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에 허덕이는 청년들 위한 희년사역 필요하다



구조적 경제불균형으로 청년들 고통 가중

‘희년은행’, 무이자대출 재정건전성 기여...기독교적 가치관의 금전 논의 활성화
이인창 기자l승인2016.06.22 16:53:38l수정2016.06.22 17:17l13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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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에 허덕이는 청춘들이 희망을 갖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희년정신을 따라 동행해야 할 것이다. 사진=아이굿뉴스DB

희년(禧年, Jubilee). 레위기 25장에 기록돼 있는 희년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자유롭게 만드신 선물이다. 하나님은 일곱 해가 일곱 번이 지난 50년째를 거룩한 해로 선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셨다. 그것이 성경이 말하는 희년정신이다.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을 옥죄는 부채문제를 극복하는 데 이 희년정신을 적용하는 활동들이 있어 관심이다. 청년들을 위해 기독교계와 우리 사회에서 희년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활동들이 꿈틀대고 있어 앞으로 확산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빚이 더 큰 빚을 부른다
최근 몇 년 사이 청년들은 더욱 상대적 빈곤에 내몰리고 있다. 구조화된 부의 불평등으로 인해 청년들은 조국을 서슴없이 ‘헬조선’이라고 부른다. ‘삼포세대’, ‘구포세대’, ‘흙수저 금수저’라는 씁슬한 신조어가 청년들의 박탈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금의 청년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15년 현재 25% 이상의 고금리 부채를 지닌 국민이 200만명 이상이다. 특히 청년층은 자산이 없어 고금리 부채에서 쉽게 지고 빠져나오기 어렵다. 청년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받은 학자금 대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취업이 안 되고,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이 대다수이고, 주택난과 육아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결혼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빚을 갚기 위해 더 큰 빚을 지는 일이 청년들에게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부채탕감프로젝트‘, 청년 재정건정성 기여 
부모님 없이 언니와 살고 있는 29살의 A 씨는 의사가 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2천만원 가까이 받았지만, 비싼 학비를 내지 못해 결국 제적됐다. 한국장학재단에 학자금 대출이 연체돼 이자조차 갚지 못해 앞날은 암담하기만 하다. 당장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미래계획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B씨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 일정한 일자리를 얻기가 어렵다. 교회와 교인들의 도움이 있지만, 신학교 학비만도 만만치 않다. B씨 역시 학자금대출을 받았지만 6개월째 연체가 이어지고 있다. 기숙사비와 교통비, 밥값 외에는 지출을 거의 않지만 통신비를 내지 못해 휴대전화마저 끊기곤 한다. 신대원을 졸업해 사역지를 구하면 일정 수입을 얻을 수 있지만 그때까지 버티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이들에게 천금 같은 도움이 손길이 있었다. 희년함께, 기윤실 등 8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청춘희년네트워크(구 청춘희년운동본부)가 ‘청년부채탕감프로젝트’를 추진한 것. 이들은 프로젝트에 지원해 재정지원을 받았다.  

청춘희년네트워크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30명에게 200만원씩을 지원해, 빚이 더 큰 빚을 부르는 고리를 끊어낼 수 있도록 도왔다.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전부 재무 상담을 거쳐 선정됐으며, 재정지원을 받지 못한 이들도 이후 꾸준한 상담을 통해 재정건전성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 

한국교회, 청년부채 해결에 적극 참여해야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세대들을 한국교회와 교인들이 나서 도와야 한다. 과거 세대는 더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현재 청춘세대는 공고해져버린 경제불평등 때문에 스스로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젊은 친구들이 나약하다고 몰아세울 수만은 없는 이유다. 조금만 손잡아주면 일어설 수 있다.

이 때문에 예장 통합 사회봉사부는 경제양극화 극복을 위한 화해사역지침을 만들면서 청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을 중요한 과제로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는 천만원의 추수감사헌금을 모아 46억원에 달하는 악성 부실채권을 매입해 소각했다. 이 일로 117명이 채무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재작년 설립된 ‘주빌리은행’이 지역교회들과 협력해 얻은 성과였다. 단체는 2014년 빚 탕감운동을 시작해, 작년 말까지 440억원의 채권을 소각했다. 이러한 활동들이 교회 안에서 더 활발해져야 한다.

악성부실채권을 회수해 소각하는 것과 함께 더 적극적으로 청년들의 부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원도 요구된다. 악성 부실채권의 경우 적은 비용으로 큰 부채를 제거할 수 있지만, 이미 채권으로서 가치가 상실돼 상징적 의미만 크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난 4월 출범한 ‘희년은행’이 주목된다. 희년은행은 기독교인들의 무이자저축을 통해 청년들이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하도록 돕는 프로젝트 기금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들에게 무이자 전환대출 기회를 제공해 악성채무를 상환하게 하고, 이자 부담을 줄여 스스로 부채를 조금씩 갚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 사역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되고 실질적인 은행기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회와 법인단체, 개인들은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시범운영 단계인 희년은행은 오는 9월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동행하는 사람들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추석 전주를 희년실천예배 주일로 지키자는 제안도 기획하고 있다.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곳에 돈이 흘러들어가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더 근원적으로는 교회 안에서 돈을 터부시할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 가치관 속에서 다뤄져야 한다.

청년희년네트워크 설성호 본부장은 “청년들의 부채상담과 재정관리를 위한 전문 상담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들이 금융정보에 무지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모습을 교회가 지켜만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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