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불신하는 신대원생, 복음도 불신할까 걱정

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산다⑮ 신대원생이 바라보는 한국교회 (상) 손동준 기자l승인2016.06.29 17:27:00l수정2016.07.01 11:23l13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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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 미래를 짊어질 신대원생들의 ‘무기력증’과 ‘낮은 자존감’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한국교회 신뢰도… 3년 전 목사 대상 조사보다 낮아

한국교회 개선할 점으로 ‘신행불일치’·’영성쇠퇴’ 꼽아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와 함께 신대원생들의 자신감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본지는 지난 호에서 한국교회의 미래 지도자인 신학대학원생들이 크리스천의 윤리를 평신도들에게 가르치는 것에 대해 일종의 ‘무기력증’을 가지고 있음을 보도한 바 있다. 본인들에 대해서는 높은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반면 평신도들의 낮은 윤리의식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다”며 손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호에서는 한국교회에 대한 신대원생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그들이 가진 암담한 미래 전망을 다룬다. 신대원생들은 한국교회에 대해 낮은 신뢰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절반 이상이 “10년 후 교회가 쇠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신대원생, “한국교회 신뢰도는 65점”
신학대학원생들은 한국교회 신뢰도에 몇 점을 줬을까. 본지가 실시한 ‘신학대학원생의 의식과 사역에 관한 조사’에서 국내 주요교단 신학대학원생 300명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100점 만점에 65점(5점 척도 3.25점)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40.3%로 ‘신뢰하지 않는다’(19.0%)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보통이다’라며 평가를 유보하는 듯한 응답도 40.7%에 달했다.

한국교회에 대한 불신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도드라졌는데,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1학년에서는 12.6%였던 반면 2학년에서는 25.2%로 두 배 넘게 증가하다가, 3학년에 와서는 소폭 감소해 17.4%를 기록했다.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학년에서 48.4%이다가 3학년에서는 44.2%로 감소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현재 ‘파트타임 전도사’와 ‘선교단체·NGO 간사’로 일하는 학생들의 불신이 ‘전임 전도사’에 비해 높았다는 점이다. ‘파트타임 전도사’의 경우 21.6%가, ‘선교단체·NGO 간사’의 경우 16.6%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전임 전도사’ 군에서는 불과 5.0%만이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학교별로는 고신대가 84.8점(5점 척도 4.24점)으로 가장 높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이같은 추이는 복음주의 진영과 에큐메니칼 진영에 관계없이 고른 분포를 보였는데, 고신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던 침신대의 경우 78점(5점 척도 3.54점)으로 1위와 큰 격차를 보였다. 총신대(62점)와 감신대(63.8점) 역시 평균(65점)에 미치지 못했고, 백석대와 한신대는 각각 57.4점과 56점으로 가장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부모님의 목회 여부가 한국교회 신뢰정도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응답자 가운데 ‘부모님 모두’ 목회를 하는 이들과 ‘아버지만’ 목회를 하는 경우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1.4% ·20.3%였던 반면 ‘어머니만’ 목회를 하는 경우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1.3%로 10%이상 높게 나타났다. ‘신뢰한다’는 응답에서도 ‘부모님 모두’ 목회를 하는 경우(47.6%)와 ‘아버지만’ 목회를 하는 경우(44.9%)에 비해 ‘어머니만’ 목회를 하는 경우(12.5%)의 신뢰도가 30% 이상 낮아, 여성 목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인식이 자녀들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대원생들의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3년 전 목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와 비교하면 더욱 확연하게 나타난다. 

지난 2013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발표한 ‘한국기독교 분석리포트’에서는 500명의 목사들 가운데 63.2%가 한국교회에 대해 전반적으로 ‘신뢰한다’고 답했고, 1.2%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3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목회자와 신대원생이라는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신뢰한다’는 응답이 20%이상 줄어들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차세대·재정 투명성에 대한 낮은 신뢰
‘신학대학원생의 의식과 사역에 관한 조사’에서는 △개인의 영적 문제에 해답을 주고 있다 △목회자들의 자질이 우수하다 △차세대(청소년) 사역을 잘 하고 있다 △선교·전도 등을 잘 감당하고 있다 △구제·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교회의 재정 사용이 투명하다고 생각한다 등 6가지 항목별 신뢰도를 물어봤다. 

신대원생들은 이 가운데 ‘차세대(청소년)사역’과 ‘교회 재정 투명성’에 대해서는 각각 56점으로 가장 낮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역시 학년이 올라갈수록 신뢰도가 하락했는데, ‘잘 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1학년 때 25.3%(차세대)·33.7%(재정 투명성)였던 반면 3학년이 되면서 각각 47.7%(차세대)·40.7%(재정 투명성)로 늘어났다.

‘목회자들의 자질이 우수하다’·‘개인의 영적 문제에 해답을 주고 있다’·‘선교·전도 등을 잘 감당하고 있다’는 문항에는 각각 100점 만점에 62점의 신뢰도를 보였다. 
이 가운데 ‘한국교회가 개인의 영적 문제에 해답을 주고 있다’는 문항에서는 고신대 신대원생들이 90.5%로 압도적인 긍정을 보인 반면 감신대(14.3%)와 백석대(15.2%), 연세대 신대원(16.7%) 학생들은 매우 낮은 신뢰도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항목별로 가장 높은 신뢰를 받은 항목은 ‘구제·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로 63점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조사에서도 ‘개신교인’(87%)은 ‘종교의 사회적 기여’ 부문에서 타 종교(불교:67%, 천주교:79%, 비종교인:48%)에 비해 스스로 높은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한국교회가 신뢰받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는 ‘교인과 교회 지도자들의 신행 불일치’(45.7%)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 ‘기독교 본연의 영성 쇠퇴’(15.0%), 목회자들의 윤리·도덕적 타락 문제(11.3%), 교회의 성장 제일주의(9.0%),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3.0%), 사회적 책임 부족(2.7%), 재정 사용의 불투명성(2.3%) 순이었다.

특히 ‘교인과 교회 지도자들의 신행불일치’에 대해서는 예장 합동(60.6%)과 순복음(60.0%) 출신 신학생의 요구가 높았다.


10년 뒤가 “암담하다”는 예비 목회자들
이같은 낮은 신뢰도는 자연스럽게 한국교회의 미래 전망 또한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된다. 신대원생 51.3%는 10년 뒤 한국교회가 ‘쇠퇴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쇠퇴할 것’이라는 응답이 20.0%, ‘다소 쇠퇴할 것’이라는 응답이 31.3%였다. ‘정체할 것’이라는 답변은 25.3%였다. ‘성장할 것’이라는 답변도 23.3%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쇠퇴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던 학교는 감신대로 무려 81.0%에 달했고, 총신대(65.5%)와 백석대(60.9%), 합신대(62.5%) 등이 뒤를 이었다. 고신대에서는 ‘쇠퇴할 것’이라는 응답이 단 한 표도 나오지 않은 점이 이목을 끈다. 

‘10년 뒤 한국교회에 대해 비관하는 이유’로는 ‘주일학교의 쇠퇴’라는 응답이 25.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영성쇠퇴와 말씀의 약화’(18.8%), ‘사회로부터 신뢰 상실’(17.5%), ‘물질만능과 쾌락주의 만연’(14.9%)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한편 이같은 신대원생들의 부정적인 미래 인식은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장으로 뛰어들기 전에 이렇게 자신감을 상실한다면, 목회자로서 복음을 힘 있게 전파하기 어려울 수 있다. 더욱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는 점은 현재의 신대원 교육에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합신 신대원의 이승진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되고 있는 것과 관계없이 한국교회의 미래는 하나님의 뜻에 달려있다”며 “신뢰도 회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 또한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은 사람의 행실과 관계없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한국교회의 미래가 밝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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