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도전하니 새로운 ‘선교의 장’이 열렸다

7억 달러 매출 신화를 만든 포유그룹 회장 최웅섭 선교사 이성원 기자l승인2016.07.20 12:03:30l수정2016.07.21 11:57l13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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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단돈 6천 달러를 가지고 아제르바이잔에 선교사로 파송된 최웅섭 선교사는 지난 해까지 7억 달러 매출 신화를 만든 글로벌 사업가가 됐다. ‘비즈니스 선교’의 새장을 연 그는 현재 이 특별한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기 위해 한국에서 강연과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최웅섭을 소개하면서, ‘포유그룹 회장’과 ‘선교사’라는 직함을 나란히 쓴다. 이 두 명칭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마치 세속적인 것과 거룩한 것이 병립된 듯하다. 이게 그의 정체성이다. 그래서, 최웅섭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2002년, 아제르바이잔 선교사였던 그는 비자를 수월하게 받기 위해 컴퓨터 학원을 시작했다. 그때 벌었던 돈이 고작 3백 달러. 그러나 지난 해까지, 포유글로벌테크의 CEO가 되어 수주한 매출은 총 7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8천 억 원이 넘는 돈이다.

‘한국 대기업의 무덤’이라는 이곳에서 VIP가 된 그를 KBS가 ‘글로벌성공시대’에 소개하기도 했다. ‘성공’과 ‘선교’, 마치 이종배합과 같은 이 두 가지를 달성하며 ‘비즈니스 선교’의 새 장을 연 그도, 당연히 처음엔 눈물의 기도로 세월을 견뎌야 했다.

보따리 장사 나선 선교사


그가 바울선교회 파송을 받아 처음 무슬림 국가 아제르바이잔에 도착했을 때 거리에는 쓰레기가 흩날렸다. 무질서의 극을 보여주는 사람들과 차들, 닭장 같은 아파트, 삭막한 건물에 붙은 숨구멍같은 창문, 바람에 날리는 건물의 빨래들. 첫 인상처럼 그의 선교사역도 쉽지 않았다. 

“비자 받는 게 가장 힘들었죠. 3개월마다 며칠 씩 이민국을 찾아다녀야 해요. 다른 일을 못할 정도죠. 더 괴로운 건 제가 선교사인데, 그리고 사실 주변 사람들도 대충 그걸 알아요. 그런데 뭐 하러 왔냐고 물으면 제가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사업을 시작한 겁니다. 정직한 신분과 비자를 위해서요.”

한국에서 수백 가지 물품을 가져다 팔았지만 쉽지 않았다. 하루 종일 물건을 들고 영업을 다니다 파김치가 되어 집에 들어오면 괴로운 마음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나는 선교사인가, 보따리 장사인가. 

“주일날 교회는 계속 하고 있었죠. 현지인들을 19명까지 전도해서 함께 예배 드렸어요. 많은 성과도 있었죠. 그렇지만 돈을 주고, 빵을 주고, 그래서 그들의 마음을 붙잡는 식의 선교에 늘 갈등이 많았어요. 제 정체성도 늘 고민거리였고요. 그러다가 사업에 몰두하는 계기가 생깁니다.”

그가 도움을 줬던 한 현지인이 어느 날 신문광고 하나를 카피해서 줬다. 체육부에서 전광판을 입찰한다는 소식이었다. 그때부터 체육부를 1년 6개월 동안 찾아다녔다. 담당자들은 당연히 그를 만나주지 않았다. 체육부 조직표를 얻어 그래도 쫓아다녔다. 

“하도 자주 찾아갔더니 나중엔 거기 있는 수위 아저씨부터 높은 분들까지 다 친하게 됐죠. 어느 날 장관을 찾아갔는데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하루 종일 기다렸어요. 결국 만났죠. 우여곡절 끝에 제가 제시한 가격과 제품으로 낙찰을 받았어요. 이듬해 6월 말까지 설치하기로 하고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영부인이 그를 불렀다. 두 달 앞당겨 설치해달라는 것이었다. 영부인이 체조위원장이었고 유럽체조선수권대회를 유치해서, 이왕이면 전광판을 설치한 후에 대회를 열고 싶어 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배로 물건을 가져오는 데만 두 달이 걸렸다. 불가능했다.

“방법이 딱 하나 있었죠. 비행기로 가져오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1억이 더 들어가요. 그래도, 제가 이익을 거의 못 얻지만 영부인의 부탁대로 비행기로 공수해왔죠. 그래서 전광판을 설치해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영부인이 무척 고마워했죠. 제가 그랬죠. ‘난 크리스천으로 약속을 지켰다’고요.”

▲ 초창기 선교사 시절에 아제르바이잔에서 선교한 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

1억 밑지고 더 크게 벌었다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그때부터 영부인은 그에게 국가적인 사업을 계속 맡겼다. 그의 사업은 매년 급성장했다. 그도 신뢰를 지켰다. 크리스천으로서 정직하게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결과물을 계속 내놓으면서 이것이 바로 ‘선교’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2005년부터는 제가 선교사역을 내려놓았습니다. 사업에만 집중했죠. 크리스천이 정직하고 충성스럽게 사업을 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었습니다. 대신에 저의 바울선교회 소속 선교사님은 제 덕분에 비자 걱정 한번 해 본적이 없습니다. 다른 선교팀들은 모이면 비자 때문에 기도하는데요, 저희는 비자 받으러 가지도 않아요. 돈도 들지 않고요.”

그의 교회에 나오던 현지인들도 그의 회사 직원으로 다 채용했다. 정식으로 봉급을 받는 직업이 생기자 이들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좋아했다. 그의 선교의 영토가 점점 더 확장됐다.

“그때 깨달은 거죠. 제가 정직한 크리스천 사업가가 되어 기독교적 영향력을 끼치면 그것이 좋은 ‘선교’라고요. 빵 사주고 그저 퍼주는 언더미션 보다는 좀 더 영향력 있는 이들을 만나는 업미션을 하겠다고요.”

그때부터 ‘나는 크리스천이다’라는 그의 말이 그의 비즈니스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나는 크리스천이니까 거짓말을 못한다, 약속은 꼭 지킨다.’ ‘크리스천이니까’가 그의 친필 사인 이상으로 위력을 발휘했다. 

“아제르바이잔의 랜드 마크인 축구장이 있습니다. 그것도 제가 지었습니다. 2년 반 공사할 건데 제가 1년 만에 공사를 끝냈죠. 테이프 커팅 하던 날, 전 세계 모든 기자가 다 초청됐는데, 그 자리에서 대통령이 저를 불러 세우고 높이 칭찬했습니다. 진짜 정직하게 사업하는 사람이라고요. 그게 계기가 되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사업하게 된 겁니다.”

그는 아제르바이잔에 국제 NGO포유 재단을 설립하고 어려운 이들을 돕는 활동도 하고 있다. 비참하게 사는 난민촌에 컴퓨터 교실을 만들어 운영해주고 낙후된 지역에 화장실을 수리해주고 난방기를 설치해주며 기름까지 대주고 있다. 한국에도 포유 장학재단을 세워 지금까지 8억 이상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 난민촌 등지에 컴퓨터를 기증하고 있는 최 선교사

비즈니스 선교 노하우 전수


“지금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들어와서 저를 이렇게 세계적인 기업가로 쓰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고 제가 경험한 비즈니스와 선교의 노하우를 나누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선교를 가야할 나라의 대다수가 선교사를 환영하지 않습니다. 기업가는 환영합니다. 그러면 선교지에서 먼저 기업의 영토를 만들고 그 다음에 하나님의 영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가자마자 선교하려 하지 말고 기업이 자리 잡은 후에 선교를 하는 거죠. 제가 그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니 돕고 싶습니다.”

지금 ‘글로벌 크리스천 기업인 양성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각 교회와 기업체의 강연 요청에 그가 경험한 실전 경험들을 나누고 있다. 교회 담임목사님들 역시 이런 지식을 가져야 사업하는 교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컨설팅까지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서 교회도 어렵잖아요? 교회 사업가들을 살려야 합니다. 그래야 교회 청년들도 살아납니다. 교회 성도님 회사에 청년들이 취직하면 차세대 학생들이 그 교회에서 비전을 갖게 됩니다. 제가 그걸 도와줍니다. 세상 사람이나 크리스천 기업이나 목표는 돈 버는 겁니다. 다만 우리에겐 목표 위에 목표가 있죠. 전 그것을 ‘최종의 목표’라고 부릅니다. 크리스천 기업이 돈 버는 일차 목표를 달성해서 그것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을 하는 겁니다.”

불과 10여 년 전 만 해도 그는 “이름 없는 신학교를 나와 군소 교단 출신 목사로 늦은 나이에” 선교사 길을 떠났었다. 그때는 참 막막하기도 했다. 오늘 이렇게 세계적인 기업의 CEO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렇게 인도하셨다. 그는 그 은혜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한다.

이성원 기자  jos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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