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복 교수의 설교학교 20]설교의 전개형태, 분석설교를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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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복 교수의 설교학교 20]설교의 전개형태, 분석설교를 알고 싶다
  • 정장복 교수
  • 승인 2016.07.20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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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설교, 현대인들의 사고 구조 활용하는 형태

2) 분석설교에 대하여

▲ 정장복 교수(장신대 명예교수·한일장신대 명예총장)

지난 강의에서 살펴본 대지설교가 기독교 설교의 전개형태로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교회가 전성기를 누리던 1950년대에 들어와서는 많은 설교자들이 대지설교의 발전적인 형태를 찾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이반스(W. Evance)는 『설교의 구성론』에서 현대인의 사고구조에 접근하기 쉬운 전개형태를 내 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 형태가 본문의 말씀보다는 인간 지성과 논리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설교자에 따라 비성경적 설교로 탈선하는 부작용을 수반하고 있었다. 필자는 이반스의 책을 번역출판하면서 이 형태에 보완을 한다면 우리 한국교회에 매우 유익한 설교형태로 수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 전개형태가 성경적 설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추가하면서 ‘분석설교’라는 이름으로 1980년부터 강의를 계속해오고 있다. 분석설교가 말씀 중심의 설교(Biblical Preaching)가 되기 위하여 다음의 몇 단계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1) 본 설교의 주제는 설교자의 지식이나 생각에서보다는 봉독한 본문이 가지

고 있는 기본 메시지에서 주제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언제나 본문을 벗어난 주제의 선정은 설교자의 견해가 중심이 되기에 종교수필로 변질할 위험성이 있게 된다.

(2) 전하고자 하는 말씀에 회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본문의 정황(context)’을 이야기체로 쉽게 알려준다. 여기서 그 말씀이 있게 된 시대적인 환경이나 동기와 반응 등을 알게 된다면 본문과의 대화가 쉽게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다음에 이어질 본문의 해석 역시 더욱 선명해질 수 있다.

(3) 본문을 설교자가 쉽게 풀어 쓰거나 또는 현대어로 쉽게 번역한 것을 다듬어 다시 읽어준다. 그 이유는 회중들의 언어로 본문을 ‘재경청’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회중들이 어느 부분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경청하는 것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대지설교에서도 서론 다음에 본문 접근과 본문의 재경청의 부분은 필히 제시해야 할 단계로 본다.

(4) 주제에 대한 정의를 정확히 내린다. 여기서 정의는 한 문장으로 단순하게 내리지 않는다. “사랑은 단순한 눈물의 씨앗이 ‘아닙니다’”와 같은 부정적 표현을 세 번 정도하면서 회중의 관심을 먼저 끌도록 한다. 그런 후에 문학이나 철학 또는 사전에서의 정의를 나열하고 성경으로 최종적인 정의를 맺는다.

(5) 자극과 동기유발을 시도한다. 사랑이 주제라면 사랑이 결핍되거나 없어서 당하게 되는 비극적인 사례를 들려준다. 이 단계가 필요한 이유는 회중들이 오늘의 주제를 수용하고 실천하지 못하면 동일한 불행을 당할 수 있다는 개연성을 깨닫게 하는데 있다.

(6) 설교의 본론으로서 주제실천 방안의 제시이다. 분석설교는 앞에서 제시한 주제와 그 필요성을 인식시키는데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랑이 필요함을 느낀 회중들이 그 사랑의 ‘실천 방안’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묻고 찾는 단계까지 회중을 이끌고 왔다면, 이제는 사랑의 실천 방안에 귀를 기울이게 해야 한다. 여기서는 지난 강의에서 제시한 대지설교의 주안점 전개와 동일한 표현과 방법을 적용한다. 주안점마다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 또는 ‘주님’이 주어로 등장되도록 함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주안점마다 해당된 본문과 그 말씀의 해석, 그리고 적용이 제시되어야 함은 기본이다. 특별히 적용에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흔히들 설교자들이 자신의 견해로 적용을 이어간다. 그 대표적인 예를 들면, “여러분이……하게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경우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 모두가 ……하게 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는 하나님이 원하고 계심을 알리는 적용의 표현이다. 설교자가 조금만 주의하면 앞 문장의 주어는 설교자이고, 뒷 문장은 하나님이 주어가 되어 있음을 바로 알게 된다. 설교가 인간의 언어로 표현되지만 메시지의 주인은 언제나 하나님이심을 설교자는 깊이 인식해야 한다.

(7) 분석설교의 또 하나 특징은 주제의 실천방안을 따랐을 때에 경험하게 되는 ‘주제실천의 결과’이다. 회중들은 설교의 전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시된 말씀대로 실천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에 매우 민감하다. 이 부분은 그날의 메시지가 주는 ‘복된소식-goodnews’이다. 이 복된 소식은 어떤 이론적인 전개보다 모두가 공감하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앞에서 본 주제의 필요성에서는 주제를 실천하지 않아 당하게 되는 부정적 사례였다면, 여기서는 제시된 주안점대로 실천했을 때 얻게 되는 긍정적 사례이다. 예를 들면, 사랑이 가득하여 문제가 해결되고 새로운 세계가 전개된 개인이나 가정의 실례들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본 설교의 샘플은 졸저 『설교학개론』에 제시한 바 있다.

분석설교는 메시지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하여 현대인들의 사고 구조를 십분 활용하는 전개형태이다. 이 설교는 다른 설교 형태보다도 설교자의 준비와 자료와 전개에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설교자의 노력이 조금만 부족해도 비성경적 설교로 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설교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설교자가 자기 설교의 기본 틀로 분석설교를 갖추고 있다면 설교의 작성이나 메시지의 전달에 큰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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