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6030원! 성도들 생업에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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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6030원! 성도들 생업에 관심 가져야
  • 구교형 목사
  • 승인 2016.07.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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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형 목사(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총무)

6030원! 올해 우리나라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이다. 그러나 이것도 3개월 이내 수습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의 10%를 감액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면 이것을 4대보험이 적용되는 정규직의 월급기준으로 환산하면 얼마가 될까?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에 일요일 하루는 유급휴일로 잡아 계산하면 1,260,270원이다. 문제는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정규직인 경우 이마저 보장받기 훨씬 힘들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 최저임금을 내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최저임금위원회는 협상 법정시한을 넘겨 논란을 벌이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용자 측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8.7%로, 국민경제생산성증가율(4.7%)를 훨씬 초과한 급격한 인상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러나 이는 최저임금 자체가 처음부터 낮게 책정되어 있기에 생산성증가율과의 비교 자체가 의미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주장이다.

그래서 근로자 측은 최저시급이 1만원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는 주 40시간, 월 209시간, 주당 유급주효 8시간을 포함해 계산할 때 월 209만원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최저시급 1만원은 지난 총선에서 야 3당이 20대 국회 임기 내에 올리겠다는 공약수준이고, 새누리당도 8,000~9,000원은 인상을 약속했다. 이번 여야 당대표 국회연설에서도 나타났듯이 지금 정치권에서도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중요한 과제가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놓여 있음을 공감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목표에 대해 아무리 공감을 해도 우리사회 가장 밑바닥에 있는 서민층과 노동약자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놓지 않는 한 아무 의미 없는 말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우리 한국교회의 역할을 생각해 보자.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주요과제들은 교회 밖으로만 나가도 똑같은 국민, 시민으로 살아가는 우리 성도들이 날마다 경험하는 일상적 현실이다. 최저임금이란 아무리 적게 줘도 최소한 이 정도는 주어야 한다는 법적 하한선이다. 그러나 실제로 노동의 현장에서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은 최고임금으로 규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은 사장님만 탓할 일이 결코 아니다. 영세 자영업자들 중에는 일자리는 얻기 어렵고 무엇인가 하기는 해야 해서 어렵사리 작은 가게를 열었지만, 그 실수익이 도시 근로자 평균임금만큼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에 최저시급 이상을 주기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과도한 체인수수료, 지나친 출혈경쟁 등으로 허리가 휘는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생존대책을 함께 마련해야만 지금처럼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 되지 않고, 말 그대로 근로자들의 실제적인 임금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소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실태는 정말 심각하다. 도급, 계약, 파견 등 다양한 형태와 이름으로 불리는 비정규직은 대부분 정규직과 똑같거나 비슷한 노동을 하면서도 더 위험하고, 임금조건과 수준은 훨씬 못 미치고, 무엇보다 불안한 계약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얼마 전 구의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의 예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상은 불안하고, 위험하고, 게다가 배고픈 일상에 내 몰리고 있다. 특히 청년들의 미래는 더욱 암담하기만 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교회는 성도들의 실제 삶에는 무관심한 채 주일 성수만 외치고 있고, 무한경쟁의 피곤한 일상에 내몰린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 한국교회는 성도들의 가혹하고 피곤한 생업의 현장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교단을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은 막연한 경제회생이 아니라, 최저임금 및 실질임금의 상승,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 심각한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실제적 대책 마련을 위해 사회각계에 다각적인 대안 마련을 주문해야 할 것이다. 교회는 사회와 함께 가야만 함을 다시 한번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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