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박 9일간의 감사 여정… '참 기독교교육의 장' 펼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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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 9일간의 감사 여정… '참 기독교교육의 장' 펼쳐져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7.26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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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은혜" 백석예술대 몽골 단기선교 성료
▲ 학생들은 각자가 전공하는 악기들을 몽골 교회에 전수했다. 이같은 경험은 학생들에게 '전문인 선교'를 체험하게 할 뿐 아니라 앞으로의 비전을 구체화 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14년째 계속되고 있는 백석예술대학교 교회실용음악학과의 몽골 단기선교가 올해도 은혜가운데 마무리됐다.

지난 25일 백석예술대학교 이예숙 교수실에서 이번 선교에 다녀온 이 교수와 교회실용음악학과 1학년 김동선 학생을 만났다. 이들은 올해 선교 역시 기쁨과 감사가 넘쳤다며, 벌써부터 내년 선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7월 1일부터 9일까지 8박9일간 진행된 올해 선교에는 재학생 21명과 졸업생 4명, 교수 3명 등 총 28명이 참가했다. 지역은 몽골의 3대 도시로 불리는 다르항.

다르항 지역에 위치한 20여개의 교회에 ‘워십 컨퍼런스’ 참여를 독려하는 초청장을 미리 보냈고, 이 가운데 18개 교회, 103명이 참여 의사를 표했다.

5일간의 커리큘럼으로 짜인 예술대 선교팀의 사역은 ‘전문인 선교’의 범주에 속한다. 악기 연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각자의 전문분야를 살려 보컬과 건반, 드럼, 기타 등을 가르치는 형식이다. 주로 기독교인들이 대상이 되는 것은 선교를 통해 배운 기술과 노하우를 각자 섬기는 교회에서 활용토록 하기 위함이다.

매년 100여명의 수강생이 참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6회 동안 대략 1600명이 이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의 예배음악을 배워간 셈이다.

수강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소정의 수업료도 받고 있다. 금액은 우리 돈으로 약 3천 700원 정도. 현지인들에게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컨퍼런스에 참여하겠다는 이들이 매번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수강료 전액은 컨퍼런스가 진행된 지역의 찬양사역자들을 위한 악기 보급 준비금으로 내놓는다고 하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 백석예술대 교회실용음악학과 이예숙 교수는 몽골선교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선교팀 책임자로 헌신하고 있다.

‘선교는 밥심’…주방에서 섬기는 교수

이예숙 교수는 초창기부터 선교팀의 책임자로 이 일을 맡아왔다. 학생들의 졸업여행을 대신해 뭔가 더 의미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백석대학교회에서 파송한 몽골의 이호영 선교사의 조언으로 몽골 선교를 시작하게 됐다. 특별히 몽골이라는 나라에 대한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단기간 가르치고 빠져나오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한 나라만 집중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같은 계절에 같은 나라를 반복적으로 가는 것이 개인적으로 매력은 없어요. 그러나 교육이라는 게 단기에 치고 나오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계속 가서 물을 준다는 마음으로 사역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열매가 자라있는 것이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주로 강단에 서는게 익숙한 그녀지만, 몽골에서는 주로 주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데려간 학생들의 밥을 책임지는 일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녀는 선교를 떠나기 수개월 전부터 어떤 밥이 맛있을까, 어떤 반찬을 준비할까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선교팀 1학년 리더로 섬겼던 김동선 학생은 이 교수의 밥을 “엄마의 밥”이라고 표현했다. 김 군은 “자칫 낯설고 입에 맞지 않을 수 있는 몽골식 식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전혀 없었다”며 “다른 사역지에 갔던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밥 먹는 일이 힘들었다고 하는데, 저희는 그런 게 전혀 없어서 너무 좋았다. 그야말로 엄마 밥을 먹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 역시 주방사역을 기쁜 마음으로 감당하고 있다.

“평소 한국에서는 도우미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사는 사람이지만, 선교지에 가면 초인적인 힘이 나옵니다. 몽골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님들 조차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한국식 양념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에요. 몇 해 전에는 현지 음식을 먹였더니 아이들이 아파서 사역을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낯선 탓이지요. 짧은 시간 진행되는 사역이기 때문에, 건강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든든하게 사역하려면 먼저 밥을 잘 먹어야 하거든요. 결국 제 손으로 할 수 밖에 없지요. 아이들이 맛있게 먹으니까 그 모습을 보는 자체가 저에게는 천국입니다. 이렇게 먹이다보면 사랑의 대화가 이런 거구나 느끼고, 스승과 제자가 아닌 부모 자식 같은 관계가 형성됩니다.”

이 교수는 매년 사역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음식을 준비해 간다. 한국인 선교사들을 위해서다. 예술대 선교팀이 떠나면 현지 선교사들이 모여 한국음식을 먹는 ‘한국 선교사의 날’을 열만큼 그녀가 준비해간 한국음식은 몽골에서 또 다른 기쁨이 되고 있다.
 

▲ 백석예술대학교 교회실용음악학과 몽골 음악선교가 올해로 14년째 계속되고 있다.

일만하는 선교? NO, "우리가 변화되는 선교"

김동선 학생에게 이번 선교는 비전을 발견하고 구체화시키는 귀한 시간이었다. 베이스를 전공하는 김 군은 몽골 수강생들에게 악기 연주의 테크닉과 예배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전하고 돌아왔다.

단기선교는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그에게 이번 선교가 남긴 의미는 크다. 교육선교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학교에 입학했는데, 몽골 사역은 그 꿈이 현실로 이뤄지는 현장이었다는 것.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유익한 시간이었겠지만, 무엇보다 제가 큰 감동을 받고 왔습니다. 백석예술대학교였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확신합니다. 저의 비전에 대한 작은 샘플을 보고 온 것 같아서 은혜가 큽니다. 내년에도 무조건 일등으로 신청해서 몽골에 갈 생각입니다.”

이 교수는 “왜 학생들이 몽골만 가면 변하는지 모르겠다”며 “김 군 같은 아이들이 매년 많이 나온다”고 말한다. 그녀는 지난 14년의 몽골 사역의 최고 열매는 몽골 현지가 아니라 선교에 참여한 학생들이라고 강조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선교를 통해 참가한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삶의 방향성을 발견하고 오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것. 몽골 선교를 다녀간 300여명의 학생 가운데 선교사로 헌신한 학생은 이 교수가 아는 경우만 20명이 넘는다.

선교사가 아니더라도 대다수가 후원자로서 ‘보내는 선교사’의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그 비결은 매일 밤 진행되는 영성집회, 그리고 새벽마다 이어지는 큐티에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하루에 10시간씩 이어지는 강의를 감당하려면 체력뿐 아니라 영적인 저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매일 저녁 영성집회를 합니다. 새벽까지 아이들과 뜨겁게 기도를 하는데, 이 시간에 방언을 받는 아이들이 특히 많습니다. 은혜를 못 받고 일만 하면 그 선교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영적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사명을 부여받으면 다음날 힘든 사역도 거뜬히 해낼 수 있게 되죠. 또 6시에 일어나서 말씀 묵상을 하면 그야말로 작은 하늘나라를 경험하는 시간이 됩니다.”

이 교수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에 몽골 선교와 같은 현장 사역이 결합될 때, 영성과 지성, 감성이 하나 되는 참된 기독교교육이 완성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런 사역이 교회실용음악학과에만 머무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29살에 백석예술대학교에 온 뒤 지금까지 교수로 일하면서, 우리대학에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 바로 이런 일을 하라는 것”이라고 믿는 이예숙 교수. 그녀는 앞으로도 이 사역을 통해 젊은이를 깨우고 이들을 선교지로 내보내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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