하고 싶은 의욕과 열정으로 가득하다. 남한에서 만난 배신감과 절망감을 뒤집고 통일의 일꾼으로 선택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그들에게 안겨주는 일이 북한선교의 또 다른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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