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복 교수의 설교학교 23]설교의 전개형태, 서사설교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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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복 교수의 설교학교 23]설교의 전개형태, 서사설교를 알아본다
  • 정장복 교수
  • 승인 2016.08.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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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설교는 핵심적 진리와의 만남 이끌어야”
▲ 정장복 교수(장신대 명예교수·한일장신대 명예총장)

1980년대 초반 북미 설교학회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토론이 전개되고 있었다. 그 내용은 설교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개혁교회의 신학은 어거스틴의 은총론을 기반으로 하면서, 설교의 내용이나 표현과 전개는 펠라기우스(Pelagius)의 도덕률로 자리잡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다. 설교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고 들려지도록 하는 은혜의 방편(Means of Grace)으로서의 설교보다, 윤리 도덕 위주의 설교가 주종을 이룬 현실에 대한 성찰과 비판이었다.

이 토론에서는 대부분의 현대 설교들이 명령적 무드(The Imperative Mood)로 가득 차 있음이 지 적되었다. 그러면서 설교는 사실적 무드 (The Indicative Mood)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바 있었다. 이러한 논쟁은 후에 설화체 설교(Narative Preaching)와 이야기체 설교(Storytelling Preaching)와 같은 전개형태들을 개발하는데 새로운 시동을 걸게 되었다. 이러한 형태들의 설교연구가 등장하자 많은 설교자들이 관심을 기울인 바 있다. 우리 한국교회 설교자들도 이와 같은 설교의 전개형태가 소개되자 새로운 설교세계를 찾은 듯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큰 진전을 보지 못한 현실이다.

필자는 우리의 언어문화에서 ‘설화’나 ‘이야기’라는 어휘를 그대로 설교의 형태 로 명명하여 도입하기에는 이질적 감각을 갖고 있기에 ‘서사설교(敍事說敎)’라 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서사라는 의미는 “어떤 일을 사실 그대로 이야기식으로 나타내거나 서술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서사설교라는 큰 표현 속에 설화체 설교와 이야기체 설교를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한다.

본 설교의 특징은 줄기가 이어지는 인물이나 사건 또는 비유를 본문으로 정하고, 설교자가 자신의 풍부한 상상력과 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언어로 그림을 그리듯이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이 설교는 덤덤한 언어의 나열이나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감성적인 표현과 함께 회중의 이목을 집중시켜 나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중요한 것은 설교자가 본문의 이야기 속에 깊이 몰입하여 그 세계 안에서 의 눈을 떠 핵심적인 진리와의 만남을 가져와야 한다. 단순한 지성의 감각이 아니라 감성이 수반된 감성의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서사설교의 특징 중의 하나는 설교의 결론이 좀처럼 노출되지 않고 진행되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아하!”의 탄성과 함께 결론에 도달하도록 하는 방법을 취한다.

그러나 서사설교에서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 있다. 그 하나는, 다른 형태의 설교에서처럼 적용에 설교의 주안점을 두지 않는다. 일반설교는 설교자가 설교의 주안점들이 회중들의 삶에 맞도록 적용을 시킨다. 그러나 본 설교는 회중들이 전개되는 이야기에 몰입해 가다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에서 자신에게 적용을 하게 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서사설교를 좀 더 수려한 시어와 문학적 수식을 첨가하여 진행하고 싶은 설교자의 의욕이 지나치게 되는 경우 발생하는 문제이다. 이럴 때 서사설교가 하나의 문학작품처럼 들리 면서 진리가 허구(虛構-fiction)화 되는 실수를 범하기 쉽다.

이상과 같은 특성과 주의점을 먼저 상기시키면서 서사 설교로 분류된 설화체 설교와 이야기체 설교의 방법론을 찾아 본다. 설화체설교의 방법론는 다음과 같다. 이 형태의 설교를 체계화 시킨 유진 라우리(E. L. Lowry)에 의하면 이 설교 는 (1)모순점(Conflict)의 제기 (2)갈등 의 심화(Complication) (3)문제의 해결 이 제시되는 전환(Conversion) (4)확인 (Confirmation), 이상 네 단계의 구상 (plot) 단계를 갖추게 하고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첫째, 모순점의 제시에서는 일상적인 생각이나 판단을 벗어나서 모호함이나 갈등을 유발시키는 단계이다. 즉, 설교의 초반에 딜레마를 제시하여 주목을 받게 한다. 둘째는, 앞에서 제시한 모순점을 보다 더 구체화하여 갈등을 가져오게 한다. 이 갈등 속에서 긴장을 하게하고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기대하도록 유도한다.

셋째는, 지금까지의 모순과 갈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도록 한다. 여기서의 해답은 설교자의 견해나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본문에 나타난 메시지 를 가지고 문제의 해결을 보여준다. 넷째는, 결론으로서 앞에서 가졌던 갈등과 모순점의 과정을 거쳐 문제의 해결로 전환된 뒤에, 회중이 말으로 제시된 해답을 확신하고 수용하도록 한다. 이야기체 설교의 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이야기체 설교는 설화체 설교처럼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설교자의 창의성을 십분 발휘하여 본문을 풀어가면서 구성을 전혀 달리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요소를 갖추어야한다.

(1)이야기의 때와 장소와 배경을 정확히 파악한다. (2)설교자의 통찰력과 상상력에 회중이 호흡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언어의 그림화가 필요하다. (3)단일 주제를 설정하여 지속함으로 메시지의 통일성과 선명성을 갖추도록 한다. (4)진부한 한편의 이야기 형태를 벗어나기 위해, 설교를 4~5개의 단계(Stage)를 설정하고 극적인 전개를 시도한다.

(5)각 단계는 흥미위주의 목적을 위한 나열이 아니라, 도입과 내용 전개와 종결부 문을 분명하게 하여 회중의 참여를 불러 온다. 이상의 두 형태의 설교에 대한 효율적인 시도는 단순한 창작으로 출발하는 것 보다는 이미 나와 있는 샘플들을 먼저 읽고 분석하여 응용하는 것이 하나의 지름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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