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우리의 문제… 인도적 접근으로 ‘상생’해야

급증하는 난민, 교회의 과제는? 정하라 기자l승인2016.06.29l수정2016.07.04 11:57l13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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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난민신청 1만 7,523명 불구 3.38%만 인정

난민지원사업 지속성 결여…정치적 이슈로 왜곡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결정이후 난민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은 난민을 외면하는 길을 선택했지만 6.25전쟁 후 난민으로 세계의 도움을 받았던 우리들은 달라야한다. ‘생존’을 위해 고향을 등진 난민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2011년 발생한 시리아 내전으로 평화로운 관광지였던 에게해와 지중해, 그리고 유럽과 다른 대륙을 잇는 육로들은 난민들의 ‘생존 루트’가 됐다. 지난해 터키 해변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 3살배기 시리아 난민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은 난민문제의 심각성을 국내외에 일깨웠다. 하지만, 난민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 굿네이버스는 난민들의 생계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해 ‘Livelihood Program’ 마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굿네이버스)

#난민 470만명…국내 인정 3.38% 불과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시리아 주변국으로 피난을 떠난 난민은 총 470만명에 이른다. 이 중 터키가 가장 많은 270만명을 수용하고 있으며, 레바논 107만 명, 요르단 64만명, 이라크가 25만 명을 수용하고 있다. 이집트도 13만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였다.

난민문제가 세계적 관심거리로 떠올랐지만, 국내에서 난민에 대한 처우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지난달 20일은 ‘세계난민의 날’이었다. 우리나라는 2013년 7월 ‘난민법’을 시행한 이후 난민 신청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얻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최근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난민 신청자는 1994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1만 7,523명에 이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592명으로 3.38%에 불과하다. 이는 2014년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 27%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5월을 기준 한국 내 시리아 난민 신청자는 713명에 달하지만 이중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단 3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겨우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았을 뿐이다.

#국내 NGO, 장기지원 사업 전개

늘어나는 난민들을 위해 국내 NGO단체들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리아 내전 발생 초기 긴급구호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난민들의 생활터전 마련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기아대책(회장:유원식)은 전쟁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는 난민들을 위해 심리·정서적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시리아 난민들이 밀집된 요르단 지역 자타리 난민캠프에서 ‘자타리 태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주된 대상은 등록 난민 중 5세~17세의 어린이들과 청소년 대상이다.

난민캠프는 더 이상 잠시 머물다 돌아가는 곳이 아니다. 이제는 난민들의 생활터전이 돼버린 난민캠프에서 난민과 지역사회가 ‘상생’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도 있다. 굿네이버스(회장:이일하)는 지역사회와 연계해 ‘Livelihood Program(생계지원 프로그램)’으로 마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난민과 지역사회의 갈등을 완화하고 이들의 소득증대와 자립을 돕기 위한 사업이다. 이밖에 직업훈련센터 건립 △엄마와 아이를 위한 탁아소 △소액대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월드비전(회장:양호승)은 지난 2011년부터 시리아 내외의 난민 가정 및 아동들의 수요에 대한 대응을 시작했다. 2011~2015년까지 총 237만 명의 시리아 난민 피해자를 지원했으며, 이후 시리아, 요르단, 이라크, 터키, 총 5개 국가로 그 영역을 확장해 시리아 국내외 난민과 수용국가의 취약주민을 식량 및 현금지원, 교육과 아동보호 등의 긴급구호 사역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긴급구호에만 한계…‘인도적’ 접근 필요

난민의 문제가 세계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됐지만 아직 한국교회는 난민 돌봄에 대한 인식이 미약한 상황이다. 실질적인 난민사역을 펼치고 있는 단체도 많지 않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시리아 인접국가에 마련된 난민캠프를 중심으로 물질적 지원과 함께 국내 정부에 난민수용을 적극 요청했다. 지난해에는 전국의 개신교 교회에 서신을 보내 ‘시리아 난민을 위한 모금’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나마 2012년부터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월드디아코니아 역시 최근에 와서는 교회의 관심 및 후원 부족으로 특별한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월드디아코니아(이사장:오정현 목사)는 2012년과 2013년 요르단 접경지역 시리아 난민캠프촌에 조사단을 파견하고 생필품을 전달 및 난민들을 위한 직업교육을 지원한 바 있다. 2014년에는 가자(Gaza)지구를 방문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위한 교육과 구호를 위한 지원금을 전달했으며, 지난해에는 이라크 난민들을 위한 교육 사업을 전개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일시적 구호에 그쳤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난민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 부족 이유로 월드디아코니아 천영철 사무총장은 “먼저는 난민 발생 지역이 지리상으로 너무 멀어, 우리의 문제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인도적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 이슈로 난민 문제를 왜곡해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난민문제는 고통당하는 우리 이웃의 문제”라며,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난민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최근 국내로 유입되는 난민이 급증하고 있지만, 일자리 확보 문제,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 등에 대한 문제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IS 테러 위협에 따른 불안감도 만만치 않다.

유해근 목사(나섬공동체)는 “교회가 성경으로 돌아가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인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돕는 일을 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해도 좋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30년에는 난민이 5억명이 예상될 정도로 장기적인 문제”라며, “우리나라도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난민을 받아들이고, 교회는 이들을 또 다른 사역자로 양성하는 ‘노마드 선교’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하라 기자  jhara@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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