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설교문이 명설교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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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설교문이 명설교는 아니다
  • 박찬석 박사(한국교회 스피치 &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 승인 2016.06.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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⑯ 아론(Aaron)의 스피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해방시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인도하시기 위해 모세(Moses)를 지도자로 세우시는 과정은 ‘교회 스피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설교자들에게 큰 교훈을 준다. 출애굽기 3장에서 하나님께서 모세를 호렙산으로 부르시고 가나안에 가기까지 겪게 될 일들에 대해 설명하신다.

이어 4장에서는 하나님께서 모세를 지도자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지팡이가 뱀이 되는 표적과 손이 나병에 걸리는 표적을 보이시며 할 일을 지시하셨을 때 모세는 의외의 반응을 보인다(출4:10). 모세는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스피치 능력의 부족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 까지 이끌고 갈 수 없다며 하나님의 명령을 피하고자 한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꾸짖으시고 그의 스피치 능력을 대신 해줄 사람으로 ‘말 잘하는’ 아론(Aaron)의 도움을 받도록 명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말씀 하시면, 모세가 아론에게 전하고, 아론은 그 말씀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하는 방법으로 출애굽을 완성하셨다. 훌륭한 스피치 능력을 지닌 아론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성공적으로 전하게 하신 것이다. 리더에게 있어서 스피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회중들에게 전하는 전달자다. 설교자는 회중들이 말씀을 듣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감동적 설교를 시행하여야 한다. 모세의 인격이 모자라서 모세의 말을 대신하도록 ‘말 잘하는’ 아론을 하나님께서 추천하셨을 리는 없다. 하나님의 뜻을 출애굽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스피치 능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필자의 학위 논문 ‘국내 신학대학교에서의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교육에 관한 연구’의 설문에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미비로 인한 설교 실패 경험을 묻는 질문에 79.7%가 실패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무응답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80%가 훨씬 넘는 설교자들이 경험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한 설교자들이 신학대학교에서 독립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과목 개설을 희망하는 비율은, 반드시 필요하다(39.9%)와 많이 필요하다(45.9%)를 합하면 85% 이상이 과목 개설의 필요성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신학대학에서는 설교문을 전달하는 데 관련되는 과목이 아주 적은 반면, 설교문 작성을 위한 과목은 넘쳐날 정도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여 교육하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 기독교의 고민은 점차 그 성장 동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명설교문은 중요하다. 그러나 명설교문이 언제나 명설교는 아니다. 오늘 한국교회에 좋은 설교문은 넘치는데 가슴을 울리며 행동을 낳는 아이드마(AIDMA)의 명설교가 많지 않아 아쉽다.

아름다운 문장과 수많은 주석으로 잘 다듬어진 설교문이 회중의 잠자는 열정을 깨워 주님의 뜻을 행동으로 보이는 감동적 명설교로 달라져야 한다. 아론의 스피치가 출애굽의 역사를 이뤘듯이 오늘 한국교회의 모든 설교가 교회를 살리고 흔들리는 대한민국을 살리는 명설교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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