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누가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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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누가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냐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6.22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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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일 방주교회에서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임귀복 목사가 시무하는 주영광교회의 청소년들이 저녁 예배시간에 뮤지컬 공연을 펼친 것이다. 열 한명의 아이들은 ‘죽임 당하신 어린양’이라는 작품을 통해 천지창조에서부터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까지 기독교 복음의 정수를 표현해 냈다.

사실 이날 공연을 펼친 아이들은 학교와 사회에서 적어도 한 번씩은 사고(?)를 친 경험이 있는 ‘말썽쟁이’들이다. ‘비행청소년’, ‘문제아’, ‘무서운 십대’ 등 이들을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다.

최근 들어서는 ‘위기 청소년’ 이라는 용어가 자주 쓰이고 있다. 이들의 문제 행동 이면에 가정과 사회로부터 오는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까닭이다. 아이들을 인솔해 온 임귀복 목사는 이날 성도들을 향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서 위기에 처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또 다른 위기청소년 사역자와의 만남에서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사회보다 교회에서 오히려 이 ‘위기 청소년’ 아이들을 더 배척하고 거절한다는 것이다. 예배 분위기를 망친다며 쫓아내는 것은 기본이고, 도움을 요청하면 “왜 우리가 범죄자를 돕냐”며 화를 내는 교회도 있었다고 한다.

임 목사가 아이들에게 뮤지컬을 가르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뮤지컬로 돌리게 함으로써 사고도 막고, 공연으로 한국교회를 향해 이 아이들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는 것. 그리고 이 아이들도 주님이 사용하시는 복음 전파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주영광교회는 올해 여름 위기청소년들을 위한 수련회 ‘일진 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0명의 위기청소년과 80명의 멘토 선생님이 참여했다.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는 더 많은 100명의 아이들과 100명의 멘토를 모집할 계획인데, 아직 재정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예수님은 강도만난 사람을 도운 사마리아인이야 말로 진정한 이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구원받은 자의 삶은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모습이라고 가르치셨다. 누가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냐. 오늘도 주님은 우리에게 묻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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