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 교인 300명 선 … 한국교회 미래 지형도 바뀌나

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산다⑯ 신대원생이 바라보는 한국교회 (하) 손동준 기자l승인2016.07.07 09:46:04l수정2016.07.11 09:17l13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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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대원생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교회 규모는 대형교회가 아니었다. 보통의 목회자나 개신교인 평균보다 더 작은 교회 규모를 희망했다.

이상적 교인 수…신대원생 238명, 평신도 627명
대형교회 지양하고 교회 ‘본질’ 추구하는 경향
백석대 신대원, 목회지원팀 통해 개척훈련을 실시

앞으로 15년~20년 후 한국교회의 모습은 어떨까. 현재 약 880여개에 이른다는 한국의 메가처치(주일 대예배 출석 성도 2000명 이상 교회)는 지금에 비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래 한국교회 주역이 될 신대원생들이 대형교회 보다는 중소형교회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가 실시한 ‘신학대학원생의 사역에 관한 인식조사 보고서’에서 한국의 주요 11개 신대원생 300명은 주일예배 참석 장년 성도 238명을 가장 이상적인 교인 규모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난 2013년 한목협이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 생활과 의식조사’에서 ‘가장 이상적인 교인 규모’로 목회자들은 450명, 목회자와 평신도를 포함한 개신교인들은 평균 627명을 꼽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300명~400명이 가장 이상적”

이번 조사에서는 구간별로 ‘100명 미만’과 ‘100~200명 미만’, ‘200~300명 미만’, ‘300~400미만’, ‘400명 이상’, ‘이상적인 교회규모가 정해져 있지 않다’라는 보기를 제시했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은 ‘300~400명 미만’으로 총 32.0%의 신학생이 이와 같이 응답했다. 이어 ‘200~300명 미만’은 24.7%, ‘100~200명 미만’은 24.0%였다. ‘400명 이상’이라는 응답은 12.0%에 불과했고, ‘100명 미만’이라는 응답은 7.0%였다. 평균값으로 따져보면 신대원생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교인 규모는 238명이었다.

소속 교단별로 살펴보면 먼저 예장 통합 신대원생들에게서 비교적 대형교회를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장 통합 소속 신대원생 가운데 22.0%가 이상적인 교인 수로 ‘400명 이상’을 꼽았는데, 단 한 표도 나오지 않은 침례 교단이나 같은 장로교단인 예장 고신·합신 (0%), 예장 백석(5.6%) 등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매우 크다.

반면 에큐메니칼 진영인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출신 신대원들은 ‘100명~200명 미만’이 이상적이라는 응답(41.7%)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100명 미만’이 이상적이라는 답변도 16.7%로 나와 타 교단 대비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담당하고 있는 사역별로도 차이가 나타났는데, ‘전임 전도사’들의 경우 각 응답이 고루 분포된 가운데 ‘100명 미만’(20.0%)이라는 응답이 ‘파트타임 전도사’(5.2%)나 ‘선교단체·NGO’(8.3%)·‘아무것도 하지 않음’(11.1%)에 비해 높았다.

학교별로는 고신대에서는 ‘300~400명 미만’이 52.4%로 가장 높았고 합신대는 ‘100~200명 미만’이 68.8%로 가장 높았다. 연세신대의 경우도 ‘100~200명 미만’이 66.7%로 가장 높은 반면 ‘400명 이상’이라는 응답도 33.3%나 됐다. 한신대 신대원생 10%는 ‘이상적 교회 규모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형교회의 폐해로 인한 반발심”

신대원생들이 목회자나 개신교인 평균보다 더 작은 교회 규모를 희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 통계로만 알기 어려운 부분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신대원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총신대 신대원을 다니며 서울 시내 대형교회에서 사역중인 박 모 전도사. 신대원 2학년인 박 전도사는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교인 규모로 “100명이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박 전도사는 “대형교회는 앞으로 지향할 교회 형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하면서 “ 주변 동기들만 봐도 대형교회 목회를 하고 싶다는 이들을 찾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박 전도사는 이어 대형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규모가 커질수록 교회가 구조화 되고 그 안에서 개인들은 자신을 소모품처럼 느끼게 된다. 현재의 대형교회들은 ‘가서 제자 삼으라’는 지상명령보다 내부적으로 더 탄탄한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지금 섬기고 있는 교회만 해도 주차문제부터 시작해서 일종의 님비(NIMBI)현상이 교회 안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기보다 오히려 교회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측면이 있다”면서 “교회가 몸집을 불려가면서 내부적으로 이기적인 크리스천을 양산하기보다 소규모라도 지역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모습이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려면 대규모보다는 100명 내외의 규모가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 침체로 신대원생 자신감 저하”

그런가하면 이번 조사결과를 교회 개척에 대한 응답이 낮은 것을 신대원생들의 낮아진 자신감의 표출로 보는 평가도 있었다. 장신대 신대원 1학년을 다니고 있는 최 모 전도사는 “10가정 정도가 가장 이상적인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회자의 아들로 자란 최 전도사는 한국교회의 현실과 자신의 능력을 감안할 때 목회자로서 책임질 수 있는 가정의 수가 “10가정 안팎”이라며 “지속 가능한 목회를 위해서는 이중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10가정이 모두 십일조를 낸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에 들어오는 헌금은 100~200만원 내외 일 것”이라는 최 전도사는 “결혼도 해야 하고 자녀도 양육해야 하기 때문에 10가정 규모의 교회에서 들어오는 헌금만으로 생활하기는 어렵다”면서 “전통적인 교회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목회 방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최 전도사가 속한 예장 통합총회의 경우 목회자의 이중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그는 이중직을 위해 자세교정 치료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미리 준비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생활 때문만은 아니다. “교회 사역 외에 수입이 있으면 교회 성장에 지나치게 매달릴 필요도 없고, 설교 시간에 헌금에 대해 강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성령론이나 교회론에 대해 성도들에게 더욱 자신 있게 전할 수 있다”는 것. 본지 조사에서도 신대원생 82.0%가 목회자 이중직에 대해 ‘상황에 따라 가질 수도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최 전도사는 “장신대의 경우 신학적 스펙트럼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이렇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주변 신학생들을 보면 대부분 교회개척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선배 목사님들의 실패를 보면서 중대형 규모의 목회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기 힘들어 졌다. 소규모로 교회를 개척하고 따로 직업을 가지려 하거나 아예 목회가 아닌 다른 분야를 선택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신대원이 개척 자신감 심어줘야

본지 조사에서는 신대원생들에게 졸업 후의 진로를 물었다. 그런데 불과 53.3%만이 졸업 후에 ‘목회’를 하겠다고 답했다. 목회학 석사(M.div.)과정을 밟고 있는 이들의 절반 가량이 졸업 후 다른 진로를 모색한다고 답한 점은 아이러니하다. 심지어 13.3%는 아직 졸업 이후의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신대원생들의 76.6%는 10년 뒤 한국교회가 정체 또는 쇠퇴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신대원생은 절반(40.3%)도 채 되지 않는다.

이렇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신대원생들이 졸업 이후에 대해 무조건 낙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비관은 독이 될 수 있다.

백석대 장동민 교수(백석대학교회 담임)는 “신대원생들의 희망 교회 규모가 238명으로 나왔지만 실제 도시에서 목회를 할 때 최소 지속 가능인원인 100명도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이라면서도 “신대원생들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교회 개척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신대원 차원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백석대 신대원에서는 교목실 산하의 목회지원팀을 두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개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방학중에는 3박4일간 개척학교를 열고, 학기중에는 10주간 매주 월요일 개척학교를 진행하면서 목회자의 소명과 설교, 교회조직, 지역사회 섬김 사역, 교회교육 등 개척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한다. 개척학교 수료자 가운데서 실제 개척을 준비하는 사역자 20명을 선발해 후속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가 하면, 수료생 가운데 선발된 50명에게는 총회 차원에서 국내선교부 작은교회살리기 운동과 연계해 지원에 나선다.

장동민 교수는 “신대원의 교육 목적은 목회자를 양성하는 것이지만 학교에서 제한된 시간에 성경과 교리를 배우고 개인의 영성준비에도 부족함이 있다”며 “개척목회에 필요한 실제적 교육을 신학교가 지원하면 학생들이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개척에 나설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상적인 교인 규모에 대한 성도들과의 괴리감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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