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칼럼] 올림픽의 4년, 매미들의 7년. 우리는?
상태바
[노경실 칼럼] 올림픽의 4년, 매미들의 7년. 우리는?
  • 운영자
  • 승인 2016.08.24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믿음으로 키우는 빵과 기도 23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은 한밤중이지만, 잠시도 쉬지않고 떠들고 노래하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너무 무례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손님들의 무리가 너무 많아서 불평하기도 어려워 참고 있습니다.

그들은 “매미”입니다. 나는 어느 매미에게 물었습니다. ‘왜 하루종일 우는 거지? 물론 너희들은 노래한다고 하겠지만 사람 귀에는 그렇게 즐거운 소리로 안 들려. 우리처럼 가끔 노래하면서 살 수 없니?’

그러자 매미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습니다. 
‘아이고, 우리도 힘들어요. 인간은 백세인생이지만 우리는 단 2주일 그러니까 보름 밖에 못산다고요.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크고 아름답게 울어서 좋은 짝을 만나야 해요. 짝을 만날 때까지 쉬지 않고 우는 거지요. 어떤 애들은 짝을 못 만나서 슬퍼서 울기도 할 거에요.

짝을 만난 애들은 나무 속에 알을 넣고… 흑흑흑, 인생을 마감하는 거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나무 속에 낳은 알은 겨울을 지나면 애벌레가 되어서 스스로 땅 속으로 들어가서 5~7년을 있다가 어른 매미가 되면 땅 밖으로 나와서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나무 위로 올라가죠.

거기서 다시 한 번 변태과정을 거치고 다음 세대를 위해 또 미친듯이(사람표현으로 하자면) 우는 겁니다. 그런데 7년을 어둠 속에서 기다린 우리가 어떻게 울지 않을 수 있나요? 기다린 만큼 내 뒤를 이을 아이들을 낳을 기회를 놓치면 안되잖아요!’

항변하듯 자기 형편을 말한 매미가 돌아간 다음 날, 올림픽 경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선수가 금메달을 향해 분투하는 걸 알면서도 나는 편파적인 응원을 했습니다. 러시아 때문에 아픔을 겪는 우크라이나 선수들, 최악의 빈민가에서 꿈을 키우는 브라질 선수들, 구걸하여 비행기 값을 마련해 브라질에 온 아프리카 선수들,
조국을 떠나 낯선 나라에서 비참하게 살고 있는 난민 선수들 등등...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선수들에 대한 박수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선수들마나 금메달에 대한 목적은 다를 수 있을 겁니다. 나 한 사람이 일등을 하면 집안 전체가 먹고 살 수 있어서, 영원한 2인자 설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한 번의 성공으로 평생 잘 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

이렇듯 그 목적은 어떠하든 그곳을 향한 피눈물과 땀방울의 노력은 누구나 똑같
이 흘렸을 겁니다. 4년 동안! 4년 동안 선수마다 왜 이런저런 어려움이 없었겠습니까!

가정의 문제, 관계의 어긋남, 육체와 물질의 어려움, 사랑과 이별의 폭풍, 인내와 좌절의 경계선 등등의 숱한 문제를 만났지만 오직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다 떨쳐내고, 모두 이겼기에 4년 뒤, 경기장에 들어설 수 있었을 겁니다. 설령 그 문제들이 현재진행형이라 해도 경기를 하는 동안은 완전히 잊고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나는 감히 비교할 수 없기도 하고, 또는 너무도 닮은 매미와의 7년과 선수들의 4년을 청소년들의 시간과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힘들어 죽겠다.’ ‘짱 난다!’ ‘난 뭘 해도 글렀다.’ ‘난 흙수전데 뭘 해?’라는 말이 마치 ‘혀’ 그 자체가 되어버린 듯 합니다. 좋아요. 청소년들의 어려움과 문제를 몽땅 인정합니다.

단, 한낱 2주일 정도만 찬란한 햇빛 속에서 사랑하는 짝을 만나려고 7년을 땅 속에서 묵묵히 애벌레로서의 몫을 해냅니다. 올림픽 선수는 단 한번 그 경기장에 서기 위해서 4년을 하고 싶은 것, 자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연애하고 싶은 것 등 모든 욕망을 억누르고 노력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적어도 몇 년을 이런 고독과 피나는 시간을 가지고 하루도 안 쉬고 달려보았는지요? 그리 한 자 만이 불평할 권리가 있고, 또한 그렇게 한 사람은 결코 불평하지 않는다는 걸, 냉정하지만 전합니다.


빵>>>‘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에 속지 마라. 언제든 일어 설 수 있기에 청소년이며, 금수저든 은수저든 수저를 스스로 만들 수 있기에 청춘이다!

기도>>>“이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너의 성숙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디모데전서 4:15) - 나쁜 일 빼고는 먹든 자든, 숙제하든 공부하든, 자잘한 심부름이든! 온 마음으로 하자! 매미보다 더 가열차게! 올림픽 선수처럼 온 힘을 다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