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복 교수의 설교학교 19]설교의 전개형태, 3대지 설교가 전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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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복 교수의 설교학교 19]설교의 전개형태, 3대지 설교가 전부인가요?
  • 정장복 교수
  • 승인 2016.07.13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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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의 전개형태는 메시지의 전달에 큰 영향을 끼친다”
▲ 정장복 교수(장신대 명예교수·한일장신대 명예총장)

종교개혁의 샛별들이었던 타울러나 위클리프와 같은 설교자들이 등장하였던 시기인 1322년, 지금도 미지의 인물로 알려진 베이스본의 로베르토(Robertof Basevorn)에 의해 최초로 『설교의 형식』이 출판되었다. 이 책은 1230년경 파리대학에서 있었던 설교의 전개형태에

대한 기록들을 참고 하여 설교의 구성형식을 다루었다. 이 책은 설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설교의 형식을 연구하는데 원조의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책에서는 설교의 전개 방식은 주제를 세 가지의 주안점(대지)을 설정하고 진행함이 유익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유는 “삼위일체의 관점에서 메시지를 조명할 수 있으며 세 겹으로 된 줄이 가장 끊기 어렵다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정해진 설교시간에 3개의 주안점이 전달이나 기억에 적절하다는 말을 첨가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후대의 설교가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3대지 설교’라는 틀이 고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출발한 설교의 형식은 3개의 주안점(대지)을 만들고 거기에 적절한 자료와 예화를 첨가하는 것으로 정착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설교의 전개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그 형태마다 각각 다른 이름을 붙여 설교자들이 혼돈을 가져오기도 한다. 설교학의 발전이 가장 활발한 북미설교학회에서는 새로운 전개형태의 개발에 대단한 관심을 보인다. 누구인가 새로운 전개형태를 연구 발표하면 그것

이 새로운 이슈가 되어서 귀를 기울인다. 그러한 과정에서 어떤 전개형태는 메시지의 발굴과 전달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어떤 형태는 비성경적인 설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설교는 지난 강의에서 살펴본 기본유형에 따라 그 전개형태를 각각 달리하게 된다. 기본유형에서 강조했던 본문에 대한 깊은 연구를 한 후에 깨달은 메시지를 어떻게 전개하여 회중들의 가슴에 심어줄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은 설교자의 당연한 과정이다.

본 강의에서는 앞에서 살펴본 설교의 기본유형에 따라 본문을 떠나지 않고 전개할 수 있는 설교형태에 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이고자 한다. 여기서 제시하고자 하는 8가지 전개형태는 대지설교, 분석설교, 상관설교, 서사체설교, 예화설교, 인물설교, 대화설교, 독백설교 등이다.

1) 대지설교에 대하여 설교의 역사에 오랫동안 자리잡아온 대지설교는 설교의 기본유형 중에 본문 설교나 주제설교를 전개하는데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전개형태이다. 이 형태를 빌려 전개하는 설교의 대지는 설교의 본론에 해당하는 부분으로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는, 본문설교의 유형에 따라 대지설교로 전개를 하는 경우에 설교의 대지는 본문에서 제시되어야 한다. 이 때 유의해야 할 것은 대지의 문장이 일반적으로 설교자가 제시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설교의 핵심이 되는 대지의 표현은 성삼위 하나님이 주어로 등장하는 문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전 13장 4절의 ‘사랑의 실상’을 본문으로 했을 경우를 본다.

“첫째, 사랑은 오래 참아야 합니다”라는 본문을 그대로 옮겨왔지만 설교자의 주장처럼 보일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첫째, 하나님은 바울을 통하여 사랑은 오래 참아야 함을 가르치십니다”로 표현을 정확하게 함으로 회중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게 된다. 둘째는, 대지마다 거기에 해당하는 본문을 제시해야 한다. 본문이 없는 대지는 자칫 설교자의 이론과 지식으로 일관하게 된다. 하나님이 말씀하신 ‘오래 참음’의 근거를 본문으로 제시함이 바른 절차이다. 흔히들 설교자가 ‘오래 참음’에 대한 설명을 장황하게 한 다음에 성경으로 보충하는 경우를 본다. 이것은 실은 자신의 말을 입증시키는 ‘각주-footnote’로 본문을 이용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그러기에 설교자는 대지에 해당되는 ‘오래참음’의 핵심단어를 제시함이 마땅하다. 셋째는, 핵심단어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그 뜻을 원어를 중심하여 정확히 밝히는데 깊은 관심을 두어야 한다. 오래참음의 원어를 찾아 그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기본 의미를 설명해줌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회중들이 더 정확하게 접근하게 된다. 이 단어가 사용되었던 그 시대의 환경과 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까지 설명해 줄 수 있다면, 말씀의 이해는 훨씬 더 정확하게 이어지게 된다. 이제는 우리의 설교자들이 히브리어나 헬라어에 능숙하지 못하더라도,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지식과 유익한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넷째는, 해석된 말씀을 가지고 회중들

의 삶에 적용시키는 단계이다. 말씀을 풀어주는 것으로 설교가 끝난 것이 아니다. 진정한 설교는 회중들의 삶에 그 말씀이 현장화 되도록 설교자가 효율적인 적용을 할 때에 설교가 발생된다. 설교자가 가장 손쉽게 진리의 적용을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로 예화나 간증을 생생한 예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회중은 말씀의 선포와 해석의 단계 보다는 예화로 엮어진 적용의 단계에서 훨씬 더 흥미를 보인다.

여기에 설교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그것은 설교자가 회중들의 흥미를 위주로 예화를 남발할 때이다. 예화의 나열은 그 만큼 하나님의 말씀이 감추어지고 인간의 이야기가 많아진다는 점이다. 회중들이 본문을 통하여 주신 메시지보다 흥미로운 예화만을 가슴에 안고 돌아가게 된다면, 그것은 설교자가 깊이 성찰해 보아야할 심각한 문제이다.

장신대 명예교수·한일장신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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