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라이트와 ‘성경의 거대 담론’(巨大 談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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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라이트와 ‘성경의 거대 담론’(巨大 談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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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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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종 목사·백석대학교 총장

현재 한국은 물론 세계 복음주의 교회와 청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신학자는 한때 영국 교회 주교로 있다가 지금은 성 엔드류대학교의 신약학 교수로 있는 톰 라이트(N.T. Wright)이다. 그의 많은 저서가 우리말로 번역되었는데, 2013년도에 출판된 그의 대표적인 저서 Paul and the Faithfulness of God(바울과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159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작년(2015)에 우리말로 번역 출판되었다.

왜 톰 라이트가 젊은 신학도들은 물론 많은 평신도 사이에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가?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그의 신선한 성경읽기일 것이다. 그는 성경을 교리책이나 개인 묵상용, 혹은 개인구원 관점에서 읽기를 꺼려한다. 대신에 성경을 하나님의 위대한 이야기(거대담론)로 읽기를 즐겨한다. 성경은 내가(우리가) 어떻게 구원 받을 것인가에 대한 답변서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어떻게 회복시키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믿기 때문이다. 라이트가 주장하는 성경의 거대 담론은 이렇다. 하나님은 아담(인류)을 통한 위대한 계획을 가졌다. 하지만 아담은 범죄로 인해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의 수호자가 되지 못하였다. 하나님은 다시 아브라함을 자신의 위대한 계획의 계승자로 세웠다. 하지만 그의 후손인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 범죄로 인해 위대한 계획의 계승자가 되는데 실패하였다. 하나님은 마지막으로 예수님을 이스라엘 백성과 인류를 대변하는 새로운 이스라엘로 보내셨고, 예수님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류와 하나님의 전 창조세계를 구원하고 회복시키려는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을 성취하셨다.

라이트의 거대담론을 어떻게 볼 것인가? 신구약 성경을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이야기로 보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지지를 하고 싶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성경의 모든 내용을 그러한 관점에서만 보고 활용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를 하고 싶다. 왜냐하면 성경은 거대담론뿐만 아니라 그 밖에 다양한 담론들, 개인 구원, 경건, 믿음, 삶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의 거대 담론을 보면서도 다른 작은 담론을 보지 못하거나 작은 담론을 보면서도 거대 담론을 보지 못하는 것 또한 똑같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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