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신⑳북한선교는 북한동포를 사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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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신⑳북한선교는 북한동포를 사랑하는 일이다
  • 김창범 목사
  • 승인 2016.08.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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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목사/더미션로드 대표

지난 14년간 북한선교에 온 몸을 바쳐온 한 평신도 선교사는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탈북자를 한 사람씩 섬긴다고 한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교회라는 믿음으로 복음을 전해왔고 그들을 전도자로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교회의 도움을 받아 몇 명의 탈북자들을 돌보았지만, 그들은 변화되지 않았다. 결국 뿔뿔이 떠나고 말았다. 그들은 남한에 정착하고 싶어 했지만, 자기 자신을 주님 앞에 내려놓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에게 교회와 신앙만 강요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 것이다. 결국 그는 사역을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북한선교를 한다고는 했지만 자꾸 겉도는 사역을 해왔다는 생각에 그는 중국 현장에서 새롭게 출발하기로 했다.

중국 현장을 돌아보고 나서, 그는 탈북자 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남한에 가기 위해 북한을 떠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의 필요를 공급하는 일에 매진하기로 한 것이다. 형식적인 북한선교가 아니라, 탈북자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일을 감당하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모든 사역을 자비량으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어 저축해서 목돈이 만들어지면 중국에 들어오곤 한다. 가져온 돈 만큼 사역을 하고나서 3개월 비자기간이 끝나면 다시 한국에 들어간다고 한다. 어쩌면 위험하고 힘든 일이지만 그는 혼자서 이 일을 기쁨으로 감당하고 있다. 그에게는 사역의 조직도 없고 후원자도 없다. 그 스스로 감당할 뿐이라고 한다.

그는 누군가의 감독이나 지시를 받지 않는다. 순전히 개인선교사 자격으로 일한다. 상위 감독자의 지시를 받으면 사역이 형식에 흐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그는 사도 바울의 주장(고후 11장 11절 이하)대로 복음을 전하는 것은 순전한 사랑 때문이며 이는 자랑할 만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선교 단체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북한선교라는 특수한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선교단체의 조직과 규범이 사역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사역현장은 민감하고 순간적으로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선교사 자신의 판단과 결정이 중요하다. 선교사는 어떤 경우에도 사역의 비밀이 보장되어야 하고 추진에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재정과 사역의 독립이 필요하다. 그는 선교단체와 협력은 하고 있지만 사역은 독자적으로 수행한다.

그가 북한선교의 사역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결론은 분명하다. “일하는 선교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 형제를 사랑하는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생명을 구출하고 생필품을 전달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사랑이 없이 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항상 자신을 돌아본다고 한다. ‘사랑하는 일’보다 ‘사역하는 일’에 바쁜 것은 아닌가를 생각한다. 의무나 책임이나 사명을 앞세워 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으로 선교하라!” 이것이 그가 사역 현장에서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라고 한다. 그가 말하는 사랑이란 어떤 의미인가? 그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탈북자를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을 항상 던진다고 한다.

용인의 한 교회는 지난 수년에 걸쳐 탈북자 사역을 해왔다. 열 명이나 되는 탈북자 가족을 섬겨왔지만, 그들은 지금 모두 교회를 떠나고 말았다. 마침 이 사역을 담당한 집사님의 얘기를 듣게 되었다.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교회 생활을 통해 그들도 상처를 받고 사역하는 저 자신도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탈북자를 섬기는 사역을 너무 지나치게 무겁게 받아들인 것은 아닌가? 이 일을 사명과 의무로만 여긴 것은 아닌가? 사랑으로 섬기며 성령의 인도를 따랐다면, 피차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북한선교는 선교단체나 교회의 일이라기보다 사랑으로 감당해야 할 주님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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