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신⑰ 외부와 단절된 진공(眞空)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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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신⑰ 외부와 단절된 진공(眞空)의 나라
  • 김창범 목사
  • 승인 2016.07.2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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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목사 /더미션로드 대표

얼마 전, 북한에서 온 기독교인의 증언을 비밀리에 듣는 기회를 가졌다. 극동 모처에서 이루어진 이 만남은 현지 선교사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탈북자가 아니고 북한 여권을 가졌고 금년 말이면 평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예수를 믿게 되었는가를 간증하였고 그 얘기는 참석한 모두에게 큰 은혜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 모두를 짓누르는 또 하나의 증언이 있었다. 그 증언은 북한이 얼마나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곳인가를 알게 해주었다.

그는 평양에서 살만한 든든한 자격을 가졌고 그만한 자부심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해외에 나와 살면서 그 자신이 얼마나 속고 살아왔는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국가로부터 극히 제한된 정보만 제공받았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외국에서 접하는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알고 놀랐다는 것이다. 2003년경, 남한에서 방송하는 송해의 “전국노래자랑”을 북한 모란봉공원에서 녹화하여 북한 전역에 방송한 일이 있었는데, 이때 남한 대표로 나온 송대관과 주현미의 노래가 큰 화제를 낳았고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그는 그때 방송이 얼마나 충격이 컸는지,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그 후에도 조용필을 비롯하여 남한의 유명가수들이 평양에서 공연했다고 하는데 그는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2천 명이 넘는 관객을 수용하는 대극장에서 공연들이 진행되었지만, 지금껏 그는 공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것은 중국에 나와서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분명히 여러 공연이 있었고 매번 2천 명 가까운 참석자들이 있었지만, 평양에 사는 사람들조차 이것을 몰랐다니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그들의 공연은 남한과의 정치적 교류를 위해 필요했지만 북한 사람들에게는 자본주의의 해악을 끼치는 일이므로 공개를 금지한 것이다.

이처럼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을 철저히 통제하여 정보의 진공 상태를 실현한 곳이 바로 북한이다. 이로 인해 북한 사람들은 자기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백지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 그들의 삶을 진공으로 만드는 환경은 과연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첫째가 이동의 자유가 없다. 기껏해야 군 정도의 지역에서 평생을 산다. 그러니 지리적 공간 인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소수의 사람들이 외부 출입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수용소에서 사는 셈이다. 둘째, 다른 나라에 대한 정보나 뉴스가 철저히 차단되어 있다. 세상이 무너져도 깜깜하다. 오로지 김일성 수령 동지만 있다. 셋째, 끊임없이 미국과 남한을 증오하고, 수령만을 받들고 충성하게 만든다. 이런 증오와 충성에 대부분 시간을 바치게 한다. 넷째, 최소한의 양식을 공급하며 굶주리게 만든다. 배가 고파야 다른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섯째, 인민반장 조직을 통해 서로를 감시하고 정기적 생활총화로 사생활을 끝까지 통제한다. 말하자면 인간 CCTV가 북한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을 철저히 추적한다.

북한에는 개인이 없고 집단만 존재한다. 개인의 권리와 존엄은 무시된다. 한 마디로 말해 자유가 없는 곳이다. 진공 상태라는 개념은 개인의 생각과 자유가 없다는 말이다. 당이 지시하면 그것만 하면 된다. 북한은 그야말로 사람 사는 곳이 아니다. 노예와 짐승들만 살고 있다. 이들에게 신선한 영의 공기를 주입시키는 역할을 바로 북한선교가 담당한다. 인간을 긍휼히 여기시고 죄와 죽음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셨다는 복음의 공기를 주입시켜야 한다. 수단과 방법이 무엇이든 시원한 생명의 산소를 북으로 들여보내야 한다. 이것이 북한선교의 사명이다. 더 이상 진공 상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진공 속에 잠든 의식과 영혼들을 흔들어 깨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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