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밖으로 나가서 청소년 문화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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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밖으로 나가서 청소년 문화를 만들어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6.3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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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목회 이음세미나, 지난 23일 개최
▲ 예장통합 총회문화법인이 지난 23일 개최한 문화목회 이음세미나에서 청소년 전문가들이 교회의 문화활동 주체는 청소년이 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교회 안에 다음세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탄식한다. 진단은 많지만 돌파구가 부족하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교회라면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교회 안에 청소년들이 사라지는 것은 교회 안에 그들의 자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한참 부흥할 때는 중고등학생들이 교회의 주축이었다. 목사님,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할 것 없이 중고등부 학생회가 하는 일이라면 믿고 맡겨주었다. 지지해주었다. ‘문학의 밤’, ‘성탄전야제’를 준비할 때면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다. 그 무대는 청소년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러한 교회가 몇이나 될까?


교회 문화사역의 주체는 청소년이다
예장 총회문화법인(이사장:서정오 목사)이 지난 23일 서울 수동교회에서 개최한 문화목회이음 세미나에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청소년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초청됐다. 전문가들은 교회 중고등부에서 열심히 활동한 스스로의 경험과 교회 밖에서 청소년 문화단체 활동을 통해 얻는 경험을 나눴다. 한국교회의 청소년 문화정책이 변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활동사업부 김용대 부장은 “한국교회는 일반 사회보다 문화적으로 뒤쳐져있다. 교회 안의 색깔만 고집하면서 1980년대와 같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서 지금보다 더 과감하게 세상 문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변화를 촉구했다. 복음의 변질을 가져오지만 않는다면 청소년들이 더 적극적으로 세상 문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 문화정책의 주체는 바로 청소년 자신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이 가장 강조한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김용대 부장은 “선진국의 경우 청소년 문화를 키우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 교회가 삼위일체가 되어서 청소년클럽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교회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주고 문화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면서 “청소년과 교사가 함께 기획하고 교회공동체를 일구는 기회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함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동북지역 20여 교회가 학교 청소년을 위해 만든 청소년선교회 넥타(NECTAR)의 김경숙 목사는 “20년 가까이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갖게 된 생각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가만 놔두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청소년 스스로 제안하고 실행하도록 학생 지도력을 인정해 주면 잘 해낸다”면서 교회와 사역자는 조력자로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은 교회 안에서 문화사역을 직접 기획하면서 리더십을 기를 수 있게 되고, 사회에 나가서도 신앙인으로서 영향력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지금 교회에서는 교회와 목회자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청소년들이 수동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매우 많다. 다음세대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숨만 내쉴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교회 사역이 요구된다. 


교회와 지역사회 서로의 자원 공유해야
청소년 문화사역이 반드시 교회 안에서만 이뤄질 필요는 없다. 한국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배경은 지역사회 안으로 전도자들이 파고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교회의 청소년 문화사역도 바로 이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마포청소년문화의집 박찬열 관장은 지역연계형 청소년활동의 운영을 적극 추천하고 제안했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지역사회에 제공하고, 또한 지역사회의 자원을 교회가 적극 이용하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관장은 “일단 교회가 작은 것부터 문화사역을 시작하면 좋다. 교회에는 음악을 하는 인적자원이 많다. 그 분들이 청소년들에게 악기를 가르쳐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청소년들도 자라면서 교회를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사회가 교회를 중요한 자산으로서 인정하도록 하는 의미가 크다. 또한 교회와 지역사회가 가진 서로의 공간자원을 활용하면서도 소통의 깊이는 더해질 수 있다. 교류와 소통 속에 다음세대를 위한 문화사역은 풍성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목회자와 교사들이 지역사회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할 필요도 있다. 실제 상암동의 한 목회자는 지역사회 기초수급대상자 지원을 위한 협의체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주민들의 필요를 교회가 공급하고 주민들을 한데 엮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교회에 주민들은 마음놓고 자녀를 보낼 수 있다. 청소년들도 찾아오게 된다. 

모든학교체험학습연구소 김혁진 연구위원은 “교회가 사회와의 소통에 실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점점 더 내부로 들어가 사회적 영향력이 더 줄고 있다. 특히 문화운동에 대한 교회 입지는 과거보다 더 축소돼 있다”고 분석하고 “기독교적 세계관의 문화를 현장에서 형성하고 실천하는 교회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가 청소년들을 교회보다 일상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할 구성원으로 보고 교회 밖에서 삶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적 경험에 관심을 기울이고 마당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며 교회교육과 청소년활동의 통합적 관점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프로젝트 꿈통’ A to Z
교회와 지역사회 간 소통의 방식으로 총회문화법인이 추진해온 ‘프로젝트 꿈통’은 교회의 청소년 문화기획에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 ‘프로젝트 꿈통’은 모든 세대가 문화와 예술, 공연이라는 콘텐츠를 가지고 소통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31차에 걸쳐 교회 청소년들이 꿈통을 거쳐 갔다. 

청소년들이 과거와 소통할 수 있도록 문화유산을 돌아보고, 직접 스스로 문화체험활동과 문화미션을 수행하며, 미래를 꿈꾸며 공연관람을 하면서 세대와 공동체 간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총회문화법인의 경우 서울성곽-낙산, 경복궁, 북촌한옥마을, 최근에는 제주도 코스까지 청소년들을 위해 개발했다. 

이런 코스를 교회들도 개발해 운영해본다면, 지역사회 안에서 문화거점으로 발돋움하며 청소년들과의 거리가 성큼 좁혀질 것이 분명하다. 

총회문화법인 사무국장 손은희 목사는 “교회는 빈부격차가 문화격차가 되지 않도록 모든 세대, 특히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 경험의 기회를 열어주어야 한다”며 “문화로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그리스도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디딤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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