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성서국제학술대회 “상황 속 성서학”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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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성서국제학술대회 “상황 속 성서학” 다뤄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7.0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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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7일 연세대, 전 세계 37개국 500여 성서신학자 찾아와 학술성과 발표
▲ 성서국제학술대회에는 37개국 5백여명 성서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4백여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상황 속 성서학'에 대한 연구발표가 본격화됐다는 점이 이번 학술대회의 특징이다.

성서학을 다루는 전 세계 학자들이 학문적 성과를 교류하고 소통하기 위해 매년 모이는 성서국제학술대회(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 International Meeting)가 지난 3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신학관에서 개회했다.

제34회 성서국제학술대회는 ‘경계를 넘어서’:21세기 다중사회에서 성서학(Crossing Borders:Biblical Studies in Todau’s Multifaceted World)을 주제로 37개국 5백여명 성서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국제대회에서만 약 4백여편의 논문이 발표되면서 학문적 결실도 풍성했다. 

특별히 올해 학술대회는 개최국을 비롯한 지역별 상황에 대한 이해에 바탕에 둔 성서학 연구 성과들이 본격적으로 다뤄졌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3년 전부터 상황화 성서학 담론을 다뤄온 SBL은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이번 서울 대회에서부터 학술대회 방향을 전체적으로 확대했다.

개회식 기조강연에서부터 각 대륙을 대표하는 성서학자들이 ‘상황 속의 성서학’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전했다.

미국과 남미를 대표해서는 페르난도 세고비아 교수(밴더빌트 대학교)는 “최근 상황화 성서신학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지만 근래 몇 동안 발전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황화 성서신학을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 이론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페르난도 교수는 또 “미래의 성서신학은 지역의 문제들을 관통할 수 있는 전 지구적 모델에 기반 해야 한다”면서 “이를 실현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SBL과 같은 국제적 연구모임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럽과 유대인, 여성을 대표해 발제한 아달랴 브레너 교수(암스테르담대학교)는 “상황화 성서연구는 성서연구 분야에서 자리 잡고 있던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역할을 했지만, 반면 담론들이 지나치게 지역적이거나 정치적으로 편협한 면이 있다”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달랴 교수는 “균형을 잃어버린 채 상황을 정당화시키는 성서신학이 돼서는 안 되며, 개인과 공동체, 성서 사이에서 상호작용하는 신학이 상황화 성서신학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주에서 활동하는 한인학자 김용환 교수(하트포트대학교)도 “상황화 성서신학이 개인적 경험을 넘어 공동체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져 학문적 엄밀성을 더 충족시켜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프리카를 대표해서는 제랄드 웨스트 교수(콰줄루나탈대학교)는 “아프리카에서는 성서를 아프리카 상황에 맞게 수용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면서 “이제는 아프리카의 신학사조가 문화변용과 탈식민주의 문제를 넘어 서양의 성담론과 조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스트 교수는 신식민주의, 에이즈 등 아프리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학기 위해서는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아시아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과제를 제시했다.

한국학계를 대표해 강단에 선 한신대 이영미 교수는 한국의 ‘상황화 담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서양의 기독교 문화와 동양의 종교, 문화의 진정한 대화를 통해 새로운 성서신학이 시도될 수 있음을 제안하며 “과거 유영모, 김교신의 토착화 신학, 함석헌과 문익환의 민중신학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제34회 성서국제학술대회는 ‘경계를 넘어서:21세기 다중사회에서 성서학'을 주제로 지난 3일 개회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자리였다.

한국준비위원회는 우리나라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를 미리 배포했으며, 약 40여개 세션에서는 이같은 상황에 근거한 연구논문들이 발제됐다. 

한편, 특별프로그램으로 북한 남포대학교 화학과 교수를 지낸 탈북자 박성진(가명) 씨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으며, 서울시내 투어, DMZ 견학 등도 참석자들에게 제공됐다.

또 학술대회 현장에서는 국내외 성서학 관련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서적 전시회가 마련됐다.

성서국제학술대회는 아시아성서학회(SABS)와 한국구약학회, 한국신학학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2005년 싱가포르 국제학술대회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렸다. 하루 앞선 지난 2일에는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아시아성서학회가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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